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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아에 오르는 길은 하늘에 이르는 길"
마치 용(龍)의 어금니(牙)처럼 날카로운 침봉이 연이어져 성곽을 두른 듯한 모습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가야동계곡을 사이에 두고 공룡능선과 쌍벽을 이루고 있다. 예전에는 전문 산악인이나 드나들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우회로가 많이 나 있어 일반 산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단풍을 즐기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 능선이다. 그 중에서 용아장성릉은 리지등반과 내설악의 파노라마를 즐기며 산행하는 데 그만인 코스다.
이름에 걸맞게 용아장성릉은 크고 작은 암봉 20여개가 송곳니처럼 솟아 있다. 크고 작은 암봉들을 오르내리며 가는 암릉길과 까마득한 벼랑 아래 계곡이 몸을 뒤틀며 만든 소와 담을 원근감 있게 즐기는 것은 산행의 또다른 묘미를 더해준다.
용아릉에 올라서면 내설악이 그 속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가야동계곡은 물론 쌍폭이 있는 청봉골과 구곡담계곡, 귀때기청봉을 향해 뻗어오른 백운동계곡 등 내설악의 계곡을 조망하는 맛이 훌륭한 곳이다. 설악의 등뼈인 공룡릉과 서북릉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용아릉은 71년 여름 요델, 한국산악회 KCC, 어센트산악회 3개 팀이 무려 일주일에 걸쳐 개척등반을 했다. 당시에는 암봉을 전혀 우회하지 않아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했지만 그만큼 까다로운 루트로 알려졌다.
지금도 우회로를 따지지 않고 온전히 암봉을 등반한다면 하루 산행으로는 어림도 없다. 일반 설악의 워킹과는 달리 용아릉은 그 거리에 비해 매우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다.
이번 산행은 수렴동 대피소에서 시작하여 옥녀봉과 9.8.7.6.5.4.3.2.1.봉을넘어 봉정암에서 1박을 한후 쌍용폭포를 지나고 수렴산장과 수렴동계곡을 지나 백담사로 하산하는 코스를 택했다.
용아장성은 알려진 바와 같이 그간 조난사고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위험지역이고, 이에 따라 국립공원관리소에서 출입을 통제하고 단속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산꾼이라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곳. 그곳이 용아장성이다. 지리산 종주를 진정한 산꾼으로 들어서는 입문과정으로 삼듯이
용아장성의 산행경험은 오래된 산꾼들의 표징처럼, 훈장같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다. 금지된 곳이고 가 보지 않은 곳이기에 유혹은 더욱 강렬하다.
수렴동 산장을 지나 옥녀봉으로 가는 길로 들어서자 이내 나타나는 수십 미터의 직벽 내림길과 오름길에서 용아의 진면목을 체감하고 힘겹게 암릉고개에 올라서니 하늘로 치솟는 침봉들이 이어져 장성의 장관을 연출한다.
오늘산행의 하일라이트는 설악산의 최고 아름답고 신비로운 능선인 용아장성능을 넘는 것이다. 용아장성이란 용의 어금니가 긴 성벽을 둘렸다 하는 뜻으로 기암괴석의 암벽이 날카로운 산새를 이루면서 동쪽으로는 공룡능선이 펼쳐지고, 천길 아래로는 가야동계곡과 구곡담계곡이 흐르면서 검은 소와 담을 만들어 놓는다.
지난해 가을에 단풍으로 곱게 물든 용아장성이 지금도 생생하게 뇌리에 새겨져 있을 만큼 아름다운 자태에 반하여 올해 또다시 용아장성을 찾은 것이다. 멀리 서북능선과 공룡능선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신록에 물든 지능선 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용아장성릉 위에서 조망하는 설악산의 아름다운 모습은 가히 일품이다. 어찌 글로 표현을 할 수 있고 말로 표현을 할 수 있으리요. 그림처럼 아름답고 신이 창조한 조각품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다. 높고 낮은 암봉들을 아스라이 넘어가면서 용아장성의 멋진 릿지산행을 마음껏 즐긴다.
가야동계곡 너머로 멀리 오세암이 희미하게 보이고 절 마당에 동자승이 뛰어 노는듯한 착각과 함께 동자승에 얽힌 전설이 생각해 본다. 용아장성의 최고의 스릴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명 개구멍 바위에 드디어 도착한다.
개구멍 바위에 도찯하니 예전에 매어져있었던 밧줄이 모두 철거되어 한참을 망설이다 그냥 밀아 붙히기로 작정하고 기어서 개구멍에 몰입한다
침착함과 아울려 대담성이 없으면 통과가 불가능한 곳으로 우회로는 전혀 없고 통과 하거나 아니면 다시 왔던 길로 되돌아 가는 수 밖에 없다.
가야동계곡으로 트여진 바위사이로 간신히 기어서 지나가야 하는 곳으로, 바다에 사는 게가 옆으로 기어가듯 지나가야 한다는 뜻에서 개구멍 바위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자일을 타고 조심조심 첫번째 바위를 내려선다. 내려서는 순간 팔과 무릅이 바위에 스치면서 가볍게 상처를 입고 만다. 다시 안전밸트에 자일을 고쳐 매고 개구멍을 통과하는데, 몸이 순간적으로 굳어 버리는 느낌이 들면서 온 몸에 힘이 쭉 빠져 버리는 것 같다. 지난 가을 통과 때는 못 느끼고 진행 했지만..
이번엔 무엇인가를 알고 진행하니 고소 공포증이 한 순간에 온몸에 퍼진 것 같았다. 천길 낭떠려지 가야동계곡를 내려다 보니 간이 콩알 만큼 작아지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안전 자일을 믿고 몸을 최대로 바위 바깥쪽으로 해서 통과해야 하는데, 몸은 자꾸만 바위쪽으로 붙고..
통과는 그만큼 어려워 지게 마련이다. 무사히 개구멍바위를 통과하여 조금 진행하다가 마지막 직벽을 내려서고 낭떠러지 옆으로 난 길을 무사히 지나 용의 어금니를 전부 통과 하고 봉정암으로 내려선다.
계곡에 흐르는 맑은 물과 녹음으로 짙어지는 숲이 함께 어울려 무릉도원을 만들어 내고있는 수렴동 계곡길을 2시간 정도 걸어 백담사에 도착하여 아름답고 스릴넘치는 용아장성의 산행을 모두 마친다.
산행코스→백담사→수렵동대피소→옥녀봉→뜀바위→개구멍바위→돼지바위→용머리바위→수직.→직벽→봉정암 →쌍룡폭포→수렵동대피소→백담사 21km12:00분,, 2117년9월26화요일 27수요일 무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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