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18일 오후 핫핑크돌핀스는 서귀포시 강정천과 바다가 만나는 냇깍, 멧부리, 지서여 부근에서 해양환경 탐사 활동을 벌였습니다.
사시사철 맑은 물이 풍부하게 흐르는 강정천은 서귀포시민의 70%가 마시는 식수를 공급합니다.
이 깨끗한 물이 강정 바다로 흘러들고 그 곳에는 해군기지 공사가 벌어지기 전까지 건강하고 풍부한 해양생태계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이곳이 강정천과 바다가 만나는 냇깍입니다.
핫핑크돌핀스 회원들은 이곳에서 수중 조사와 생태계 탐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모래 바닥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고, 은어를 비롯해 각종 물고기가 무궁무진했던 이곳 강정 바다는 제주 해군기지가 들어서면서 조류의 흐름이 완전히 바뀌면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먼저 수중의 부유물과 토사와 낙엽 그리고 쓰레기 등을 비롯한 오염물질 등이 먼바다로 나가지 못하고 연안에 쌓이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조류가 차단되자 깨끗했던 이곳 강정천 냇깍이 이제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강정천과 악근천 사이와 봉등이소 지역에는 휩쓸려온 낙엽과 나뭇가지 등이 무려 2-3미터 정도로 엄청나게 쌓여 있고, 이 낙엽이 부패하면서 심한 악취가 난다고 마을 주민들이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토사와 낙엽이 바다 밑바닥에 켜켜이 쌓이고 있는 모습은 이날 함께 탐사에 나선 프리다이버 조인래 강사가 찍은 사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모래가 쌓여 있어야 할 냇깍 아래 지서여 부근 바닷속의 모습입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 독특한 기수 지역 해양생태계를 자랑하던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제주 해군기지가 세워놓은 길다란 방파제 때문에 조류의 흐름이 바뀌면서 이곳은 토사와 낙엽 등이 점차 엄청나게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런 곳에서는 생물이 살기 힘듭니다.
이날 바다속에서는 범돔 새끼들만 겨우 모습을 드러냅니다.
온갖 부유물들이 많아서 시야도 매우 탁합니다. 인근 바다가 시야가 10미터 이상 나오는데, 이곳은 3미터 정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바로 앞에서 헤엄치는 범돔의 모습도 탁한 물 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ㅠㅠ
강정천과 그 앞바다에 서식하던 은어들도 올해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토사가 쌓이면서 은어의 서식처가 파괴된 것입니다.
무엇보다 맷부리-냇깍-지서여 부근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것이 큰 문제로 보입니다.
강정마을 주민의 증언에 의하면 올해 계속해서 악취가 난다고 합니다.
강정마을회 고권일 부회장 님은 인근에 2-3미터로 퇴적되어 쌓여 있는 낙엽이 부패하면서 나는 악취가 아닐까 하셨는데, 저희들이 직접 강정천에서 악근천까지 낙엽 더미 위를 20분간 걸어보면서 악취가 나는지 확인해 보았으나 낙엽 더미에서는 악취가 나지 않았습니다.
냇깍 아래에서 바다 한가운데에서 화장실 암모니아 냄새 같은 기분 나쁜 악취가 계속 나고 있어서 몹시 신경을 거슬립니다.
이날 강정천 일대 해양환경 탐사에 동행한 서귀포신문 김재훈 기자가 인근 켄싱턴 리조트 직원에게 이 악취의 원인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하였습니다.
켄싱턴 리조트 직원은 악취의 원인이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저 앞에 보이는 갯바위가 바로 지서여입니다. 제주 화산섬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주상절리 형태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곳에서 악취가 나고 있어서 그 원인을 찾아보려고 인근을 샅샅이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켄싱턴 리조트에서 강정천과 바로 연결된 지하배출구에서 뭔가 이상한 액체가 배출되고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켄싱턴 리조트 수영장 아래에 매설된 지하관을 통해 뭔가 화학물질처럼 보이는 오염물질이 그대로 강정천으로 흘러 들고 있습니다.
켄싱턴 리조트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없어서 이 물질이 리조트 안의 어떤 장소에서 정확히 흘러나오는지 확인할 수는 없지만, 켄싱턴 리조트와 연결되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다만, 악취의 원인이 이 화학물질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이 물질이 켄싱턴 리조트 배출관을 따라 강정천으로 흘러드는 곳에서 악취는 전혀 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오염물질은 뭘까요?
그리고 이런 물질이 1급수인 강정천으로 그대로 흘러들어서는 안되는데, 서귀포시청의 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핫핑크돌핀스는 강정천 냇깍 일대에서 나는 악취의 원인이 어쩌면 제주 해군기지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하지만, 정확한 원인은 현재로서는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수질검사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켄싱턴 리조트에서 흘러나오는 물질이 무엇인지도 밝혀내야 할 것입니다.
제주 해군기지 공사가 시작되고, 완공이 된 지금 현재 강정마을 일대 해양생태계도 커다란 변화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연생태 우수마을이었고, 절대보전지역이었던 강정 구럼비 바위 일대와 그 앞바다는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까요?
핫핑크돌핀스는 남방큰돌고래들이 뛰어 놀았던 이곳 생태계가 다시 회복되길 희망하면서 생태계 보호활동을 이어갈 것이며, 지속적으로 해양환경 탐사에 나설 것입니다.
사진: 조인래, 조약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