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휴일 / Roman Holiday 리뷰 (Behind The Scenes) + 동영상과 음악
1953년/ 감독: William Wyler /주연: Audrey Hepburn + Gregory Peck
음악: Georges Auric /118분
언제부터인가 공주병이라는 희한한 신조어가 우리나라에서 유행을 하면서,
공주(Princess) 의 이미지가 좀 퇴색하긴 하였지만,
그래도 여전히 공주라고 하면 예쁘고, 신비스러운 이미지로
뭇 남성들의 마음을 아직까지도 설레이게끔 하는 것은 사실이다.
얼마 전, 빠리에 위치한 프랑스 미용가 협회라는 곳에서는
가꾸지 않아도 가장 자연스럽게 보이는 미인들의 순위를 발표한 적이 있어,
오드리 헵번(Audrey Hepburn, 1929-1993, 벨지움)이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한바 있지만, 이 헵번은 또한 공주 역에 가장 잘 어울리는
여배우들 순위의 1위에도 이미 오래전에 선정이 된바가 있었다.
그런데, 그건 아무래도 그녀의 첫 번째 성공작인 이 작품에서의 이미지가
그녀의 평생토록 또 이렇게 사후에도 매우 강렬하게 남아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렇듯이 개봉이 된지 반세기가 넘은 불멸의 고전영화, ‘로마의 휴일’이
지니고 있는 영화사적인 공로의 제1순위는 아무래도 핵폭탄 급의 요정 같은
신데렐라 스타, 오드리 헵번의 탄생이 아닐 수 없다.
부유한 영국인 은행가 아버지와 네덜란드 귀족출신의 어머니사이에서 벨기에의
브루셀에서 태어난 본명이 Audrey Kathleen Ruston 인 그녀는 10대의 소녀기를
나치치하의 네덜란드에서 무척 고생을 하며 보내다 발레를 배우기 시작하였다는데,
종전 후, 런던의 발레학교의 장학생으로 입학을 하면서 모델로도 활동을 하게 된다.
1948년, 단역으로 영화계에 모습을 들어 낸 이후, 1951년의 ‘Young Wives Tale’를
비롯하여 같은 해에만 다섯 편의 영화에 조역으로 출연을 하였으나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하던 그녀는 뉴욕, 브로드웨이의 ‘Gigi’에 출연을 하므로서 미국에 상륙을 하게 된다.
그리고 ‘로마의 휴일’의 스크린 테스트를 받게 되면서 거머쥔 뜻밖의 행운은
단숨에 미국 아카데미상의 여우주연상을 이 작품으로 받으면서 계속 이어지고,
연이은 Sabrina (1954)의 히트로 혜성과도 같은 만인의 연인이 된다.
1968년, Mel Ferrer 와 이혼을 한 후, 다음해에 Andrea Dotti 와 재혼을 하면서
할리우드를 떠난 그녀는 이후 Always (1989)를 포함한 세편의 영화에 다시
잠깐 씩 모습을 드러내었지만, 유엔 산하의 유니세프의 특별대사로 봉사를 하다가,
1993년에 스위스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스위스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당시에 독일영토였던 알사스 에서 태어난
William Wyler (1902-1981, 독일)는
1920년에 미국으로 이민을 오자마자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일을 하면서
영화를 배우다, 23세의 어린나이에 벌써 ‘Crook Buster’(1925년)라는 서부영화로
감독 데뷔를 한 이후, 그의 생애 최고작인 된 Ben-Hur (1959년)에 이르기 까지
70편에 가까운 명작들을 만들어 내었지만, 아무래도 코미디와는 거리가 좀 있었다.
(와일러의 첫 코미디). 그러던 그가 Frank Capra 감독이 이미 사양한바 있는
이 작품을 선뜻 맡게 된 것은 이 영화 각본의 원작자인
Dalton Trumbo (1905-1976, 미국 콜로라도)가 처한 곤경을 친구로서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할리우드에 매카시 선풍이 한참일 때,
좌익분자, 블랙리스트에 첫 번째로 올라, 1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가명으로 집필한
이 작품의 고료 5만 달러가 당시에 트럼보의 가족들에게는 매우 절실했었다고 한다.
(이 작품을 포함하여 그가 차명으로 발표한 18개의 각본의 정확한 원작자 이름은
그의 사후 20년이 지난 1990년대 중반에서야 제대로 정정이 되었다.)
어쨌든 Ian Mclellan Hunter 의 이름을 차용한 탁월한 시나리오를 읽은
와일러 감독은 이 영화에는 남녀 주연배우가 특히 중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당시의 여러 스타급 배우들과 접촉을 하였으나 이내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우선 남자주인공으로 쉽게 응하였던 캐리 그랜트(Cary Grant)가 대본을 읽고 난 후,
출연을 포기하였으며, 진 시몬즈(Jean Simmons)와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와의 출연료 협상이 역시 순조롭지 않자, 와일러 감독은 아예 신인 여배우를
물색하게 되었고, 그래서, 입소문을 타고 뉴욕에서 할리우드 영화계로 알려지기 시작한
오드리 헵번과 드디어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 된 것이었다.
전 세계 영화계의 1950년대는 마릴린 몬로(Marilyn Monroe)나 브리짓 바르도
(Brigitte Bardot)같은 글래머 스타일의 여배우들이 환영을 받던 시기였는데, 170Cm의
껑충한 키에 가슴과 엉덩이가 빈약하기 짝이 없는 깡마른 이 반 글래머적이고
반 할리우드적인 24세의 신인, 헵번을 주인공으로 기용한다는 것이 그때로서는
무지무지한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지만, 그러기에 그레고리 펙도 인정을 한 와일러
감독의 선견지명은 오히려 더욱 더 높이 평가를 받지 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국 아카데미상의 의상부문에 무려 24번이나 후보가 되었고,
또 평생에 7번이나 수상을 한 할리우드의 명 디자이너,
Edith Head (1897-1981, 미국 CA)가 창조해낸 헵번의 단점을 커버하고
장점을 살린 의상이야말로 신데렐라 탄생의 아주 중요한 요인으로서 인정을 받았는데,
이후에 헵번은 프랑스의 Hubert De Givenchy 와의 협력으로 오드리 헵번 룩이라는
전 세계적인 독특한 새로운 유행 패션까지도 창조하게 된다.
유럽각국을 순방하면서, 런던, 암스텔담, 빠리를 거쳐 로마에 도착을 한
앤 공주(Ann, Audrey Hepburn, 1929-1993, 벨지움)는
잠시도 쉴 수가 없는 꽉 찬 스케줄에 진절머리를 내고 히스테리를 부린다.
당황한 시종들은 의사를 통해 진정제를 주사하고 푹 잘 것을 권유하였는데,
창밖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녀는 무작정 밤거리로 뛰쳐나간다.
한편, 어메리칸 뉴스 서비스에서 일을 하는 미국인 기자,
조 브래들리(Joe Bradley, Gregory Peck, 1916-2003 미국 LA)는
동료들과 포커게임을 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술에 취한 듯한 한 여성이 거리에
누워, 횡설수설을 하는 것을 보다 못해 결국 자기의 집으로 데려오게 되는데,
같은 시간, 공주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 왕실에서는 대사관 대변인을 통해 공주의
갑작스런 발병 소식을 공식발표 하고 이는 모든 조간신문에 머리기사가 된다.
다음날, 늦게 출근을 한 조는 신문에 난 공주의 사진을 보고, 거금 5천 달러에
자기가 특종 인터뷰기사를 쓸 것을 상관에게 약속을 한 후, 동료인 사진기자,
얼빙(Irving, Eddie Albert, 1906-2005, 미국)에게
만사를 제쳐놓고 지금 빨리 달려오라고 전화를 한다.
오후 1시 반에 잠에서 깬 앤 공주는 조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약간의 돈을 빌린 후,
그토록 원하던 자유로운 평민으로서의 시간을 오후에 혼자 보내기로 하고, 사람들이
붐비는 시장과 관광지를 돌아다니다가, 미용실에서는 머리도 아주 짧게 잘라 버린다.
(헵번의 이 숏커트 헤어스타일은 한동안 전 세계에 태풍과도 같은 큰 유행이 되었다.)
몰래 미행을 하던 조는 스페인광장의 층계에서 젤라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공주와
다시 우연히 만난 것처럼 접근을 하여 그녀가 하고 싶다는 일을 함께 하자고 제의를
하면서, 얼빙이 몰래 사진을 찍는 가운데, 스쿠터를 타고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공주를 찾기 위해 본국에서 온 비밀요원들과 한바탕 치고받고 난리를 치루기도 한다.
그런 가운데 둘은 급기야 사랑을 느끼게 되고 키스도 나누게 되지만, 뉴스를 듣고 난
공주는 밤에 다시 눈물을 흘리면서 차안에서 조에게 작별을 고한다.
다음날 오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열린 앤 공주의 기자회견장.
기자들 사이에 서있는 조를 발견한 공주는 각국가간의 친선문제를 묻는 어느 기자의
질문에 조를 바라보면서 "사람들 간의 믿음"(Faith In Relations Between People)
이야말로 무엇보다도 매우 중요하다는 동문서답을 하고, 로마야말로 평생 잊을 수가
없는 도시라고 덧붙인다. 그리고 얼빙이 기념품이라고 전해준 사진을 잠시 훔쳐보고는
조에게 눈길로 다시 인사를 전한 후 우아하게 퇴장을 한다.
(아래의 동영상이 이런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필수 감상)
첫댓글 넘 아름다운 "헵번"과 "그레고리 팩"!!! 다시보니 새롭고도 좋네요.. 함께 나이들어버린 나 자신과 내 꿈들을 다시한번 기억해내는 좋은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