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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향을 즐기는 문향배(聞香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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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취(土臭)가 나는 보이차. |
중국차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이 “중국차의 향이 좋기 때문"이라고 대답을 한다. 중국차는 다양한 향이 나는데, 녹차·백차·황차에서는 주로 풀과 같이 풋풋한 냄새와 콩과 같이 고소한 향을 느낄 수 있고, 청차나 홍차에서는 은은하고 달콤한 꽃의 향기나 향기로운 과일이나 꿀의 향을 느낄 수 있으며, 흑차에서는 흙이나 곰팡이 향, 혹은 이끼(苔)를 연상시키는 향이 나는 것이 있다.
차의 향기 성분에는 알코올·페놀·알데히드·에스테르·산(酸)·케톤·전유황(全硫黃)화합물, 전질소(全窒素)화합물 등 여러 가지 화합물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각종 실험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찻잎에 포함되어 있는 향 성분의 집합체인 정유 성분은 녹차 1천kg의 찻잎으로 부터 170g, 홍차 1천kg의 찻잎으로부터 225g 정도의 정유를 얻을 수 있다. 현재는 가스 크로마토그래피라고 하는 기법이 이용되어 소량의 샘플로 여러 가지를 연구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연구 결과, 정유 성분 중에서 현재까지 밝혀지고 있는 차의 향 성분은 638종에 이르고, 매우 복잡한 구조로 독특한 향을 구성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차의 종류에 따라서도 향의 성분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제다 공정에 차이가 있는 녹차·청차·홍차를 비교해 보면, 녹차가 가장 향기 성분이 적고, 그다음에는 청차와 홍차의 차례로 향기 성분의 함유량이 증가한다. 각각의 찻잎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유의 양은 생찻잎으로 0.02% 이하, 제다된 녹차에서는 0.005~0.02%, 홍차는 이것에 비해 0.01~0.03% 정도인데, 이는 제다공정에 원인이 있다. 생찻잎에는 약 30종류의 향기 성분이 포함되어 있지만, 향기 성분은 제다의 과정에서 그러한 성분이 휘발해 버리기 때문에 제다된 차의 향기는 변하게 된다.
녹차·청차·홍차와는 또 다른 제다공정을 거치는 흑차의 향은 제품에 따라서 매우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구입하기 쉬운 보이차의 숙차(숙병)는 ‘악퇴(渥堆)’라고 불리는 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곰팡이 냄새, 혹은 흙과 같은 향이 나고, 게다가 약한 연기와 같은 페놀계의 냄새가 포함되어 있는 것도 있다. 생차(청병)의 일부에서 느껴지는 녹차나 홍차와 같이 상쾌한 청향이나 화향은, 숙차의 경우에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이처럼 숙차에서 나는 고취(古臭), 즉 곰팡이 냄새라 하는 것은 숙차에 포함되는 향기 성분에 α-테르피네오르와 여러 가지의 알데히드류, 케톤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원인이다.
게다가 녹차나 홍차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메톡시 페놀류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은 악퇴의 공정으로 만들어지는 미생물 발효에 의해서 생성되는 것이다. 또 고차 냄새가 나는 것은 불포화 알데히드류나 알코올류에 화향이라 하는 리나롤과 네롤 등이 섞여서 보이차의 독특한 ‘진향(陳香)’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차에 각각의 향이 생성되는 것은 제다 공정의 차이에 따른 것이고, 이러한 차이점과 특징을 잘 알아야 질이 좋은 중국차와 보이차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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