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성수에 대하여...
며칠 전에 한 통의 우편이 교회로 날아왔다. 제 칠일 안식교에서 보낸 '독촉장?' 같은 것이었다. 수많은 분량의 내용 중에 간추려 보면 딱 이 내용이다.
'예수님도 안식일을 지키셨는데, 너희는 왜 안지키냐? 사도들도 안식일에 예배했는데 너희는 왜 안 지키는가? 토요일이 진짜 안식일이다. 조속히 주일예배가 잘 못 되었음을 인정하고, 회개하고 토요일 예배로 바꾸라!' 는 내용이었다.
'주일성수' 그렇다. 잘 모르면, 그들의 주장에 말 문이 막힐만도 하다. (사실 이단과 논쟁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어떻게 들으면 주일이 '태양신' 숭배일이란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린 그들이 제시하는 방대한 자료에 주일성수에 근거를 두면 안 된다. 오직 성경을 근거로 그리고 우리가 인정하는 초대교회와 믿음의 선조들은 어떻게 주일성수를 하게 되었는가를 들여다 봐야 한다.
신학수업이 아니므로 도움이 될 만한 핵심적인 내용만 조금 다루려고 한다.
한 마디로 정의하면 '주일성수'의 근거는 '언약의 갱신'에 있다. 모든 일은 예수그리스도를 기점으로 변하게 된다. 구약의 율법과 예언은 예수그리스도께서 오시기 전까지만 유효한 것이다. 예수님은 율법의 완성자이시자 성취자이시다. 그 분이 오심으로 율법의 '의식법'은 종결되었다. 십계명과 율법의 정신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안식교인들은 예수님도 안식일을 지키셨기 때문에, 우리도 아식을 지켜야 한다는 논리지만, 어디 예수님이 안식일만 지키셨는가? 그 분은 율법을 따라 할례도 행하시고, 유월절도 지키셨다. 예수님 시절 지켰던 걸 다 지켜야 한다면 왜 그들은 유월절, 초막절 같은 절기와 동물제사는 지키지 않는가?
우리가 유월절을 지키지 않는 이유는, 예수님 자신이 유월절 어린양이 되셨기 때문이다. 그 분은 자신이 안식일의 주인이라고 하셨다. 그 분은 안식일에 선한 일을 하셨다. 그 분은 이제 진정한 안식은 자신 안에 있는 것임을 선포하셨다. 저스틴을 비롯한 초대교부들에게도 토요일 안식일 개념은(안식의 정신이 아닌 문자 그대로 안식일 예배행위)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정의 되었다. 성경은 초점을 안식일에서 예수님이 부활하신, '안식 후 첫 날'(눅24:1) 로 시선을 옮긴다.
안식을 지키는 것은 이제 기독교인들에게 초등학문에 머무는 것이 되어 버렸다.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이 이단적 사상을 가진 자들에 의해 설득 된 모습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씀했다. '너희가 날과 달과 절기와 해를 삼가 지키니 내가 너희를 위하여 수고한 것이 헛될까 두려워 하노라'(갈4:10-11절)
나아가 골로새서 2:16절에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초하루나 안식일을 이유로 누구든지 너희를 비판하지 못하게 하라' 무슨말씀인가? 이미 지나간 초등학문에 미련을 두고 지키는 모습 때문에 비판 받지 말라는 말씀이다.
안식교인들은 바울이 안식일을 지켰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야 구약의 예언의 말씀을 읽고, 듣는 사람들에게, 그들이 읽고 듣는 말씀이 성취되었음을 선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복음을 전하기 위해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간 것이다! (물론 결례를 행한 것도 있지만, 이는 약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을 품기 위함이었다.)
히브리서는 선포한다.
'새 언약이라 말씀하셨으매 첫 것은 낡아지게 하신 것이니 낡아지고 쇠하는 것은 없어져 가는 것이니라'(히8:13)
'첫 째 것을 폐하심은 둘째 것을 세우려 하심이라'(히10:9)
'...오직 자기의 피로 영원한 속죄를 이루사 단번에 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히9:12)
부활과 함께, 제사는 폐기 되었다. 언약궤도 사라졌다. 절기도 지키지 않고, 제사도 지내지 않으면서, 토요일 안식일만은 지켜야 한다는 건 모순 중에 모순 아닌가? 모든 것이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되었다!!
예수께서 언약을 갱신하시고 그럼 초대교회 성도들은 언제 모였을까? 사실 안식일의 거룩한 개념이 그리스도 안에서 '매일'로 확산되었다.
'신약 교회는 머지 않아 유대교적인 안식일 개념을 넘어섰다. 신약교회의 안식일 극복은 독특한 중요한 신학에 근거한다. 그것은 '매일'이 주님의 소유라는 '매일신학'이다!' <합신대 신약학 교수 조병수>
그렇다. 초대교회는 '매일' 모였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행2:46)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매일이 거룩한 날이요. 주님 안에서 안식을 누려야 하는 날이 되었다. 그럼에도 초대교회 안에서 점점 주일모임에 대한 비중이 실리고 있는 움직임이 있었다. (행20:7; 고전16:2) 일요일에 모여 말씀을 강론하고, 연보를 걷었다.
종교개혁자 존 칼빈의 말을 들어보자.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오심으로써 이 계명의 의식적인 부분이 폐지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리스도 자신이 실상이시므로 그가 계시는 곳에서는 모든 상징이 사라지며, 그가 본체이시므로, 그가 나타나실 때에 그림자는 버려지기 때문이다.... 안식일은 폐지되었으나 우리는 여전히
1) 일정한 날에 모여 말씀을 들으며 신비의 떡을 떼며 공중 기도를 드려야 한다.
2) 하인들과 노동자들의 노고를 쉬게 해야 한다.'
초대교회와 교부들, 모두는 단연, 말씀을 강론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날을 모든 율법이 갱신된 '안식 후 첫 날' 예수님의 부활하신 날이 되어야 함을 인식하고, 그렇게 지켰다. 일요일에 예수님이 부활하셨다. 일요일에 모든 갱신이 이루어졌다. 일요일에 사도요한이 주님의 계시를 받았다. 일요일은 분명 부활하신 '주의 날'이다. 계시록 1:10절의 '주의 날'을 안식교인들은, 다른 곳에서 나타나는 '주의 날'과 착각해서, 그날은 '심판의 날'이지, 부활의 날이 아니라고 한다. 좀 문맥을 살펴보고 얘기했으면 좋겠다. 요한이 예수님께 계시를 받은 날은, 분명 '주의 날, 부활의 날'을 말씀한다.
결론적으로 '주의 날'에 모든 언약의 갱신이 이루어지고, 성령이 부어지며, 새로운 언약이 우리 마음판에 새겨지게 되었다.
대적자들은, "어디에 일요일에 주일성수 하란 말이 써있냐?"고 반문한다.
우리는 성경에서 '삼위일체'라는 단어를 찾지 못해도, 성경이 분명 삼위일체를 말씀한다는 사실을 누구나 다 안다. 삼위일체를 부인하면 심각한 이단이 되듯, 성경의 전체 정황과 하나님 아버지의 언약의 갱신이 그 분의 부활 안에서 다 이루어졌음을 우리가 바라볼 때, 분명 일요일은 언약갱신의 날이요. 부활의 날이요. 주의 날임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도 주일에 모여 예배하는 것이다!!
주일에 새날이 밝았다. 율법의 저주는 다 떠나갔다. 사망과 저주가 패했다. 우리는 죄와 징벌로부터 자유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