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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적 주말의 명화로본 '오메가맨'이 기억나네요 이걸 최근 리메이크한게 '나는 전설이다'라고... 하지만 이영화는 원작과 다른 결말로 맺고 제목조차 긍정적인게 아니라 원래는 부정적인 제목이다....라는것도 흥미롭군요
백년전 SF작가들조차 지구에 인간이 기하학적으로 늘어나면 자연의 어떤 원리로 역병이 돌고 인구수를 조절하는 시스템이 작동한다고 생각했었다는군요
SF 관광가이드 조지 R. E스튜어트(George R. Stewart)의 장편 <지구는 잘 있다 Earth Abides, 1949>는 어느 날 갑자기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세상을 휩쓸어 인류 대다수가 사라진 가운데 일부 생존자들 중 한 사람인 이셔우드 윌리엄스(Isherwood Williams)가 고향으로 돌아가 작은 공동체를 꾸리며 다시 시작하는 이야기다.
“살상력 있는 바이러스 계통이 돌연변이로 인해 갑자기 출현한다면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의지할 수밖에 없는 신속한 교통수단 덕분에 지구 구석구석에 전달되어 수백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다.” --- <지구는 잘 있다>, 영문판 본문 1쪽 스탠리의 주장은 항공교통망이 세계를 거의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최근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조류독감이 지난 몇 차례 일으킨 국지적인 패닉 현상은 <지구는 잘 있다>의 가정이 결코 소설 안에만 적용되는 현상이 아님을 반증한다. 21세기 들어 호주의 공중보건 전문가 앤서니 맥마이클은 롤러코스터 같은 속도로 돌아가는 세계무역과 관광산업의 여파로 생태계가 파괴되어 본래의 터전을 잃어버린 생물이 엉뚱한 곳에 나타나 문제아가 될 위험성을 오래 전부터 역설해왔다.1) 여기에는 황소개구리 같은 눈에 보이는 생물 뿐 아니라 곰팡이와 박테리아 그리고 바이러스 같은 미생물들까지 포함된다. 여기서 작가 조지 R. 스튜어트가 주목한 것은 하나로 이어진 지구촌 환경으로 인해 예기치 않은 곳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불청객이 출현하여 토착생물 종(種)의 존립을 위협할 때 그 피해대상에 인류만은 제외되리라고 장담할 근거가 전혀 없다는 통찰이다. 소설을 펼치면 불과 몇 쪽 안에 작가는 자연의 모든 생물에게 적용되는 개체 수 조절의 법칙이 인간이라 해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한다. “일부 동물학자들조차 생물학 법칙을 제시한다. 하나의 종의 개체 수는 결코 일정하게 유지되는 법 없이 오르락내리락 한다. 개체 수가 늘어나면 출산율이 떨어지고 증감주기도 길어진다. 인간이라 해서 다른 피조물들의 운명으로부터 오랜 동안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할 이유가 없으며, 변화와 재변화의 생물학 법칙이 존재한다면 인류의 처지는 이제 매우 위험스러운 상황이다. 생물학적으로 인류는 너무 오랜 동안 간섭받지 않은 채 살아왔으니 말이다.” --- 같은 책, 8~9쪽
따라서 <지구는 잘 있다>는 대재앙에서 살아남은 소수의 사람들이 어렵사리 생존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원시와 야만을 오가는 상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달리 표현하면 조속히 기계문명을 원래대로 복구해야만 직성이 풀릴 것 같은 심기를 숨기지 않는) 펄프 과학소설의 정서와는 추구하는 바가 확연히 다르다. 작가 조지 R. 스튜어트의 이러한 작풍은 비단 소설가일 뿐 아니라 원래 역사가이자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 영문학 교수라는 그의 인문학적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과학소설의 문학사적 관점에서 보건대 1940년대 첫선을 보인 <지구는 잘 있다>는 1960년대에 꾸준히 연작으로 나온 J. G. 밸러드(Ballard)의 <재앙4부작 disaster tetralogy>과 더불어 20세기 중반 전후에 생태학적 관점에서 대재앙 이후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들의 전형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독자대중의 주목을 끄는데 성공함으로서 유사한 아류들이 꾸준히 시장에 선보이게 만드는 동인이 되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이 장편이 과학소설 문학사에서 그리고 대재앙 이야기의 계보에서 의의를 갖는 것은 아이디어의 참신성 뿐 아니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잣대의 융통성 있는 적용 때문이다. 소설 내용의 거의 대부분은 우연찮게도 흡혈귀 병원체에 면역인 한 사내가 낮에는 자고 있는 흡혈귀들의 몸에다 말뚝을 꽂으며 돌아다니고 밤에는 감옥보다 튼튼하게 개조한 집 안에서 흡혈귀들의 무차별 공세를 견뎌내는 일상을 하드보일드 풍으로 반복해서 보여준다. 마침내 중과부적으로 싸우다 사로잡힌 주인공은 철장 밖에서 자신의 처형을 기다리는 창백한 얼굴들을 보면서 불현듯 깨닫는다. 이제까지 자신이 잘못 생각했으며 이른바 최후의 인간으로서 지금까지 벌여온 투쟁이 결과적으로 무의미했음을. 문득 자신이야말로 비정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상이란 다수의 개념이자 다수를 위한 개념이다. 단 하나의 존재를 위한 개념이 될 수는 없다. 그러한 깨달음은 그들의 표정에 나타난 감정과 겹쳤다. 경외, 두려움, 형언할 수 없는 공포. 그렇다. 그들은 그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들에게 그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천벌이었다. 자신들이 끼고 살아야 하는 질병보다도 흉측한 존재였던 것이다. 스스로의 존재를 증거 하기 위해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명 아닌 생명을 앗아간 보이지 않는 유령이었다. 그는 그들의 감정을 이해했고 그들에 대한 증오심을 씻었다. 로버트 네빌은 이 땅의 신인류를 내다보았다. 그는 처음부터 그들에게 속할 수 없는 존재였다. 흡혈귀와 마찬가지로 그 역시 파괴돼야 할 저주이자 검은 공포였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그는 고통 속에서도 기쁘다는 생각이 들었다...(중략)... 이제 나는 전설이야. ---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 국내 번역판, 221~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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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장원 SF칼럼니스트 | sfko@naver.com |
첫댓글 요즘같이 교통이 발달한 시기에는 더욱 빨리 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루에도 수십만명이 비행기를 타고 각 대륙으로 여행하고 있으니까요.
아~ !
나는 전설이다라는 영화가 원저의 결말과는 다른거로군요...
이 시작이 대한민국에서 시작되어
인천공항을 통해 전세계로 퍼져나간다는게 문제죠 시작도 한국에서 끝맺음도 한국에서 격암 남사고 예언에서 나왔듯이 소두무족을 조심하라 했는데 요즘 AI발병건을 보니 걱정이 되긴합니다.
영화 내추럴도 결말을 다르게 했죠. 원작은 돈에 매수된 타자.. 삼진아웃..
난 좀비바이러스에 의해 세계인구 90% 이상이 감소될것 같은데.......
흠.. 정상이라는개념과 지구는 사람이 오가던말던 잘지넨다 라는 구약성경 전도서 1장4절이 눈에들어오는군요.. 우주의축소판이라는 인간의 몸도 유익한 균이라도 과대증식하면 독이 되듯 지구의 입장에서 인간의 수가늘어나니 독이라 인식하고 각종 균이나 바이러스 전쟁 재해로 정상으로 돌리려는.. 우리가 병균이며 재앙이라하는것들이 사실은 T임파구나 균을 물리치는 백혈구 라는 거군요
흐..음.. !
어떤 형태든 현생 인류의 끝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구만 봤을때도 수 많은 동식물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졌죠. 그게 우리라고해서 피할 순 없을듯합니다.
언젠간 인류도 멸종하겠죠 최소한 지구가 아니 태양계가 사라지면..........
오메가맨이랑 나는 전설이다를 다 봤습니다. 오메가맨 어릴적 명화극장에서 보고 몇년전 다운해서도 봤지요. 저
도 지구에 혼자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적 있습니다.
영화 찾아서 한번 봐야겠네요... 레볼루션이라는 미드 세계가 정전이 된 이후 내용을 담고 있는데
추천합니다. 재미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