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교수는 그의 책에서 중국이 스스로를 어떻게 평가
하는지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1949년(중국 성립)에는 사회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고
1979년(개혁개방 시작)에는 자본주의만이 중국을 구할 수 있었으나
1989년(톈안먼 사태)에는 중국만이 사회주의를 구할 수 있었고
2009년(금융위기)에는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할 수 있었다.”
한국은 세계15위의 경제대국이고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주최한 나라다.
타국의 원조에 의존해 살다가 50년 만에 원조를 하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나라다.
한국이 남미에 있었다면 국내총생산(GDP) 首位를 다투는
강국이고 아프리카에서라면 압도적인 1위다.
유럽에서도 한국보다 경제 규모가 큰 나라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정도다.
하지만 한국의 이웃나라는 중국, 일본,
러시아, 미국이라는 4대 열강이다.
모두 한국보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세다.
세계 패권을 잡았거나 다투는 국가다.
올해 들어 중국이 미국 일본 등과 도처에서 티격태격한다.
‘희토류’ 하나로 일본을 무릎 꿇렸다.
미국이 남중국해 개입 의사를 분명히 하자
중국 인민해방군은 최근 남중국해에서
대규모 실탄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또 위안화 환율 절상 요구를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중국 부활의 토대를
닦은 덩샤오핑(鄧小平)은 생전에
“앞으로 50년간 조용히 힘만 기르라”고 당부했다.
현재 중국의 모습은 이 말과 거리가 멀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 간의 힘 겨루기는 이처럼 한창 진행
중이고, 그 중심에 중국이 있다. 게다가 부활한 중국의 눈에
이웃 나라인 한국의 존재는 점점 작아지고 있다.
100년 전 열강의 격돌로 한반도는 일본 식민지로 전락했고
60년 전 열강의 격돌에 한반도가 불바다로 변했다.
중국을 제대로 보고 공존의 길을 찾는
것에 한반도의 미래가 달려있다.
<< 이헌진 동아일보 베이징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