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한글의 과학성이 나옵니다. 어떤 외국인이든
대학 정도의 학력이면 1 시간 안에 자기 이름을 한글로
배워 쓸 수 있다고 합니다. 아니 어떻게 외국어를
한 시간 만에 배워서 자기 이름을 쓸 수 있을까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한글의 자음부터 볼까요? 한글의 자음에서 기본 되는 것은
‘ㄱ∙ㄴ∙ㅁ∙ㅅ∙ㅇ’인데 국어 교육이 잘못되어서 그런지
이것을 아는 한국인은 별로 없습니다.
자음은 이 다섯 글자를 기본으로 획을 하나 더하거나
글자를 포개는 것으로 다른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ㄱ·ㅋ·ㄲ’이 그것입니다. 그래서 앞 글자 다섯 개만 알면
다음 글자는 그냥 따라옵니다. 그런데 이 다섯 자음도
외울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 글자들은 발성 기관이나
그 소리 나는 모습을 가지고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ㄱ"은 '기역' 혹은 '그'라고 발음할 때
혀뿌리가 목구멍을 막는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이것은 다른 글자도 마찬가지라 ‘ㅇ’ 같은 경우는
목구멍의 모습을 본 뜬 것이지요. 그래서 외울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그런 까닭에 배우기가 아주 쉬운 것입니다.
한 시간 안에 자기 이름을 쓸 수 있다는 건 이런 원리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한글의 가장 큰 특징은 소리와 글자의 상관관계까지
생각해 만든 글자라는 것입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영어의 ‘city'는 ’시티‘보다는 ’시리[siri]‘라고 발음되지요?
또 ’gentleman'은 통상 '제느먼[ʤénmən]‘으로 발음됩니다.
이것은 t라든가 r, n은 같은 어군이라 서로 음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영어 글자들은
그 생김새에 아무 유사성이 없지요?
그래서 다 따로 외워야 합니다. 그러나 세종께서는
이 글자들이 모두 혓소리(설음, 舌音)에 속한다는 것을
아시고 같은 군에 모아두었습니다.
즉 ‘ㄴ·ㄷ·ㅌ·ㄸ(ㄹ은 반혓소리)’이 그것으로
글자의 형태들을 유사하게 만들었습니다.
세계의 언어학자들이 한글에 경탄할 수밖에 없는 것은
바로 이런 과학적 원리에 따라 한글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