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8일. 봄이 오는 길 산행을 하기에 좋은 날이다. 상쾌한 아침 바람이 가슴속에 머물며 머리를 맑게 해주었다. 아침과 저녁으로는 봄이라고는 하지만 쌀쌀한 기운이 돌아 추위를 느끼게 하고 있었다. 이른 아침부터 분주하게 등산장비를 챙기고 명산순례팀은 산행을 서둘렀다. 오늘의 산행 장소는 완주군과 임실군 경계에 있는 산으로 백암산에서 추월산사이의 다섯개의 봉우리가 오순도순 모여 있는 오봉산(513m)이다. 오봉산 정상에서는 옥정호가 한눈에 들어와 멋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는 곳이다. 명산순례팀을 태운 차량은 오봉산 등산로가 있는 완주군 구이면 소모마을을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전주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 이동시간은 불과 30여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았고 비교적 작은 산으로 산을 좋아하는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는 곳이다. 명산순례팀이 도착했을 무렵에도 산행객들이 하나 둘 등산장비를 챙기며 산행을 준비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봄이 오는 3월의 길목이지만 이곳의 아침은 아직도 쌀쌀한 기운이 돌고 있었다. 지난해 추수를 마친 논과 밭에는 하얀 서리가 내려 앉아 있어 늦겨울을 실감케 하고 있었다. 그래도 얼굴로 불어오는 오봉산의 바람이 상쾌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소모마을 입구에 오봉산을 찾는 산행객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만들어 놓은 무료주차장에 차량을 세워놓고 모두들 겨울 등산복과 등산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오봉산 산행을 시작했다. 작은 등산로 입구에 들어섰을 때쯤 메마른 등나무들이 커다란 소나무를 타고 올라 작은 터널을 만들어 주고 있었으며, 한쪽에는 작은 계곡으로 졸졸졸 맑은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조금은 쌀쌀한 기운이 몸속으로 파고들었지만 오르막길을 오르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인해 땀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여기에 따사로운 아침햇살이 명산순례팀의 얼굴을 비춰주면서 추위에 대한 걱정이 사라졌다. 산행 시작때 입었던 두터운 옷을 벗어버리자 힘든 산행이 한결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었다. 산 능선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으로 흘러내린 땀을 잠깐 식히고 다시 산행을 이어갔다. 갈지(之)자로 만들어진 직각에 가까운 등산로가 명산순례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발을 때며 오르고 있었지만 몸은 이미 천근만근인 상태가 되었다. 깊은 숨을 몰아쉬며 등산로 주위에 서있는 나뭇가지를 잡아가며 산을 올랐다. 어렵게 갈지(之)자의 등산로를 오르자 오봉산 능선길에 도착했다. 능선길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 완만해서 힘들지 않게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산 정상에 가까이 다가갔을 무렵 작은 나무에 산새 한 마리가 둥지를 틀기 위해 나무를 쪼아대고 있었다. 적막한 산속에서 묵묵하게 산행을 이어가고 있는 명산순례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듯해 상쾌하게 느껴지고 있었다. 잠시나마 둥지를 틀고 있는 산새 한 마리를 관찰하며 이마에 흐른 땀을 식혔다. 정상에 가까워질 무렵 능선 너머로 옥정호 일부가 눈에 들어왔다. 나무들 사이사이로 보이는 옥정호는 푸르름이 넘쳐 나고 있었다. 옥정호 푸른 물결 위로는 따스한 봄 햇살이 비춰져 밝게 빛나고 있었다. 명산순례팀은 옥정호 전경을 볼 수 있는 오봉산 정상을 향해 발길을 재촉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자녀들과 함께 손을 잡고 산행을 즐겨도 좋을 만큼 등산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다. 소모마을에서 산행을 시작해 봉우리를 4개 넘자 다섯 번째로 최고봉인 오봉산 정상이 눈앞에 들어왔다. 산행 시작 1시간 20여분 만에 오봉상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오르자 명산순례팀 모두가 탄성을 자아내고 있었다. 드넓은 옥정호의 모습이 한 눈에 펼쳐 들어왔다. 오봉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옥정호는 푸른 바다를 연상케 하고 있었으며, 옥정호 중간 중간에 있는 작은 산들은 마치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무인도처럼 보여졌다. 오봉산 정상에는 다른 산행가족들이 조금은 늦었지만 한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기 위한 시산제를 준비하고 있었다. 명산순례팀은 오봉산 정상에서 옥정호의 멋진 장관을 마음속 깊이 담고 다시 산행을 이어갔다. 명산순례팀은 오봉산 정상에서 국사봉을 거쳐 염암재, 전망바위, 작은불재, 동성마을에 이르는 총 13.1km를 8시간의 산행을 무사히 마쳤다.
<오봉산:513m>
전주에서 구이면 운암대교 방면으로 20km 지점에 암벽과 암봉, 계곡의 수많은 소폭포와 소가 있으며, 운암호가 내려다보이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서의 전망 등 다섯 봉우리의 육산과 골산이 어울려져 있는 곳이다. 특히 북쪽 소금바위 너머의 영암마을 사람들은 제5봉인 북쪽 봉우리를 남산이라 부르는데 기암괴석과 절벽에 노송이 어우러져 있어 멋진 장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정상에 오르면 남쪽 능선 바로 아래 옥정호(운암댐)가 내려다보인다. 산행은 오봉산 휴게소와 백여주유소 동쪽 소모마을에서 시작해 대모마을로 돌아나오는 코스, 운암으로 빠져 관촌이나 경각산 허리를 거쳐 구이 쪽으로 나오는 코스, 운암댐 휴게소에서 호반순환도로를 따라 국사봉을 거쳐 오봉산으로 오르는 코스, 또 5개 봉우리를 돌아 석남사로 빠져 대덕초등학교 앞으로 나오는 코스 등 다양한 등산로가 정비되어 있다.
<옥정호> 전주에서 완주군 구이면 쪽으로 28km가면 예전에는 낚시터로 유명했지만 현재는 옥정호 상수원보호 구역 지정으로 인해 낚시는 불가능하지만 풍광이 아름다운 옥정호의 막은 댐이 나온다. 유역면적 763㎢, 만수면적 25.5㎢, 총 저수량 4억3000만 톤에 달하는 옥정호는 호남정맥 줄기 사이 임실군 운암면 일대를 흘러가는 섬진강 상류물을 옥정리에서 댐을 막아 형성된 호수이며 섬진강댐은 반대쪽인 서쪽 정읍시 칠보로 호숫물을 넘겨 계화도와 호남평야를 적셔주는 한편 물을 배수하면서 그 낙차를 이용해 발전하는 다목적댐이다. 옥정호는 운암대교, 벼락바위, 댐 주변의 경관이 수려하고 가을철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아침 경관은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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