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북부지역 사투리에 대한 고찰
경북의 언어등위선(言語等位線)

이 글에 올린 모든 도표의 출처는 아래 책(冊)임.
경북방언의 지리언어학
김덕호 박사 (경북대) , 출판사 '월인' 2001년 3월 판
세세히 조사항목을 만들어 경북 각 군의 읍, 면 단위까지 파고 들어
채집 했으니,조사 대상자에는 우리 족인(族人)의 이름도 올라 있다.
전체적으로 실증적 노력을 진지하게 한 듯.
‘니껴’
경북(慶北) 말을 ‘니껴’ ‘능교’ ‘여’ 형(形) 세가지로 구분하는 학자가 있다.
니껴 / 능교 란 ‘존대 의문문’ 에 붙는 어미(語尾) 다.
‘능교’ 형 은 선산 이남이니 예를 들어 ‘가다’’오다’ 의 존대의문문을
만들 때 ‘가능교? ‘ ‘오능교 ? ‘ 처럼 ‘능교’ 를 붙인다.
그러나 안동지방에서는 ‘가니껴?’ ‘오니껴? ‘ 가 된다.
이 ‘껴’ 는 ‘안동말’을 가장 쉽게 알아보는 특징으로
‘껴’ 소리 나면, 아하 ! 안동사람 이구나 ! (행정구역이 아니라 문화권개념
안동) 하고 여기면 틀림없다.
내 동생이 얼마 전 회사 현관 구두닦이한테 수입이 어떠십니까 ?
물었더니 ‘월급쟁이한테 댈리껴 ? “ 하더란다. 이것으로 어디 출신인지
당장 알 수 있었다고 ^^
고어(古語) 가 살아 있다 !
말은 변(變)한다. 멀리 올라가지 않더라도 우리 증조부님들만 되도
외래어는 빼고라도 요즈음 바뀐 말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그 변화의 속도는 같지 않으니. 대체로 중앙이 빠르게 변하고
변두리로 갈수록 더디다.
예를 들면 미국이 제 아무리 강대국이라 하더라도 영어에 관한 한
영국 섬이 중앙이고, 미국은 변경이다. 중심지 영국에서는 쉐익스피어
이래 많은 변화를 겪었지만 오히려 미국영어는 옛날에 가깝다고 한다.
또한 언어는 그 경계를 벗어 나면 아예 변화를 멈추기도 한다.
우리나라 한자(漢字)음은 당연히 중국에서 왔다.
본토 중국에서는 지난 천 몇 백 년 동안 발음이 엄청나게 바뀌었으나
우라 나라에 들어 온 한자(漢字)음은 거의 변화가 없어, 자기네 고대발음을
연구하러 우리 나라로 오는 중국 유학생이 있다고 한다.
안동지방은 서두 이야기 대로 고립 된 변두리 지역이니
중앙에서는 이미 사라 진 고어(古語)가 남아 있을 개연성이 높다.
그 대표적으로 내가 느낀 것은 상대존대어간 ‘이’ 다.
‘상대존대어간 (相對尊待語幹)’ 이란 ?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사실 옛날 고등학교 국어 고문(古文) 시간에
다 배운 것이니, 바로 높임 말을 만들 때 붙는 어간이다.
오늘 날 존대말을 만들 때 표준어에서는 "ㅂ니다" 를 쓴다. 예 : 믿다 a 믿습니다. (교회에서는 믿슈ㅂ니다 ! ^^)
그러나 15세시 중세(中世) 국어(國語)에서는 ‘믿다’ 의 존대말은
‘믿으니이다’ 였다.
예; 용비어천가 125장 : … 산행 가 이셔 하나빌 미드니이까 ?
안동지방에는 바로 이 상대존대어간 ‘이’ 가 아직 살아있다.
예를 들면 표준어 " 합니다 " "갑니다" , " 그랬습니다 " 는 안동에서 ‘하니이더’ ‘가니이더’ ‘그랬니이더’ 가 된다.
따라서 충청도 말처럼 빨리 해도 되는 말 느리게 빼는 것이
아니니 만큼 ‘이’ 를 빼고 "하니더’ ‘가니더’ ’그랬니더’ 해 버리면
존대 말이 아닌 것이 되어 버린다.
안동뿐 아니라 경상도 전역이 공통인 사항이 하나 생각 난다.
‘ㄴ’ ‘ㅇ’ 이 모음(母音) 연결 될 때 희미해 진다 !
벌써 7-8 년 전 인가 ?
노무현이 부산시장 나온 적이 있다.
이 때 어느 신문이 선거 분위기 취재하고 말미에 덧붙이기를,
“부산에서는 노무현을 ‘노무혀’ 라고 한다.’ 고 썼다.
부산사람들이 노무현을 ‘노무혀’라고 한다 ? 웬 혀 ?
한참을 웃었는데, 뒤에 모음이 올 때 그런 것을 기자가 모른 것이다.
노무현 뒤에 ‘이’ 가 붙을 때 경상도 말에는 액센트가 있다 보니,
‘혀’ 를 강하게 발음하고 받침 ㄴ 이 약해져 서울 출신 기자 귀에
‘혀이’ 로 들렸을 뿐이다. 액센트 변화 없이 서울식으로 ‘혀이’ 하면
경상도에서도 못 알아 듣는다.
‘경상도에서는 호랑이를 ‘호래이’ 라고 한다며?’ 묻는 친구도 있다.
경상도 사람들 스스로는 ㅇ 빼고 발음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다만 호 에 액센트를 주고 ‘호래이’ 하는 것이다.
또한 몇 년 전 문경 조령산에 갔을 때 누가 ‘베라모티’ 가 뭐냐고 묻는다.
얼른 접수가 되지 않아 갸우뚱하니 안내팻말을 가르키는 데 과연 그렇게
써 있는 것 아닌가 ? 참… 누가 써 붙였는지 되게 촌사람이다 !
(팔도사람 다 오는 관광지 안내판은 표준말로 써야 하는 것 아닌지?)
생각하며 설명해 주기를 ;
베라는 벼랑이고 ‘모티’는 모퉁이 이니 ‘벼랑모퉁이’ 란 뜻이다.
경상도 말에는 고저와 강약이 있으니 모티의 티 를 세게 하고 이를 붙여
‘모티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맏아버지 와 큰아버지
백부(伯父) 백모(伯母)는 표준말로 큰아버지, 큰어머니 지만,
안동지방에서는‘맏아배’ ‘맏어매’ 이며, 조부(祖父) 와 조모(祖母) 를
‘큰아배’ 와 ‘큰어매’ 라고 한다.
그러나 경북에서도 다른 지역에서는 백부, 백모를 큰아배, 큰어매 라고
하니 지역별 편차는 다음 도표와 같다. (출처: 김덕호씨의 전기(前記) 책)

모음(母音) "으" 와 "어" 를 구별 못함.
안동 사람들이 기껏 ‘글’ 이라고 해도 내 귀에는 ‘걸’ 로 들린다.
발음차이를 구별하지 못하는 예는 대략 다음과 같다.
글 (文) - 걸 ( 윷)] 틀 (機) - 털 (毛) 들(野) - 덜 (減少)
지역별 편차는 다음 도표와 같다. (출처 : 김덕호씨의 전기(前記) 책)

‘팔다’ 와 ‘사다’ 는
언어착각(言語錯覺) 언어혼동(言語混同)이 대표적으로 심한 말이다.
왜냐하면 화폐경제가 발달하지 않은 시대에 뭘 사려면 곡식을 내다
팔아야 하니 쌀 팔러 가는 것을 쌀 사러 간다 고 말하는 일이 생긴다.
영양지방에서는 제대로 쓰고 있으나 경북 각 지역이 실로 다양하게
말 하고 있어, 그 분포도는 다음과 같다.


두부와 조포
경상도에서는 두부를 조포라고 한다며? 묻는 친구 들이 있다.
‘조포’ 라고 하는 지역이 있기는 하나 다 그런 것은 아니다.
영양에서는 ‘두부’ 라고 한다. 단 내 귀에는 ‘드:브’ 로 들리지만 ^^
대체로 경북 북부에서는 두부, 남부에서는 ‘조포’ 라고 한다.
(조포가 두부보다 더 오래 된 말이라고 하는데 확실한 것은 모르겠다)
안동 : 두부, 드:부, 더부, 디비 남부 : 조포, 조:포, 조:푸,

부추와 정구지
아래 도표를 보기 전에는 경북 북부는 모두 부추를 정구지 라고 하는
줄로 여겼는데, 봉화 영주 일대는 부추 / 분추 라고 하는 모양이다.
경북에서의 부추에 대한 변이 도표는 다음과 같다.
경상도 이외에서도 ‘정구지’ 로 부르는 곳이 많다.

간장, 지렁, 장물
안동지방에서는 간장을 장물 또는 지렁이라고 한다.
안동 : 장(:), 장(:)물, (지렁도 산발적으로 발견) 동남 : 지렁, 지랑, 기랑, 지렁장, 지렁물, 기랑물 (대체로 지렁이 古形 이다)
그 지역별 변이표는 다음과 같다.

벽과 베리빡
경북일대에서 벽(壁)은 , 벽빡, 버러빡, 벡, 베루빡, 베리빡, 베럴빡,
빌빡, 비이빡등 다양하게 부르는 데, 그 지역별 변이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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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참! 느낌이 많은 글 입니다. 뜻 깊은 연구에 동감됩니다.
60년대 서울 올라 가서
이게 뭐 노? 시간 쪼끔지나 가까이 하지 마라. 난 촌 놈이니까! ~하고 우리 말 대로 서울 말 몰라 고집 부리니까.,,
서울 아들 건방지다고 2학년1학기 때 까지 촌놈(외국 아)으로 취급해 참 젊을 때 어려움 많았습니다.
빨리가 빨랑인지 그 때 알아 지금도 쪼개 서울 말은 쓰지 만 외국어 배우듯이 서울 말 배웠습니다. ㅋ ㅋ~~~
경북 북부지구, 양반고을 언어. (강원남도 언어?). 오늘 많이 배우고 갑니다.
말은 바껴도 고향은 언제나 소백산 밑. 바람쎄고 돌 많은 곳. 내륙의 삼다도.
언어가 아니라 어릴 때 뒤놀던 뒤창락과 남원천......
강한 죽령 바람 맞고 자라 서울 경동시장에 인기 있던 사과 서리
돌 많고 습하지 않아 유일하게 재배되던 국내 6년근 인삼재배지에서 다친 잔 뿌리 이삭줍기,
오색실 달아나라 짜는 비단에 휘날리던 5,60년대의 비로도 치마와 자가도, 고시우라, 소데우라, 70년대의 땡땡이, 지금은 웰빙 옷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