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불성은 천지가 생기기 전에도 있었고
설사 우주가 무너지고 허공이 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라지거나 죽어질 수 없다.
2 .
불성은 말이나 생각으로 잡히지 않는 미묘 불가사의한 것이다.
한 점 찍어서 맛을 볼 수도 없는 허공처럼
형상과 감각을 초월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3 .
불성은 언어와 명상을 초월하여 홀로 뚜렷이 밝으며 난 바도 없고
그리하여 무너질 바도 없다.
당당하고 밝고 꿋꿋하다고 말할 수 있다.
불성은 말을 떠나 있고 이름을 떠나 있고 글자를 떠나 있고
형상을 떠나 있고 변화를 떠나 있으니
평등하고 동일하여 변화나 차별이 없다.
7 .
불성이 만법을 머금고 있으니 큰 것이나 불성이 사람의 성품 중에
있으니 만법은 또한 자성 가운데 있다.
8 .
얼핏 생각하기에 불성이라면 산 넘고 물 건너 갖은 고난을 다 겪은
다음에 어디 머나먼 낯선 곳에서나 찾을 수 있을 것 같겠지만
그렇지 않다. 바로 내 안에 그 참 보배가 있어 설사 무식하다
할지라도 부처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니 그러기에 누구나
성불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참 보배가 어디 머나먼 험한 곳에 숨겨져 있다면
어찌 누구에게나 부처님과 동등한 불성이 있다고 하겠는가.
불법은 평등하고 광대 무변한 것이다.
9 .
퍼내어 써도 줄어듦이 없고, 퍼부어도 결코 한 방울도 더 늘어나지
않는 이 무량 광대한 진리의 맛은, 때로는 공공적적하여
고요하기 이를 데 없다가도 찰나에 이치에 응하여 모든 것을
바로 세운다. 평온한가 하면 일어나 소소영영하게 살아 있고,
움직이는가 하면 어느 사이엔가
측량할 길 없는 무한으로 되돌아간다.
그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는 참 생명이기에 산다 죽는다
하는 것까지도 진리이며 자비인 것이다.
그렇게 위력 있고 그렇게 광대 무변한 줄은
맛을 보지 못하고는 결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