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으로 계속 달려 순천만 갈대밭 주변에 도착했다.
아직 가을 색깔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갈대밭이 어디인지를 가늠할 수 없어서
우선 우리의 배고픔을 채우려고 식당을 찾았다.
순천만 갈대밭은 세계 5대 연안습지 중의 하나라고 한다.
짱뚱어요리가 특색인 갯벌 지역에서
훈제 오리고기 전문집 앞에 주차를 했다.
의자가 있는 식탁이 있을 만한 식당에 접근하기 위해서였다.
오리고기를 좋아하는 평화는 물론 우리 모두 맛있게 먹고...
남은 고기는 저녁을 위해 싸달라고 부탁을 했다.
우리의 식사량은 2인분을 시켜서 셋이 나누어 먹으면 적당한 분량이지만
장사하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서 무엇인가를 하나 더 시켜 3인분을 채우곤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많은 양의 음식을 남겨놓곤 한다.
식사를 하며 직원에게 물어보니 관광지구 입구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고
많이 걸어 들어가야 습지를 볼 수 있단다.
드넓은 갈대밭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고 왔는데...
여기까지 와서 관광단지의 주차장만 보고 갈 수는 없기에 우선 입장을 하기로 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서
해님은 전동휠체어를 타고 움직이고...
평화는 두개의 스틱을 짚고 걷고...
나는 천천히 갈 수 있는 만큼의 거리만 가기로 마음을 편히 먹고 움직였다.
갈대밭을 보기 위해서는 열차와 배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배는 벌써 만원이 되어서 우리는 갈대열차를 탈 수밖에 없었다.
한 시간 남짓 남은 열차시간을 기다리면서 팥빙수와 물을 마시며 흘린 땀을 보충했다.
갈대열차를 타는 시간이 되었다.
열차 칸에는 해님의 전동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매표구에 맡겨놓고
우리 셋은 안내원의 도움을 받아 드디어 열차에 올라탔다.
갈대밭의 여운을 뒤로한 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차에 올랐다.
하루의 일정을 마감하기에는 약간 서운한 느낌이 드는 석양이어서
선암사를 들렸지만 들어갈 길이 없어 근처에 있는 낙안읍성민속마을 찾았다.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 숙소를 향해 방향을 잡아보니 꼬부랑 산길을 다시 돌아 나와야만 했다.
늦은 밤 산길 야간운전에 약간 신경이 날카로워진(?) 우리의 기사님 덕분에
소심한 나는 긴장된 상태가 되어 속으로 안절부절...
외국면허를 가진 또 다른 기사가 잠시 운전대를 잡아 숙소에 도착했다.
짐을 풀고... 배고픈 줄도 모르겠지만 먹어야 또 내일이 있기 때문에...
얼큰한 라면 국물에 아침에 남긴 밥과 함께 낮에 남겨 온 오리고기를 먹으며 수다를 떨면서
남원 콘도에서의 일박을 시작했다.
[순천만 갈대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