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은 상황도 벌어지고 수많은 사람들을 접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등정일(12월 30일) 전날로 기억된다. 부산 D공업고에 재직하고 있음을 밝히면서 "내일 오름에 동행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런 류의 전화는 늘상 있는 일이라 동행을 허락하였다.
2006년 마지막 답사일에 모임 장소에 찾아온 분은 부산운봉산악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태욱 님(부산 동아공업고)이었고 오르미들과 함께 널개오름과 당오름을 거쳐 수월봉에서 해넘이 장관에 동행하였으며 한해를 마무리하는 평가회에도 자연스레 함께하였다.
이후, 정 선생님은 제주에 머무르면서 보고 싶은 곳들을 두루 찾아다녔고 일주일 뒤에 오르미들의 오름답사(큰노꼬메)에 다시 동행하였다. 당시 오르미 게시판에 남긴 글에는,
"... 좋은 오름을 함께 오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따뜻하게 맞이하여 주신 오르미 회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히 널개오름에서 바라본 비양도와 주변 정경, 당오름에서의 차귀도의 절경 및 해안의 멋진 풍광은 오래도록 저의 머리속에 기억되리라 생각됩니다. (중략) 오르미 회원님들께서도 부산지역으로의 산행나들이 계획이 있으실 때 연락주시면 성실히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하략)"
이후 정 선생님은 부산운봉산악회와 우리 오르미들과의 자매결연을 위한 가교를 담당하였다. 2007년 3월에 오르미들은 예정에 없던 가야산행이 계획되었다. 오르미 알림판에서 이를 확인한 정 선생님은 부산운봉산악회 문태기 회장님 내외분과 함께 오르미들의 일정에 맞춰 가야산까지 와서 가야산행의 길잡이까지 담당하였으며 자매결연을 위한 방안까지 제안하였다.
그 이후, 정 선생님은 두 차례나 더 제주에 내려왔다. 올 때마다 오르미들과 자연스레 오름답사에 동행하였고 2007년 7월에 오르미홈 '지난 주 답사'에는,
"정겨운 오르미님들과 함께 오른 알바매기오름에서 바라본 주변의 오름과 전경들... 사봉낙조로 유명한 별도봉과 사라봉, 이 모든 것을 오르미님들과 함께 한 시간이 그립습니다. 언제나 반갑게 맞아주시고 또한 포근한 마음으로 감싸주시는 오르미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오름 오르미님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라고 감사함을 글로 남겼다.
한편, 2007년 9월의 태풍 '나리'가 제주를 덥칠 때는, '태풍 나리가 제주도 동쪽을 근접하여 지나면서 동반한 강풍과 폭우로 인해 많은 수해를 입었다는 보도를 들었습니다. 오르미님들의 가정에는 비로 인한 피해가 없으신지 걱정이 되네요. 이번 수해로 인한 어려움을 운봉산악회 회원들은 오르미님들과 제주도민 모두가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기를 멀리서 기원드립니다.'라는 위로도 잊지 않았다.
2007년 9월의 오르미들의 주왕산과 경주 남산 산행 때의 일이다. 그 머나먼 주왕산까지 찾아옴도 예삿일이 아니지만 주왕산을 출발하여 주산지 - 포항 - 호미곶 - 대왕암 - 감은사지 - 골굴암 - 서출지 - 남산 입구(삼릉)에 이르면서 해박한 설명과 안내로 의미있는 답사를 이뤄줬는가 하면 부산운봉산악회 4명의 회원들과 함께 남산을 동반 산행하도록 하면서 등산로 곳곳에 산재한 유적과 유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잊지 않았다. 그리고 부산으로 이동했어도 그 정성과 성의는 광안대교 야경 조망과 이튿날에는 금정산을 비롯한 부산의 주요 볼거리를 접하게 하는 배려로 이어졌다.
불국(佛國)의 경주 남산을 오르내리면서 '인연'이란 두 글자가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인연(因緣),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라 풀이되지만 불가에서는 '인(因)과 연(緣)을 아울러 이르는 말. 곧 결과를 만드는 직접적인 힘과 그를 돕는 외적이고 간접적인 힘이다.'라고 해석되고 있다.
그렇다면 정태욱 선생님과 나와의 인연, 부산운봉산악회와 우리 오름오르미들과의 인연은? 여럿 인연 가운데 '산 같은 인연'이었으면 좋겠다. '산(山)의 인(因)으로 산(山)처럼 살아가는 연(緣)'을 맺어 서로 배려하면서 이슬처럼 곱지는 않더라도 삶의 향내음이 오래오래 기억되는 그련 인연이 '산(山) 같은 인연'일 것이다.
(2007. 09. 26.)
--- '참 좋은 삶의 인연'(좋은글 中에서)
우리의 소중한 인연은 진실된 마음이 통하여 기쁨과 행복이 넘쳐나는 참 좋은 삶의 인연이고 싶습니다. 우리 함께하는 참 좋은 인연으로 영롱한 아침 이슬처럼 맑고 밝은 마음으로 서로를 위로하고 배려하는 푸른 삶의 향내음이 가득한 참 아름다운 삶의 인연이고 싶습니다. 늘 함께 할수 없지만 마음 깊이 흐르는 정으로 말을 하지 않아도 느낌만으로 삶의 기쁨과 아픔을 나누며 웃음과 눈물을 함께하는 참 따뜻한 삶의 인연이고 싶습니다. 우리 서로에게 함께하는 마음으로 마음에 남겨지는 깊은 정으로 늘 맑은 호수같이 푸른 삶의 참 좋은 인연으로 오래 기억되는 우리이고 싶습니다.
첫댓글 감동먹었수다레.......맞는교? 수고하신 운봉님이나 오르미님이나 다들 좋으신분들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