275화 물에 빠져 죽은 오리
자동차 서비스 회사에 근무하는 동생이 오랫동안 서울 본사에서 근무하다가 일산에 있는 회사의 부품 창고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울적해진 동생은 기분도 달랠 겸 창고 옆에 오리를 키울 수 있는 작은 수영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퇴근하기 전에 오리 농장에 달려가 청둥오리 한 마리를 사서 물에 넣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밤새 안녕할 것을 기대하며 출근을 해 보니 오리가 물통 속에서 죽어 있는 게 아닙니까! 깜짝 놀라 오리를 이리저리 뒤척여 봐도 짐승에게 물린 흔적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수영이 ‘전문’인 오리가 물통 턱을 기어 올라오지도 못하고 30cm 정도밖에 안 되는 얕은 물에 빠져 죽었을 리는 없었습니다.
결국 동생은 오리 농장에 가서 주인에게 따져 물었습니다. 하지만 자초지종을 들은 농장 주인은
그것도 몰랐느냐는 듯이 말했습니다. “이 오리는 오리 농장에서 부화하고 키운 오리입니다. 그래서 수영을 할 줄 모르지요. 게다가 이 오리는 어릴 때부터 물속에 집어넣지 않았기 때문에 깃털에 기름이 분비되지 않아 물에 잘 뜨지도 못합니다.” 외모가 오리라고 모든 오리가 수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듯, 교회에 다닌다고 그리스도인으로 바르게 사는 것은 아닙니다. 비둘기같이 순결하면서 뱀같이 지혜로울 때 온전한 그리스도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상적인 삶의 현장에서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는 삶이 진정한 경건이요 성경적 세계관을 따르는 삶임을 기억합시다.
물에빠진 오리 / 양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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