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공사 비리 의혹에서 시작된 서울시교육청(시교육청)의 비리 수사가 방과후 학교, 인사 청탁 등 서울 교육계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실제 ‘장천감오백(교장이 되려면 1000만원, 교감이 되려면 500만원이 필요하다)’이라는 말로 대변되는 교육계의 인사 비리는 서울만이 아닌 전국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사건의 중심에 선 시교육청이 반부패 청렴 종합대책을 내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근원적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여론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급기야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교육비리 척결’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시교육청에서 시작된 ‘교육비리 척결’ 여파가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비리 백화점 된 서울시교육청 지난 해 9월, 10월 서울 및 수도권 지역 학교장들이 특정 칠판 업체와 거래하며 사례금을 받은 사건과 시교육청의 학교 시설공사 비리 의혹이 불거질 때만해도 시교육청은 산발적으로 적발되는 학교 비리 사태 정도로 치부하는 등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해 12월 창호 업체로부터 중형차 등 뇌물을 받은 시교육청 6급 공무원이 구속되고, 시교육청 장학사 시험에서 인사 청탁이 있었다는 정황이 발견되면서 상황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결국 인사 청탁 의혹이 불거진 지 한 달 여 만에 관련 장학사와 장학관은 물론 당시 인사관리를 총괄했던 전 국장까지 일사 천리로 구속되고, 시교육청 담당자들이 줄줄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서울 교육은 혼란에 휩싸였다. 교육청 비리 수사의 시작이었던 학교 시설공사 비리 역시 지역교육청 담당 과장들의 구속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지난 2월 초 서울지역 교장들이 방과후 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고, 수강료 중 일부를 추가로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정 능력을 잃은 시교육청을 향한 분노의 목소리는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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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태 교사는 양천고 비리를 내부 고발했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쫓겨났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비리에 대해 두 번의 감사를 진행했지만 솜방망이식 처벌에 그치는 등 비리척결에 대한 의지 없음을 보여주었다. |
처벌위주 재탕 정책 대부분비판 여론이 계속되자 지난 달 28일 시교육청은 △부패 취약 분야 제도 개선 △부패 행위 감시 강화 △청렴의지 고취 등을 내용으로 하는 ‘반부패 청렴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이미 발표된 내용의 재탕이거나 사후 처벌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근원적 해결 방편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시교육청은 부패 취약 분야 제도 개선을 위해 중부, 남부 교육청 교육장 등 선호기관장과 경기고, 서울고 등 선호 학교 보직의 공모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는 5일 전 발표된 ‘2010년 3월 1일자 서울시 교원 및 교육전문직 인사계획’의 내용의 일부를 발췌한 것. 이 같은 공모제 역시도 교장 자격증을 가진 장학사나 장학관 및 현직 교장만 갈 수 있는 초빙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온정주의’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부조리 신고 센터 운영, 부패 행위자에게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처벌 위주 정책을 도입했지만 학교 비리를 고발한 김형태 양천고 교사가 교단에서 쫓겨나는 것을 수수방관했던 시교육청의 이전 행보에 비춰볼 때 ‘비리 근절’ 의지를 드러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문제의 시작은 제왕적 권위의 교장이 같은 시교육청의 비리를 두고 학교 현장에서는 ‘제왕적 권위를 가진 교장’을 만드는 제도 전반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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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민단체들은 초빙형 교장공모제를 고수하고 있는 서울시교육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
실제로 학교장은 학교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다. 학교운영위원회 등 일부 견제 기구가 있지만 이들 조차도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낼 수 없거나 학교장의 거수기 역할을 하는 등의 사례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제왕적 교장의 권한은 더욱 강화 되어 왔다. 교과부 및 16개 시도교육청은 단위 학교 민주적 운영의 근거가 되어 왔던 교원노조와의 단체 협약을 줄줄이 해지했고 민주적 인사위원회 등 학교 구성원들이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통로는 차단됐다.
학교 자율화에 따른 학교장 책임 경영을 내세워 개정한 ‘2010 교원 인사관리 원칙’에 따라 진행된 시교육청 정기 인사에서 학교장의 판단에 따라 ‘부적격 교사’로 찍힌 17명의 교사가 전보 주기를 채우지 못한 채 다른 학교로 전보 처리 됐다.
이들의 전보 사유를 살펴보면 자율형 공립고 관련 업무 기피, 동료 교원과의 갈등 등 학교 내에서 다른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학교 내 이견이 있을 때 토론을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인사권을 틀어쥔 교장의 뜻대로 모든 일이 처리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 이미 제왕적 권위를 지닌 교장에게 자율화의 이름으로 강력해진 칼 하나를 더 쥐어준 셈이다.
최근 비리의 중심에 선 시교육청 장학사와 장학관의 경우 역시 교직 경력 초등 13년, 중등 15년의 경력에 근평 점수가 '우' 이상이면 응시할 수 있다. 장학사와 장학관이 되면 시도교육청에서 맡은 영역 업무 전반을 관장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학교장 승진 기간도 일반 교사에 비해 일정 부분 단축된다.
장학사와 장학관 제도가 교장 승진을 위한 관문처럼 여겨지고 있어 경쟁 역시 치열하지만 일단 합격하면 견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찾아 볼 수 없다.
수사는 어디로서울시교육청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가 계속되면서 조심스레 수사의 결말을 점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 중 일부는 인사 비리와 관련해 구속된 A 교장이 공정택 전 교육감 시절 인사 전반을 담당했던 교육국장 출신이라는 것과 총리실의 암행 감찰 중 그의 사무실에서 14억원이 넘게 든 통장이 발견된 점을 들며 수사의 끝에 공 전 교육감이 있다는 주장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다.
당초 교육 비리 관련 수사는 6월 교육감 선거와 맞물려 적당한 수준에서 정리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일부 있었지만 시설 공사 비리 수사 역시 담당자가 줄줄이 구속되는 등 속력이 붙고 있어 그 끝이 어디가 될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까지 ‘교육비리 척결’을 공식 주문하고 나선 가운데 전교조 서울지부, 사회공공성연대회의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25일 시교육청 앞에서 최근 불거진 총체적 교육 비리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김경회 교육감 직무대행의 사퇴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첫댓글 08년도 감사왔던 감사팀장은, 전에 사학진흥계에 몸담았던 사람이고, 09년도 감사왔던 감사팀장은 현재 비리로 징계를 받았다고 하지요~ 이런 사람들이 감사를 왔으니 제대로 된 감사를 했겠습니까? 정말 서울시교육청은 부패사학과 한 통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