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 한자교육(漢字敎育) >
- 文霞 鄭永仁 -
아직까지도 우리의 語文政策은 한자교육에 대해서 斷案을 내리지 못하고 갑론을박(甲論乙駁)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한글이 가장 세계적인 창의적인 언어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말 어휘 구성은 순우리말, 한자어, 외래어 등으로 짜여 있다. 그중에서 한자어는 70% 정도 차지하고 있다. 더구나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는 교과서는 90% 정도의 단어·어휘가 한자어라고 한다.
우리가 한자를 쓴 지는 일본과 비슷하게 천여 년의 한자문명과 접해 왔다. 그러므로 한자를 모르면 읽기는 하되 문해력이나 독해력이 뒤처지게 되어 있다.
한글전용을 주장하는 사람들 대부분도 그들이 쓰는 말들이 한글이라고 해도, 이미 한자어로 터득(攄得)한 지식을 가지고 그 뜻을 바르게 헤아리고 있다. 그러나 한자를 제대로 접하지 못한 청소년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더구나 우리말의 대부분은 순우리말과 한자어라는 이중구조로(二重構造)로 되어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예를 들어서, ‘늙은이’라는 낱말을 알아야 하겠지만 그와 똑같은 뜻을 가진 ‘노인(老人)’이라는 말고 알아야 한다.
안중근 의사의 ‘의사’를 ‘의사(義士)’ 가 아닌 ‘의사(醫師)’로 알고 있는 어린이들이 부지기수라니, 문해율(文解律)은 점점 곤두박질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생각해 보면 영어는 ‘boy'라는 단어로 그 뜻이 소년임일 알 수 있고, 한자는 ‘天地’를 가지고 하늘과 땅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글은 ‘의사’만 가지고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알 수 없게 되어 있다. 한글 사전을 보면 ‘의사’는 ‘義士. 醫師, 意思, 議事, 義死, 疑似, 擬死, 醫事, 縊死 등’으로 나와 있다. 현재의 우리의 어휘 뜻은 문맥상에서 파악하도록 되어 있다. 예를 들어, ‘천지가 얼었다’ 라에서 ‘천지’는 天地, 天池인지 모른다. ‘전역에서 출발했다’에서 全驛이냐 前驛이냐. 백두산 천지가 얼었다라고 해야 天池인지 알 게 되어 있다.
엊그제 한·중·일 30인 회의에서는 세 나라가 공통적으로 사용할 한자를 800자로 정했다. 일본은 교육용 기초한자를 1,006자, 중국은 상용한자를 2,500자, 한국은 기본한자를 900자로 정해 가르치고 있으나 유독 한국만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개인의 선택사항이기 때문이다. 이미 조상들은 천자문(千字文)을 정해 한자를 실생활에 사용하기를 권장하였다.
지금 한국은 한자를 학교에서 배우기보다는 학원, 가정에서 특별한 수요에 의해 배우고 있는 실정이다.
한·중·일 30인 회의에서 정한 800자의 한자는 거쳐야 할 단계는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한자를 정자(正字), 일본은 약자(略字). 중국은 간자(簡字)를 쓰기에 더욱 그렇다.
훈음(訓音). 훈독(訓讀)에 의한 뜻을 헤아리는 것이 절실한 문제다. 이해를 못하면 어느 과목도 제대로 향상된 지력(知力)을 기대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보자. ‘지온(地溫)’은 ‘지(地 ) 땅지’, ‘온(溫 따뜻할 온)’ 즉 ‘땅의 온도’라고 새긴다. 그러면 ‘수온 水溫’은 물의 온도, ‘체온 體溫’은 몸의 온도, ‘기온 氣溫’은 공기의 온도라고 轉移的으로 제대로 새길 수 있다.
앞으로 세계를 주름잡을 세 나라는 한국, 중국, 일본이다.
이 세 나라가 공통적 언어를 바탕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획기적이 문제다.
읽기는 하되 그 뜻을 헤아리지 못한다.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적어도 자기 어머니의 성(姓) ‘태(太)’ 씨를 ‘견(犬)’ 씨로 바꾸지는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