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다른 이들이 싫어하는
모든 걸 사랑하라고
또한 다른 이들이 헐뜯는
사람들과 친구가 되라고.
사랑이란, 사랑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까지도 고귀하게 만든다는 걸
내 영혼은 보여주었네.
예전에는 사랑이 가까이에 피어난
두 꽃 사이의 거미줄과 같았네.
그러나 이제 사랑은
시작도 끝도 없는 후광(後光)
지금까지 있어온 모든 것을 감싸고
앞으로 있을 모든 것을 에워싼 채
영원히 빛날 후광과도 같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형태와 색채 뒤에 숨겨진 아름다움을 보라고
또한 추해보이는 모든 것이
사랑스럽게 보일 때까지 잘 살펴보라고.
내 영혼이 이렇게 충고하기 전에는
아름다움을 연기기둥 사이에서
흔들리는 횃불과 같다고 생각했지만
이제 연기는 사라져 없어지고
불타고 있는 모습만을 볼 뿐이라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혀끝도 목청도 아닌 곳에서 울려나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고.
그 날 이전에는 나의 귀가 둔하여
크고 우렁찬 소리밖에는 듣지 못했네.
그러나 이제
침묵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으니
시간과 우주를 찬송하며
영원의 비밀을 드러내는
침묵의 합창을 듣는다네.
내 영혼이 나에게 말했네
잔에 따를 수도 없고
손에 들 수도
입술로 느낄 수도 없는 포도주로
나의 갈증을 풀라고
그 날까지 나의 갈증은
샘에서 솟아난 한 모금으로도
쉬이 꺼지는 잿불 속의 희미한 불씨였네.
허나 이제 나의 강한 동경(憧憬)은
하나의 잔이 되었고
사랑이 나의 포도주로
그리고 외로움은 나의 즐거움으로 변하였다네.
내 영혼이 나를 초대했네
뿌리도 줄기도 꽃도 없는 보이지 않는
나무에서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예전에 나는 정원에서 향기를 찾았었고
향긋한 풀잎이 담긴 항아리와
향기로운 그릇에서 그걸 찾았었네.
그러나 이제
타버리지 않는 향기만을 느낄 수 있네.
지구의 모든 정원과
우주의 모든 바람보다도
더욱 향기로운 공기를 숨쉬고 있네.
내 영혼이 나에게 말하였네
"여기에, 저기에, 또 너머에."라는 단어들에 의해
나의 자리가 한정될 수 없다는 것을.
지금까지 나는 언덕 위에 서 있었고
다른 모든 언덕들이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졌지만
이제야 비로소 내가 서 있는 언덕이
실로 모든 언덕이기도 하다는 것과
내려가는 이 골짜기도
모든 골짜기를 포함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네.
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지나친 칭찬에 우쭐해 하지도 말고
비난받았다고 괴로워하지도 말라고.
예전에는
내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를 의심했었지만
이제 이것을 배웠다네.
나무는 칭찬이나 두려움,
부끄러움이 없이도
봄이면 꽃 피고
여름에 열매 맺고
가을에는 잎을 떨구고
겨울에는 홀로 앙상해진다는 것을.
- 칼릴 지브란/내 영혼이 나에게 충고했네 중에서 -
첫댓글 깨어있는 영혼으로 귀열어 노력해야겠죠^^
깨어 있는 삶을 살겠습니다`글 감사합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