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가 퍼붓고 개인 다음날 어슬렁 나가 보았다.
키가 크고 호리호리하고 뼈대가 약한 놈들은 자빠지고 휘어지고
으~ 주위가 지저분하게 되었다.
긴팔 옷을 입고 장화를 신고 중무장을 하고 낫과 가위를 들고
주변 정리에 나섰다. 전같으면 아직 시들지않은 꽃은 좀 넘어지면 받쳐주고
묶어주곤 했는데 내가 잔인해졌다.
가차없이 싹둑 잘라 버리고 뽑아버리고
미련을 가지고 질질 끌려 다녀봤자 보기 싫은 건 어쩔 수 없다.
살아남은 놈들이다.
한방씩 찍어 보았다.

전엔 다알리아를 보면 꽃송이가 너무 큰 것이 꽃대는 구부정하고 비바람 맞으면 지저분해
월동도 안되지
가을에 구근을 캐어 보관 하다가 봄에 다시 심는 등 그닥 끌리질 않았다.
인터넷 세상이 되면서 다알리아 마니아들이 있어 여러 품종을 멋지게 기르는 걸 알게 되고
구근 하나를 얻어 한 쪽 구석에 묻고는 잊고 있었는데 웃고 있다.

김장배추 절이려고 사놓은 커다란 고무다라이에
퇴비거름을 잔뜩 들이 붓고 심어 놓은 백련
꽃대가 마구 올라오네

보도블럭 사이에 씨가 떨어져 난 다투라.
생명의 강인함을 증명한다.

이른봄 누구보다도 먼저 잎이 무성하게 올라오고
여름도 되기 전 잎이 시들어 말라 버리고 한참 뒤
길게 꽃대가 올라오고 피어나는 상사화
해가 아무리 바뀌어도 잎과 꽃은 영영 만날 수 없다는.
상사화를 보면 자연의 조화와 이치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세상의 모든 만물들이 제각각 만가지라는 사실.
그러니 다양성을 존중해야한다는.

나팔꽃(모닝글로리아)
아주 작은 씨 하나가 땅에 떨어져 싹이 나더니 줄기를 만들어 길게 길게 벋어간다
이른 아침에 방긋 웃고 한 낮에 햇볕이 싫은가 눈을 감는다.
아침 잠이 많은 나는 이 아이를 보려고 일어나자마자 밖으로 나오네

칠갑산 너머 청양에서
내 고향 광천으로 가던 지방도를 달리다
이 친구를 보았습니다.
꼿꼿하게 피어있는 게
마음이 가던 꽃
씨가 여물무렵 그 길을 다시 지나며 씨를 받아 뿌렸지

8월의 무더위
새잎이 눈처럼 하얗습니다.
이름은 설악초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인근에서 펜션을 하시는 좋은 분을 만나 얻은 것입니다.
내겐 인터넷 세상이 참 좋습니다.

꽃범의 꼬리-피소스테기아
여름꽃 가운데 참 좋은 꽃
비바람에 꿋꿋하고 피고 질 때 깨끗한 꽃
뿌리가 옆으로 벋으며 번식도 잘되어 잡풀이 많이 나는 곳에 심으면 군락을 이루고
내겐 참 이쁜 꽃

푸른 나뭇잎과 함께 기분을 환하게 해주는
족두리꽃-풍접초-클레오메

뿌띠 프랑스에서 이 꽃을 첨 보았네요
바람에 하늘거리며 피어있던 분홍바늘꽃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다시 마주했는데 '가우라' 라고 쓰여 있었어요.
약간 비탈진 곳에 심으면 늘어져 핀 모습이 더 이쁠 것 같은데

한종나에서 구한 ㅡ흰색 엔젤

누가 주신 씨앗인지 울타리 근처에 뿌렸었나 봅니다.
주변에 방가지똥,두릅나무,달개비 등등 키가 큰 것들이 마구마구 자라던데 요즈음보니
그 것들을 올라타고 아침마다 웃고 있습니다.

처음 심어 본 펜스테몬 8월의 꽃이군요.

사과가 붉어지고 있습니다.
위 쪽의 것은 까치란 놈이 죄다 쪼아먹고
내다 팔 것도 아니니 다행입니다.

나무 아래 잡초가 유난하여 씨름 하던 차 심어 놓은 비비추
보라빛
곧 여름이 가을에게 자리를 물려 줄 것이다.
곧 이 여름을 아쉬워 할 것이다.
어느 때부터 인가 늘 그래왔다.
그러니 이 무더운 여름
오늘 하루도 내게는 참 고마운 하루
첫댓글 희우야 너의 사랑이 느껴진다...요즈음 시골에 가보면 다알리아가 키가 작고
은 다알리아고...이상하다 했는데 다알리아 맞구나...지난주 길가에 예쁘게 피었더라구..... 나는 나이먹으며 어려서 우리집 마당에 피었던 
들이 그리워...홑채송화 분
나팔
과
백일홍 등등...그중에도 잡풀 사이에 피어난 나팔
이 제일 좋더라구....이거 퍼간다
맞아 어릴 때 보았던 꽃들,봉숭아,채송화,백일홍,분꽃...내년엔 이 정겨운 꽃들을 많이 심어볼 참이야. 퍼가줘서 고마워
이제나 저제나 너희집 꽃소식 올라오기만 기다렸는데... 드디어... 분홍바늘꽃도 너무 예쁘고... 이름도 어려운 피소스테기아 이꽃도 예쁘고... 백련, 상사화도 다시 피었구나... 눈처럼 하얀 설악초는 언젠가 화원에서 본 듯한데 맞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