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라봉 기슭 올레길 주변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식물들
월라봉은 다래오름이라고도 부르는데 안덕면 화순리에서 군산을 연결하는 축선상에 위치한 작은 동산 같았다.
그런데 실제 올라가 보니 상당히 높은 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높이가 117m이고 비고도 63m에 불과한데도 해변에서
곧 바로 올라간 탓인지는 몰라도 마치 200m 정도 그것도 직각으로 등반한 것 같은 느낌과 힘이 들었다.
산을 오르다 보니 산초가 이곳저곳에 산재되어 있었다. 제피라 하여 잎을 자리물회에 넣어 먹는 전통이 있는 식물이지만
열매는 갈아서 추어탕에 넣어 먹는다. 이러한 산초에 열매가 익어 가고 있다. 다 익은 까만 산초 열매는 옛날 등잔 기름으로
유용하게 사용되었다고 한다.
꽃잎이 열린 후 검은 열매가 꽃 가 양 쪽에 두개씩 달려 있는 묘한 형태의 식물인데 초피나무인 것 같기도 하고 아닌 다른 나무의
열매인 듯 하지만 잘 모르겠다. 열매 뒤에 개미가 한마리 있는데 열매가 마치 개미 몸통처럼 보인다. 열매의 색이 환상적이다.
월라봉 등산로는 올레길 9코스와 맞난다. 올레길 9코스는 볼레낭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데 월라봉에는 볼레낭이 매우 많다.
보리장나무를 볼레낭이라고 부르는데 가을에 흰색 꽃을 피우고 봄에 맛있는 열매를 맺는다. 비슷한 볼레인 보리수도 지금 한창
붉게 익어 가고 있다. 월라봉에는 보리수나무도 많이 있었다. 산의 여기 저기에 바람이 불면 하이얀 빛을 보게 되는데 이 것은
보리장나무의 잎 뒷면에 흰색 비늘이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하기도 한다.
월라봉에는 진지동굴이 무척 많았다. 그래서 안덕면주민자치위원회에서 이 곳에 역사탐방로를 설치하기로 하였다 한다.
2011.5월 - 9월간 2,800만원을 들여 일본군 진지동굴, 토치카, 갱도, 야적장 등의 배치도와 안내 간판 및 탐방로를 설치하려
했다고 하는데 아직 예전 그대로이다. 올레꾼들이 호기심에 들어가 안전 사고 일으킬 우려가 많이 있는 상태로 방치되어 있다.
월라봉에는 묘하게 생긴 흰구슬 열매가 여러가지 있었다.
참으로 묘한 나무들이다. 퀴카시낭이라 불리는 꾸지뽕나무와 초피나무 등인 것 같지만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나무 스스로를 보호하고 방어하기 위해 만든 공룡 등에 난 뿔과 같은 모습을 하기도 하고 창을 엄청나게 많이 거꾸로 세워
무서운 모습을 보여주는가 하면 무이파 장풍에 쓰러져도 죽지않고 나무 스스로 받침대를 만들어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인다.
야생의 탱자나무도 많이 있었는데 잘 익어 가는 탱자는 가을의 정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탱자는 감귤의 조상이면서도 결코 큰 소리치는 법이 없고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옛 모습 그대로를 지킨다.
월라봉 기슭을 지나는 올레길 곁에 사탕수수가 재배되어 있었다. 당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사탕수수 맛은 그대로 나고 있다.
이 곳 올레길을 지나는 사람들은 이 풀이 사탕수수라고 생각 못 할 것이다. 아니 제주도에서도 사탕수수가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이 사탕수수는 목초를 발효시키기 위해 사용된다고 한다. 목초를 쌓아 보관시킬 때
사탕수수를 중간 중간 넣어주면 효소로 작용해 목초가 연하게 삭고 숙성된다고 하는 사실은 전문가만 알 뿐이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다. 월라봉 아래 넓은 밭에 심은 조도 잘 익어 고개를 숙이고 있다. 결실의 시기가 온 것이다. 예전에는 매우
소중했던 차조와 메조이지만 요즈음에 이런 모습을 보기가 쉽지 않다. 아는게 조껍데기술 밖에는 없을 것이다. 조도 모른체
좇껍대기만을 찾을 뿐이다. 최근에는 오메기술도 인기가 시들 시들 해 지고 있다. 제주쌀막걸리만 먹지 성읍의 고소리술도
흔적만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어느 곳에서는 이처럼 조를 심어 수확을 준비하고 있다. 뒷 모습 산이 월라봉이다.
가을은 계속 익어만 간다. (2011.10.17, 월라봉 탐방기)
첫댓글 산초 열매를 처음 보는것 같습니다, 좋은 영상과 탐방기 내용을 즐감 하고 갑니다. 건강은 자신의 행복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