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에 나란히 큰 경사가 났다.
지난 7월 31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제34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두 마을을 ‘한국의 역사마을 :
하회와 양동(Historic Villages of Korea : Hahoe and Yangdong)’이란 명칭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문화유산)에 등재했기 때문이다.
‘두 마을은 풍수조건을 잘 갖춘 길지(吉地)에 자리 잡은 이상적인 마을로,
격식이 높은 살림집, 사당, 정사, 서원, 서당 등 역사적인 건축물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또 역사적으로 두 마을이 배출한 걸출한 인재들이 학술적, 문화적 성과물을 많이 냈으며
관혼상제, 세시풍속, 공동체 놀이 등 양반과 상민 계층의 무형유산이 잘 전해 내려오고 있는 드문 사례다.’
유네스코는 이처럼 등재 근거로 두 마을이 5백~6백여 년간 조선시대의 주거문화와
유교적 양반문화를 온전하게 보존해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안동 하회(河回)마을은 낙동강(河)이 마을을 섬처럼 감싸며 도는(回) 형상으로,
15세기 풍산 류씨 집안이 정착하면서 6백여 년간 지속되고 있는 혈연 마을이다.
조선시대 재상 류성룡을 비롯해 인재를 많이 배출한 하회마을에는 16~18세기 고건축물이 많다.
류성룡의 생가인 충효당(보물 414호), 류운룡의 종택(보물 306호)을 비롯해
북촌댁, 화촌서당, 옥연정사 등이 대표적이다.
또 류성룡의 <징비록> 등 문헌자료나 하회별신굿탈놀이(중요무형문화재 69호)처럼 유·무형 자산도 풍부하다. 하회마을에는 지난해에만 80만여 명, 외국인 4만여 명이 찾아왔으며,
1999년에는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방문하기도 했다.
경주 양동마을은 조선 초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 종가가 5백여 년간 전통을 이어온 양반촌이다.
설창산에 둘러싸여 여러 작은 골짜기가 나란히 흐르는 물(勿)자 모양의 지세로,
이를 활용한 건축물 배치가 돋보인다.
조선 중종 때의 문신 이언적이 지은 향단(보물 412호), 조선 청백리 손중돈의 옛집인 관가정(보물 442호),
이언적의 종가인 무첨당(보물 411호) 등 양반 가옥 54채, 초가 1백10여 채가 조화를 이룬다.
귀중한 문헌자료로는 1420년(세종 2년)에 찍은 금속활자본 <통감속편>(국보 283호),
조선의 문신 손소의 초상화 <손소영정>(보물 1216호) 등이 있으며,
양동 줄다리기와 같은 마을공동체 놀이도 잘 보존돼 있다.
글·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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