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에서 일박하기 위해서는 개인 침낭이 필요한데 전번에 부산-남해물건항 항해때 침낭을 깜박하고 가서 얇은 이불로 추워서 잠을 설친 경험이 있어 이번엔 준비했다.
가력도항은 주로 낚시선들이 정박해 있지만 신시도-무여도 사이 다리 공사로 인해 시멘트를 싫어 나르는 바지선과 화물트레일러들이 어두운데도 분주하다.
요트로 돌아와 저녁밥을 짓기로 하고 적당량의 물을 부어 불을 지피니 김이 무럭무럭 나서 약한 불로 뜸을 들였다.
압력솥도 아니고 일반 등산용 코펠이어서 잘못하면 죽밥이 되거나 밥을 태울수도 있다.
누룽지도 생기지 않고 밥도 잘되 맛있게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아침에 일어나니 아직까지 아침기온은 차갑고 기온 차 때문이지 콧핏 주위가 비 맞은 것처럼 이슬로
뒤 덮혀 있다.
어제밤에 남은 밥과 찐 달걀로 아침식사하고 바닷물로 세수하고 5시경에 출발하다.
신지도와 무녀도 사이를 향해 하니 아침 안개가 자욱하고 둥둥 떠다니는 로프들이 자주 보인다.
어제 왔던 다리 공사중인 좁은 항로를 벗어나고 신시도 북서쪽 작은 섬을 통과할려고 하는데 “퍽”소리가 나더니 엔진에 부하가 많이 걸리는 것 같고 신체가 많이 진동한다.
마침 적당히 앞에서 바람이 불어 주고 섬 주변을 충분히 벗어나서 프러펠라에 걸린 것을 잠수하여 제거하기로 했다.
세미드라이 잠수복을 집에서 챙겨왔는데 그나마 다행이였다. 5월말이여도 바닷물은 아직 차가워 슈트를 입지 않으면 잠수하기 어렵다.
신시도 앞 작은 섬을 벗어나자 허리에 4Kg 웨이트를 차고 허리에 로프를 매어 잠수하여 굵은 로프를 몇초만에 풀었다.
바람도 없고 좁은 항로의 조류가 센곳에 이런일이 일어난다면 아찔한 생각이 든다.
따라서 항해하다 위급시 언제든지 닻을 던질 수 있도록 해두는 것이 안전하고 현명한 일이라 생각된다. 계속 우측으로 육지를 바라보며 북으로 북으로 전진하니 무창포 앞 석대도도 보이고 대천해수욕장의 높은 건물들도 보인다.
연휴이고 토요일이라 해수욕장에 놀러온 사람들을 위해 세일크르즈 요트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같도록 하기 위해 해변에 가깝게 접근하여 항해하였다.
대천해수욕장앞 바다에는 여러군데 암초들이 많아 조심스럽게 피해가며 천수만을 향해가니 바람도 약하고 정면에서 바람이 불어온다.
그래서 기주로가며 메인세일도 정리할겸 내려 카바까지 씌우고 발전소 앞을 지나가니 조그만 어선이 선외기의 프로페럴에 밧줄이 걸렸는지 선외기 엔진을 전방으로 기울인뒤 제거하고 있다.
오천항 입구에 이르자 5시가 다 되어가고 낚시를 마치고 입항하는 낚시배들이 경주하듯 항구로 들어간다.
가력도에서 새벽 5시에 출항하여 거의 오후5시가 되어 가니 약 10시간의 거리이다. 자동차로 두시간반 정도면 여유있게 갈 수 있는 거리이지만 요트로는 꼬박 하루(서해서 야간 항해는 무리)가 걸리는 거리이다.
가력도항 앞산들은 변산반도
가력도 수문
일출 일출바로전(아래)
무녀도동쪽 좁은 항로 견인선이 추얼하고 다른선이 따로옴(아래)
선유도 약간 신비스런 느낌!
대천 해수욕장 간조라 모래사장에 사람들이 많이 보임
발전소앞에서 프러펠라에 걸린 것을 제거하느랴 고생하는 어부! 다행히 정조(밀물과썰물이 교차되는 시간대)
오천항에 귀항중인 낚시선들! 스피드 경쟁을 한 것 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