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에서 마무리까지
갑작스럽게 결혼을 발표한 아들 덕분에 화곡대회 사진을 기사 마감이 다 되어서야 열어 보았다. 순간순간의 다양한 표정들이 한 눈에 들어온다. 콧등이 찡하도록 울림이 온다. 일생 단 한 번 밖에 없는 기회로 차를 대접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 한다는 一期一会. 내가 그랬다. 화곡회장 5년. 이제 회장으로 화곡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
임원들은 각자 맡은바 소임을 다 했고 윗어른들은 물론이고 아우들까지 합종연횡으로 활약했다. 개나리부 32강 부터 비가 내려서 당황했으나 그 이튿날 부천코트에서 입장식을 하는 동안 광명 시립코트에서 개나리부 잔여 경기를 하였다. 임원들이 과감하게 국화부 대회출전을 포기하고 인근 광명 시립코트를 빌려서 하자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누구도 대회전날 파트너에게 양해를 구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조영님 부회장의 파트너는 부산에서 이미 서울에 도착해 있던 상황인지라 더욱 그랬다. 임원들의 희생적인 마인드가 결국은 성공적인 대회를 마치게 한 초석이 되었다.
특히 올해는 비트로에서 20년째 협찬을 받는 해 이다. 임원들이 모여 진진한 의논 끝에 아이디어를 냈다. 주)학산 비트로 이원목 회장님의 사진을 보내 밀랍 인형으로 피큐어 트로피를 제작. 피규어 트로피가격은 일반 트로피의 10배 수준이다. 하지만 우리 화곡회원들의 정성이 깃든 이 트로피는 돈으로 환산이 안 되는 것. 화곡 회원 60명의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전달했다.
첫날 비트로 가족들이 제일 먼저 도착해서 플랜카드를 설치해 주었다. 이른 아침. 민얼굴로 남편과 함께 온 강성희. 아직 홍천에서 이사를 못 나오고 있는 형편이니 자주 결석해도 이해를 해 달라는 말과 함께 내미는 큰 박스 하나. 그 안에는 새벽에 막 담아서 나온 파김치와 배추김치가 들어 있었다. 가슴에 큰 파장이 일 만큼 감동적이었다.
이튿날 개회식에 많은 내빈들이 오셨다. 부산에서 오신 이원목 회장님을 비롯해서 춘천에서 한광호 회장님이 새벽에 출발해서 도착했다. 점점 전국대회는 많아지지만 개회식 하는 곳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오죽하면 개회식 마치면 대회의 절반이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겠는가. 그만큼 내빈을 모신다는 것이 쉽지 않다. 주원홍 대한테니스협회 회장님을 대신해서 박세경 생활체육 담당 회장님이 오셨다. 내년 금천구 연합회 회장을 맡을 서윤수 회장은 두툼한 개인 봉투로 성의표시를 했다. 생각지도 않았던 한윤기 국민은행 본부장님은 상품까지 들고 오셔서 화곡대회를 빛내 주셨다.
비트로 남자 팀원들은 밤 열시가 넘도록 남아서 큰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플랜카드를 다 철거해 주었다. 세상에 혼자서 열심히 한다고 되는 일은 없다. 이번 제41회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르게 된 것은 협조해 주신 모든 분들의 덕이다. 감사의 기도로 마무리 한다.
테니스코리아 6월호 기사
제41회 비트로배 전국화곡어머니테니스대회가 4월 18~19일, 양 이틀간 부천 종합운동장과 보조코트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19일에 열린 개회식에는 주)학산 비트로 이원목 회장을 비롯하여 대한테니스 협회내 동호인연맹 박세경 회장, 여자연맹 양정순 전무, 춘천에서 오신 한광호 소양강배 준비위원장등 비중있는 분들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냈다.
화곡클럽 회원 일동은 20년째 화곡대회에 든든하게 지원을 해 주신 주)학산 이원목 회장에게 피규어 트로피를 전달했다. 전 세계를 향해 토종브랜드 비트로 로고를 들고 뛰는 이 회장님의 모습이 새겨진 트로피는 회원들의 감사한 마음을 담은 증표이기도 하다.
이원목 회장은 축사에서 “화곡대회는 다른 대회와는 많이 다르다”며 “온고이지신으로 화합하고 또 매 년 정성스럽게 팜플랫을 만들면서 화곡다운 전통을 이어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1976년 최초로 여성들을 위한 대회를 열어 테니스 동호인을 코트로 초대 했던 화곡클럽은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만큼 위기극복 능력도 남다르다. 첫날 개나리부 경기도중 비가 내리자 회원들은 합종연횡으로 활약. 발빠르게 코트를 준비하여 그 이튿날 깔끔하게 마무리 했다.
개나리부 우승은 백정선 황상묵이 차지했다. 황상묵은 어려운 병을 극복하고 7년 만에 다시 대회에 출전해 최고의 자리에 섰다. 황상묵은 “그간 심리적으로 힘들때마다 테니스를 통해 웃고 즐기면서 극복해 왔다“며 ”파트너 정선이와 호흡이 잘 맞아 의외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국화부 결승은 한시도 눈을 돌릴 수 없는 박빙의 게임이었다. 이권희 이순희조가 이미영 문경란조를 5대 3으로 리드하면서 게임은 금방 끝날 것으로 판단했으나 그것은 섵부른 예측이었다. 그때부터 이미영 팀은 매 게임 노에드를 따면서 바짝 추격, 매치를 여러 번 잡히면서도 결국은 타이브레이크에서 역전승을 거두었다. 우승자 비트로팀의 이미영은 “다른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을 해 보았지만 이번 우승은 매우 값지게 생각이 된다”며 “역사와 전통있는 영화제의 주인공이 된 듯 한 그 기쁨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이다”고 전했다.
개회식에 참석하여 오랫동안 경기를 참관하던 서윤수 금천구테니스연합회 수석 부회장은 “80대부터 30대까지의 다양한 연령층의 회원들이 짜임새 있게 대회 진행하는 것을 보았다”며 “뒷걸음치는 역사는 없듯이 역시 41년간 대회를 치른 클럽의 관록은 다르다”고 전했다.
대회결과
국화부
우 승
이미영 문경란 (비트로팀,비둘기)
준우승
이권희 이순희(부천어머니 수원벽산)
3위
김광희 박동숙 (비트로팀, 한우리)
최정연 박명옥(먼동,보령삼삼회)
개나리부
우승 -황상묵 백정선(극동, 화곡)
준우승 -육정숙 김명희 (용마, 안양어머니)
3위
전지현 최창군(등마루, 안산어머니)
최지아 오성자(임사단,여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