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11.11 개봉 / 15세 이상 / 122분 / 공포, 스릴러, 미스터리 / 스페인, 미국, 프랑스
감독 : 로만 폴란스키 Roman Polanski
출연 : 조니 뎁 (딘 코소 역), 레나 올린 (리아나 텔퍼 역), 프랭크 란젤라 (보리스 볼칸 역), 제임스 루소 (버니 역), 잭 테일러 (빅터 파르가스 역), 엠마뉴엘 세그너(더 걸), 조시 로페즈 로데로, 앨런 가필드
유창한 말솜씨와 문화에 대한 전문적 지식, 어떤 일에 있어서도 흔들리지 않는 냉철함까지 겸한 전문적인 고서 감정인 딘 코소(조니 뎁 분)는 어느 날부터인가 직업에 대한 이상은 버린 채 뉴욕의 뒷골목에서 부유한 수집가를 위한 희귀본을 찾아내는 일에만 전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코소는 저명한 애서가이자 악마연구자인 보리스 볼칸으로부터 막대한 액수의 보상금을 건 제안을 받게 되는데, 그 제안은 바로 전세계에 단 세권뿐인 <어둠의 왕국과 아홉 개의 문>이란 책의 감정에 대한 것이었다. 이 책은 악마 루시퍼가 직접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중세 이후 악마를 부르는 기도서로 사용되고 있었다. 초자연적인 현상의 기대보단 단순히 눈앞에 보이는 어마어마한 돈 때문에 제안을 받아들인 코소는, 볼칸의 책을 프랑스와 포루투칼에 남아있는 다른 두 권과 비교하여 진짜 루시퍼가 쓴 책을 가려내기 위한 머나먼 여정을 준비한다. 그러나 주위에서 이유 없는 폭력과 살인사건 등 기도서를 둘러싼 미스터리한 일들이 연이어 일어나자, 코소는 기도서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게다가 사본을 보유하던 사람들이 모두들 잔혹하게 살해당하게 되고, 그들이 보유한 기도서는 모두 불에 타 재가 되어버린다. 단 루시퍼가 그린 그림이 그려있는 페이지만 뜯겨 없어진 채. 그럼에도 코소는 자신도 모르는 어떤 강력한 힘의 도움을 받아 책의 비밀을 하나씩 풀어나가게 되는데, 어느 순간 코소는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임무의 진짜 목적을 발견하고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94년작 <진실> 이후 오랜만에 연출한 작품으로, 스페인의 저널리스트 출신 작가 알투로 페레즈-레베르떼(Arturo Perez-Reverte)가 쓴 소설 <클럽 듀마(El Club Dumas / The Club Dumas)>를 스크린으로 옮긴 초자연 스릴러물이다. 쟈니 뎁이 전설의 악마 서적을 추적하는 희귀 서적 추적가로 출연하며, 프랭크 란젤라, 레나 올린, 엠마뉴엘 시그너 등이 공연한다.
미국 평론가들의 반응을 보면, 대부분 반감을 나타낸 가운데, 폴란스키를 좋아하는 일부 평론가이 호평을 하는 쪽으로 나타났다.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캐리 릭키는 폴란스키 영화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고 평했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도 "로만 폴란스키의 작품들을 숭배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이 영화는 고통스러운 경험이다."라고 혹평을 보냈다. 또 워싱턴 포스트의 스티븐 헌터 역시 이 영화를 "바보들의 교회로부터 뛰어나온 오컬트 영화."라고 칭하였다. 반면, 뉴스데이의 잰 스튜어트는 "난로옆에 앉아서 고딕풍의 두꺼운 스릴러물을 읽는 것 같은 편안한 독서에 비견할 만한 작품"이라고 평했고, 토론토 스타의 피터 하웰은 "폴란스키는 너무나 뛰어난 감독이어서, 조그마한 작품들이라도 매력적이다. 이 영화 역시 예외는 아니다."고 폴란스키의 연출력을 추켜세웠다. 또, 뉴욕 데일리 뉴스의 제이미 버나드는 이 영화를 "익살스러우면서도 우아한 탐정 이야기."라고 불렀다. (장재일 분석)
악명높은 17세기의 악마 입문서 <어둠의 왕국과 아홉 개의 문>을 둘러싼 여러 사건을 그린 "아르뛰르 페레제-리베르떼"의 베스트 셀러 (클럽 뒤마)를 만난 로만 폴란스키는 94년 이후 그토록 찾던 자신의 영화를 만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영화를 구상하며 책을 읽는 동안 이 책이 주는 엄청난 악마적 상상력에 입을 다물지 못했고, 곧바로 이 영화의 스텝과 배우들을 머리속에 떠올리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먼저 머리속에 들어온 인물은 환상적인 세계의 창조와 몽환적인 분위기의 조성 등으로 따라올 자가 없는 촬영의 일인자 다리우스 콘지였다.
컬트 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몰락을 지켜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