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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미라지나이트 입니다.
3월중순으로 들어서면서 제법 훈훈한 바람이 불어오는게 봄기운이 완연한 것 같습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요즘 날씨 같은 기간이 도색하기에는 가장 좋은 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번 아카데미 F-16C CG/CJ 팰콘 리뷰 이후 삘~받아 이어지는 최신 전투기 리뷰 입니다. 바로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라 불리는 F-22 RAPTOR 가 바로 오늘의 리뷰 주제 입니다.
먼저 이어지는 것은 언제나 제 리뷰의 단골주제인 실기체 연구 입니다. 이번에는 국내 최고의 군사 포털 싸이트로 유명한 유용원의 군사사계에서 ‘땡칠이 씨리즈’로 유명한 땡칠이 님의 글로 시작해 봅니다. 다소 긴 내용이지만 매우 충실한 내용으로 읽어볼만한 글입니다. 정 귀찮으시다면 그대로 아래로 내려서 바로 리뷰로 가셔도 됩니다.
* 땡칠이 씨리즈 19탄. F-22 랩터의 모든 것 - Part 1.
땡칠이 씨리즈 19탄과 이어지는 20탄은 제목 그대로 “뜨거운 감자”, F-22 랩터 전투기의 A부터 Z까지를 상세하게 다루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매니아들 사이에선 F-22 에 대한 진실과 실체는 가리워진 채 편견과 뜬소문만 난무하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듯 합니다.
또 이 획기적인 전투기가 단지 엄청난 고가의 기체로만 막연하게 인식되어 멀리 남의 나라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는데, 이러한 잘못된 관념이 F-22의 실체를 올바르게 인식하는데 방해가 되고 있지요. 이제 F-22 Raptor에 대한 우리의 편견도 바뀌어야할 시점에 왔습니다. 이번에 올리는 글은 언론, 출판물이나 인터넷 상으로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자료도 많으니 여러 매니아들에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랍니다.
* 랩터의 탄생배경.
왜 F-22 Raptor가 탄생하게 되었는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은 간단합니다. 전투기의 세대교체. 미공군의 현용 일선 제트 전투기들은 뛰어난 성능을 지니고 있지만 모두 30년이 더 지난 1960년대의 설계 개념으로 탄생한 기체들입니다. 물론 상당수의 기체들이 한계수명에 다가가고 있기도 하구요.
더 단순하게 말하자면 F-22 랩터는 미공군 F-15 이글의 후계기로 차세대 제공전투기라고 말할 수 있겠지요. 1980년대 초부터 새로운 개념의 전투기가 계획되었고, 여러 항공회사들의 기초안을 토대로 미공군은 Advanced Tactical Fighter (ATF)라는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진행시키게 되는데, 이 때가 꼭 21년전인 1983년 5월이었습니다.
[1980~90년대 YF-22 와 끝까지 경합을 벌였던 놉스롭의 YF-23 블랙위도우 역시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었으나 너무 시대를 앞서간 기체스타일덕에 아쉽게 탈락된 비운의 기체가 되었다]
ATF 계획은 미국의 전통적인 전술사상, 이 땡칠이가 “미국의 의지”라고 표현하는 “어떠한 비용과 기간이 들어가든 최고의 제공전투기를 확보한다”는 개념에 의거하여 개발된 기체입니다. 미국이 갖고 있던 모든 과학과 공학의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기체란 뜻이지요.
[YF-22 와 양산형인 F-22 간의 차이 같은듯 하면서 꽤 많은 수정이 가해졌음을 잘 알수있다]
우선 기본적인 명칭부터 한 차원 높아졌습니다. 1970년대 초반 등장하여 탁월한 성능을 보였던 F-15에게 붙여진 용어가 공중우세전투기(Air Superiority Figter)였습니다. 우세(Superiority)라는 개념은 반드시 그렇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전장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는, 적보다 우위에 있다는, 상당히 조심스러운 표현이지요.
이러한 조심스러움도 랩터에 와서는 일방적인 자신감으로 변모하고 말았지요. 돈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확고한 신념. 그것이 기본적인 명칭을 변화시켰습니다. F-22 랩터를 가리켜 공중지배전투기(Air Dominance Fighter)라 부릅니다.
지배(Dominance)란 표현은 일방성을 의미합니다. 왜 변태성욕자 중에 채찍 들고 설치는 사람들 있지 않습니까? 맞는 사람은 일방적으로 복종만 하지요.
Dominance란 그런데 사용되는 용어입니다. 지배자가 있기 위해선 피지배자가 있는 것처럼 이젠 일방적으로 적을 압도한다는 자신감에 찬 명칭을 랩터 전투기에 붙이게 되었지요. 그 자신감이 과대망상인지, 아니면 근거 있는 확신인지는 이 글을 다 읽어보면 자연스레 결론이 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거나 이 거창한 사업이 미공군에 의해서 발주되자, 세계굴지의 방산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경쟁에 참가하게 됩니다. 매니아 여러분도 잘아는 대로 여러 업체들은 이합집산을 거듭하여 두개의 컨소시엄으로 나뉘었지요. 그리하여 YF-22와 YF-23이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YF-22는 록히드마틴, 보잉, 제너럴 다이나믹스가 합작을 했고 YF-23은 노스롭그루먼과 맥도넬 더글라스가 합작을 했습니다.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 군수산업계의 빅뱅이 이루어져 맥도널 더글라스가 보잉에 합병되고 제네럴 다이나믹스는 록히드에 합병되어 요상한 대결이 되고 말았지만, 결국 록히드마틴 진영의 F-22가 최종 승자로 결정되었습니다.
* 부문별 제조 공정과 개발과정.
콘소시엄이 이루어진 결과로 제조 공정 또한 메이커별로 분리되게 되었지요. 이 역시 드문 경우로 전투기를 대형 군수업체들이 나누어 만들게 된 이면에는 F-22 프로젝트가 기술적, 경제적으로 얼마나 대단한 계획인가를 반증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분담 내역은 아래와 같지요.
(1) Lockheed Martin - 프로그램 총괄 관리, 전방동체, 조종석 일체, 에어 데이터 시스템, 플랩과 꼬리부분의 어셈블리, 랜딩기어와 최종조립.
(2) Lockheed Martin사 Fort Worth 부문(과거 제네럴 다이나믹스) - 중앙동체와 전기, 연료, 유압 시스템 그리고 관성항법장치와 통합 전자전 장치(INEWS), 통신, 항법, 식별 시스템(CNI).
* INEWS = Intergrated Electric Warfare System
* CNI = Communication, Navigation, Identification
(3) Boeing - 주날개와 동체후부, 엔진탑재, 보조동력 발생장치, 레이더 및 전방적외선 감시추적 장치(IRST), 레이다 및 전자기기의 베드 테스트기(보잉 757 개조기, 89년 8월 최초비행), 그리고 시뮬레이터와 훈련시스템.
* IRST = Infra-Red Search and Track
(4) Pratt and Whitney
F119-PW-100 엔진.
이외 이들 네 업체의 하청기업으로 전 세계 1,150개가 넘는 업체들이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지요. 포션을 따져보면 전체 작업량의 약 67%를 록히드마틴 사가 담당한다고 합니다. 결국 이 사활을 건 싸움에서 최종 승자는 록히드마틴이었다고 봐야지요.
시제기 최초 비행은 1990년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양산형 1호기는 1997년 4월 9일, 미국 조지아주의 록히드 마틴 조립공장에서 최초 공개되었습니다. 허나 소프트웨어 결함과 연료탱크 이상이 발견되어 최초의 시험비행은 1997년 9월에야 이루어졌지요. 1998년 6월에는 두 번째 양산형 기체가 완성되어 지금까지 모두 8대의 F-22를 시험비행용 기체로 만들어 수많은 시험이 행해졌습니다. 2003년 5월에는 시험비행시간 3000시간을 돌파하였으며 미공군에 실전배치는 2005년 12월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시험비행을 통해 뛰어난 성능이 입증되면서 단순한 제공기체로 쓰기는 너무 아깝다는 의견이 많아서 2002년 9월 F-22에 대해 새로운 임무로 적 방공망 제압(SEAD)과 전자정보 수집(ELINT)이 추가되었지요. 그리고 AN/APG-77에 대지공격 소프트웨어가 완성되는 대로 장거리 침공(DSO) 임무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 Suppression of Enemy Air Defense (SEAD)
* Electronic Intelligence (ELINT)
* Deep Strike Operations (DSO)
* 무엇이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키는가?
새로운 테크놀로지는 새로운 개념의 무기를 탄생시킵니다. 그렇게 탄생된 무기는 전쟁의 양상을 변화시키지요. 서로 죽고 죽이는 그 살벌한 전쟁터에서도 전혀 이루어질 것 같지 않던 놀라운 결과가 아주 사소하고 우연한 사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을 우린 많이 보아왔습니다.
매니아 여러분도 잘 아는 한 가지 예를 들지요. 1차대전 당시 서부전선에서 대치하던 독일군과 프랑스, 영국군은 지리한 참호전만을 계속했습니다. 엄청난 수의 대포와 병력을 집결시키고 막대한 포탄을 몇 일간에 걸쳐 쏜 후에 보병을 돌격시켰지만, 몇 남지도 않은 기관총 진지에 연대와 사단의 진격이 저지되는 일이 흔했습니다.
보병의 돌격능력, 그 무모한 총알받이 싸움에 승패를 걸다보니 결국 엄청난 피를 흘린 채 소모전만 계속하게 되었지요. 이 어려운 현실을 상상 밖으로 손쉽게 타계한 것은 전술가의 지략이나 병사의 비범한 용기가 아니라 엔지니어의 예기치 못한 발명품이었습니다. 바로 탱크죠. 나중에 영국군이 장갑이 강화된 탱크를 수백대 집단 운용하여 공격을 감행하자 독일군 수개 사단이 전멸하면서 엄청난 넓이의 진격로가 거짓말처럼 뚫렸습니다. 용감하다는 독일군 보병들까지 일시적으로 탱크 공황상태에 빠지기까지 했지요.
이제 전투기와 공중전의 개념에 이러한 기술적 혁신을 적용시킬 차례입니다. 물론 1차 대전 때의 탱크만큼은 아니어도 F-22 랩터의 혁신성은 기념비적이라고 할 만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차후의 공중전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저 성능 좋은 차세대 전투기로 폄하할 사항이 아니란 얘기지요. 간단하게 정리해 봅시다.
1) 스텔스성. (Stealth) : 가까이 다가가기 전엔 그 존재를 알지 못합니다.
2) 초기동성. (Super air combat maneuverability) : 이제까지 전투기들이 생각도 못한 기동을 합
니다.
3) 초음속 순항. (Supercruise) :에프터 버너 안키고도 마하 1.5로 장시간 비행 가능하지요. 전장이
탈, 추격의 중장거리 항속전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4) 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격추시키는 능력 (First Look, First Shot, First Kill) : 글자 그대로
입니다. 항상 한 발 앞서지요.
5) 일발필살. (One-shot kill capability) : 특별한 상대가 아니면 한 번 공격으로 끝을 봅니다.
6) 전자전 전용기체 수준의 전자전 능력 : 먼저 레이다를 설명할 때 간단하게 소개했었지요?
7) 높은 전장 생존성 (High Survivability) : 지금까지 개발된 어떤 기체보다 실전 손실율이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8) 간편한 정비성 (Portable Maintenance Aide - PMA) : F-15의 절반 정도의 인원만으로 효과적인 정비가 가능합니다.
* 스텔스성.
F-22 랩터의 획기적인 성능 첫째는 스텔스(Stealth) 전투기라는 사실입니다. 물론 이 기술은 랩터가 최초가 아닙니다. 더 유명하고 특화된 F-117 이라는 기체가 있지요. 허나 이 기체는 F, 곧 Fighter라는 분류가 어울리지 않지요. A-117 이 더 적합합니다. 공중전은 못하니까. 물론 그 반대로 랩터 전투기는 완벽한 스텔스기는 아닙니다. 허나 완벽하진 않더라도 아주 효과적인 스텔스(Stealth)성능을 갖고 있지요. 첫 손 꼽는 비범한 능력으로 제공전투기로는 아주 독보적이지요.
이 기능을 이해하려면 먼저 스텔스 테크놀로지에 대한 기초 지식을 이해해야만 합니다. 이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지요.
스텔스 기능이란 단순히 레이다에 탐지되지 않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적의 센서에 탐지되는 않는 일체의 테크놀로지를 포괄합니다. 크게 구분하면 다섯 가지 정도로 분류할 수 있지요.
[최종 양산형인 1호기의 3면도 타미야 제품의 기본베이스가 된 일러스트이다]
1) Baffle Radar - 레이더 탐지 억제.
2) Hides heat - 엔진 열발산 억제.
3) Less Detective Radar - 탑재 레이다 전파 피탐지율 극소화.
4) Run silent - 소음감소. 정숙비행.
5) Fools the Eyes - 검은색 도장. 야간용 위장도색. (F-117, B-2)
(1) Baffles Radar.
baffle 은 적을 까깝하게 만든다는 의미입니다. 오늘날 원거리의 적기를 모두 레이더에 의존해 탐지하기 때문에 사실 가장 중요한 스텔스 성능입니다. 레이다가 곧 눈과 같으니까. 사실 이 테크놀로지는 일종의 마술처럼 묘한 매력을 지닌 분야입니다. 투명인간이란 영화도 있었지요? 굉장한 이점을 갖게 되어 온갖 불가능한 일들을 해내지 않습니까? 여탕도 들어가니까.
투명인간을 영어로 Invisible Man 이라고 합니다. 바로 그렇지요. 스텔스 전투기를 다른 단어로 표현하지면 Invisible Fighter 입니다. 저쪽의 센서가 이쪽의 존재를 전혀 감지하지 못한다는 의미죠. 더 설명할 필요도 없이 엄청난 전술적 이점을 갖게 됩니다.
이에 대한 연구는 사실 레이다가 개발될 때부터 있었지요. 허나 실험용 기체제작이 별로 큰 진전을 보지 못했지요. 설계는 말할 것도 없고. 레이다 스텔스 기술에 대한 돌파구가 열린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러시아(구 소련) 과학자에 의해서 였지요.
1961년 러시아 물리학자 Pyotr Ufimtsev 가 레이다 전파 반사율을 수학적으로 계량화 할 수 있는 이론을 발표했습니다. 수년 후 미국에서 이 책이 번역되었는데, 그 책 이름이 "Method of Edge Waves In The Physical Theory of Diffraction"였지요.
레이다파 반사율을 3차원적으로 아주 쉽게 계량화함에 따라 이를 이용하여 스텔스 성능을 설계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요. 그리고 미국 록히드 항공사에서 극비연구를 하고 있던 Denys Overholser 가 이 이론을 이용하여 방대한 양의 수학적 계산을 빠르게 행할 수 있는 전용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 이름을 “EHCO 1”이라고 붙였습니다. 이 때가 1975년.
록히드 항공사는 이 기술로 펜타곤을 설득하면 큰 돈이 된다는 것을 금방 알아채고 모종의 작업에 들어갑니다. 시점도 아주 좋았지요. 2년전 4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의 당시 최강이던 미국제 F-4 팬텀이 소련제 대공미사일에 작살이 나는 통에 펜타곤이 아주 곤혹스러워 하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전자전 시스템의 대량 개발과 더불어 스텔스 기술 개발이 본격 추진되기 시작합니다.
[F-22 랩터의 위대한 능력은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스텔스 기체라는 점이다.]
미 공군의 요청에 의하여 스텔스 기술을 추진한 항공사는 록히드와 노드롭 뿐이었습니다. 경쟁적으로 진행되던 이들의 연구는 결국 록히드사의 F-117과 노드롭사의 B-2 폭격기로 결실을 보았지요. 오늘날도 스텔스 테크놀로지 대부분은 록히드마틴, 노드롭그루먼, 두 회사만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한 YF-22와 YF-23의 경쟁이 록히드마틴 그룹과 노드롭그루만 그룹으로 나뉜 것도 이런 이유지요.
당시 스텔스 설계의 핵심이 되는 단어는 RCS 였습니다. Radar Cross Section. 전파반사면적.
초기 경쟁에서는 록히드가 한 발 앞서 갔지요. 노드롭이 기술적 난제를 고려하고 조심스런 접근을 하여, 저시인성(Low Observable) 특성에 중점을 두고 단순히 이 RCS 를 줄이는 데 노력한 반면 록히드는 안보이는(Invisible) 특성에 중점을 두어 완전한 스텔스를 추구했습니다.
미 공군이 추진한 이 비밀계획은 XST 계획(Experimental Survivable Testbed - 후에 Have Blue 계획으로 개명)이라고 불렀는데, 이걸 입안하고 추진한 장본인은 우리와도 인연이 많은 사람이지요. 클린턴 시절 미국 국방장관을 지냈고 그 후 대북특사로 북한을 방문하기도 한 William J. Perry 였습니다. 이 분은 입양한 한국계 딸을 두고 있기도 하지요.
당시에 펜타곤의 첨단 기술을 총괄하는 위치(국방성 첨단기술 담당 국장)에 있었지요. XST 사업 경쟁에서 탈락한 업체는 Northrop사였는데, 얼마 후 그간의 개발비를 만회해준다는 배려에 의해서 B-2 폭격기 개발 계약을 체결하게 됩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해서 록히드가 만든 F-117 전투기는 1981년 6월 UFO 기지로 의심받기도 하는 네바다 주 Groom 호수 부근 Area 51(51 구역)에서 극비리에 시험비행이 이루어졌습니다.
F-117은 F-22 랩터에 있어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는 기체입니다. 왜냐하면 랩터의 스텔스 기술이 F-117에서 유래했기 때문이지요. 제작사가 같지요. 록히드마틴. 그 기술이 바로 그 기술이란 얘기.
F-117의 경우에 레이더파는 극단적으로 각진 단면에 의해 편향되는데, 효과가 높다는 측면도 있지만 F-117이 개발될 당시 70년대의 소프트웨어가 곡면체의 레이더 반사율을 수학적으로 계량화 할 수 없어서 이러한 설계가 채택된 측면도 있답니다. 허나 그 후 80년대 들어와서 소프트웨어의 개량과 연산능력의 발달로 곡면체의 레이터파 반사면적을 정확하게 계산할 수 있게 되어, F-22 랩터의 경우 극단적인 다면체 설계를 하지 않고도(항공역학적 장점을 살리면서) 스텔스 성능을 추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전술사상의 이면에는 제공전투기의 경우 완벽하게 스텔스 성능을 갖출 필요가 없다는 계산도 깔려있지요. 투명(Invisible)까지 안가더라도 아주 높은 정도의 저시인성(Low Observable)만으로도 압도적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 선 것입니다. 대신 나머지를 기동성 증대를 위한 공기역학적 설계에 맞출 수 있었지요.
다시 레이다 스텔스 기술의 기초로 돌아갑시다. 이 기술의 요체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레이다파를 특정방향으로만 반사시켜 반사파를 적이 수신하지 못하도록 하는 설계와 레이더 파를 흡수하는 재료, 주로 특수한 도료에 관한 기술입니다.
먼저 기체의 구조재료 자체를 레이더 반사가 적은 물질로 사용할 수도 있지요. B-2 폭격기는 일반 알루미늄 합금이 아닌 흑연 재질의 복합재를 기체표면에 사용하여 레이더 파를 흡수, 변조하는 방법을 쓰고 있지요. 또 다른 방법으로 전파흡수용 테이프를 붙이는 방법도 씁니다. 간편하다는 장점 때문에.
하지만 보편적인 방법은 레이더 흡수물질로서 페라이트(ferrite)라는 전자기적(Electromagnetic) 재료를 화학안정제와 특수 도료에 섞어서 분사시켜 기체 표면에 흡착시키는 방법을 씁니다.
페라이트(인조 자석도 페라이트의 일종)는 재료도 다양하고(바륨, 니켈, 쿠리, 세라믹 등등) 일반 산업계에서 대량으로 사용되는 물질입니다. 스피커 진동자에서 VCR 헤드에 이르기까지, 수백억 달러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물질이지요. 페라이트의 자세한 제조과정이나 물질적 특성은 전문적인 부분이라 이 땡칠이가 감히 말할 바가 못됩니다. 매니아분들 중에서 재료공학이나 전자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있으면 좀 자세히 설명해주기를 부탁합니다.
이 레이더 흡수물질은 레이더파의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바꾸어 표면에 머물게 하거나 주파수대(Band)를 변형시켜 반사하게 되는데, 다수가 흡수되고 나머지 반사파의 상당부분도 적의 레이더가 판독할 수 없는 주파수로 변형되어 되돌아가게 되지요.
F-117과 F-22에 사용되는 페라이트 물질의 정확한 화학식과 제조공정, 또 도료에 섞어 분사하고 화학,물리적으로 안정시키는 방법 등은 1급 기밀로서 발표된 바가 없습니다. 다만 단순히 성분만을 안다는 것으로 스텔스 기술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만은 꼭 말해두고 싶습니다. 일관된 공정이 대단히 복잡합니다. 여기에 보수, 유지 기술과 스텔스 기체 운용기술이 더해져야 하기 때문에 미국이 갖는 스텔스 기술의 우위는 압도적인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이에 관한 예를 하나 들지요. 1999년 3월 코소보에서 세르비아군의 대공포에 의해 F-117기 1대가 격추되었는데, 스텔스 기술의 무적 신화가 깨진 사건으로 참 한동안 요란했지요. 세르비아군은 텔레비전에 스텔스 항공기 잔해를 줄기차게 방영하였고 그 파편들은 러시아 등 관련국가로 보내진 것으로 추정되었지요.
허나 미국의 전문가들 중 파편을 입수한 러시아 등이 스텔스기술에 획기적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었지요. 그 공정자체가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운용과정도 복잡하고.
많은 매니아들은 F-117이 스텔스기라고 아무 밤이나 아무 곳이나 겁 없이 날아다니는 줄 아는데, 천만의 말씀입니다. 미국 스텔스기 운용부대는 미국 인공위성과 전자전기 등이 수집한 전서계의 레이다망에 대한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보유하고 있지요. 정기적으로 업데이트 됩니다. 특정지역의 레이다 수, 기종, 출력, 사용밴드, 탐지범위 등등.
이 자료들은 F-117기의 컴퓨터에 입력되어 비행시 철저하게 참조하면서 날아가게 됩니다. 아울러 전자전기와 AWACS기 같은 지원부대로 비밀리에 함께 근방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이처럼 운영과정 또한 말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특히 세르비아 격추 건은 세르비아 군이 나토군의 모기지인 이탈리아의 아비아노(Aviano) 공군기지와의 비행경로를 추정하고 F-117 데이터에 없는 이동식 대공포대를 몰래 배치하여 광학 탐지한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미국의 스텔스 기술의 우위는 절대 단순한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다음 이야기. 레이다 스텔스 기술의 또 한 가지 방법은 다면체 설계입니다. 잘 알려진 대로 각진 다면체 설계로 레이다를 특정 방향을 반사시키는 기술은 해군의 대형 전투함에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지요. 심지어 엄청난 덩치의 샤를르 드골 항공모함에까지 이 설계가 채택될 정도입니다. 틀림없이 효과가 있지요. 허나 전투기의 경우는 그렇게 마음 놓고 이러한 다면체 설계를 하진 못합니다.
왜냐하면 전투기는 고속으로 기동하는 물체이기 때문에 이러한 스텔스 설계가 엄청난 항력(Drag), 곧 공기저항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죠.
F-117을 Night Hawk 라고 부르지요? 전투기 닉네임에 밤, Night 라는 단어가 붙은 건 이 기체가 처음이자 마지막일 겁니다. 낮에는 다니지 말라는 얘기지요. 오직 스텔스성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철저한 다면체 설계에 엔진 흡입구에도 레이다파를 난반사하는 특수한 형태의 금속망이 붙여져 있지요. 그 흔한 사이드와인더 조차 장비하지 않습니다. 왜 일까요?
이 기체는 항력이 너무도 커서 ACM(공중전투기동)을 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대낮에 미그 15하고 공중전을 붙어도 깨집니다. 그러니까 밤에만 다녀야지요.
사실이지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초반에 걸쳐 이 F-117을 개발할 당시에 이 기체의 제공형 기체를 함께 연구했던 적이 있었지요. 엄청난 전술적 우위에 구미가 당겨 연구를 거듭했으나 결론은 “불가능”이었습니다. 항력이 너무도 커서 근접전이 불가능했지요. 십몇년이 지나 F-22에 이르러서는 그 불가능할 것 같았던 스텔스성과 고기동성, 두 개념의 동거가 드디어 가능해졌습니다. 눈부신 과학과 기술의 발달을 상징하는 사건이지요.
랩터는 F-117처럼 완전한 스텔스는 아닙니다. 초음속 성능 때문에 엔진흡입구를 특수한 금속망으로 가릴 수도 없고, 완벽한 다면체로 만들 수도 없었지요. 기동성을 더 죽일 수는 없으니까. 결국 F-22의 스텔스 성은 F-117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적이 알지만, 그러기 전까지는 모르는 정도 입니다. 그 거리는 수십 Km. 허나 전투기에게 이 정도 거리는 코앞까지 와 있는 상태로 아주 치명적인 거리입니다.
이와 같이 F-22전투기의 주요 외부 재료는 스텔스 전투기인 F-117에도 사용되는 전파흡수재료(RAM-Radar absorbent material)가 대량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본적인 원리나 성분은 큰 차이가 없지만, F-117처럼 정비시에 발로 밟아서 안되거나(실제로 F-117이나 B-2에는 기체 부분 부분에 정비사가 밟아서는 안되는 선이 표시되어 있슴) 비를 맞으면 재정비해야하는 그러한 번거로움 없이, 그냥 일반 항공기 재료처럼 다루어도 스텔스성을 계속 유지하는 획기적인 정비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 공군은 F-117 운용 초기에는 이 특수도료가 쉽게 벗겨져서 많은 낭패를 본 바 있었지요. 검사하고 다시 분사하여 흡착시키고를 반복했는데 막대한 유지비를 썼다고 합니다. 물론 랩터에 적용되는 이 신기술은 현재 운용중인 F-117기 개량에도 사용되어 많은 발전을 보았다고 하지요.
F-22 랩터는 기체 전체의 형상에도 세심한 고려가 이루어졌지요. 공기흡입구(Air Intake)와 엔진 위치의 설계에도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었는데 랩터의 엔진흡입구는 커다란 기수부가 좁아지는 부분에 아래쪽 45도 방향으로 얼마간 파묻히는 모양으로 설계되었습니다. 전투기의 전면 탐지율을 줄이는 방법으로 널리 알려진 기술이지요. 아울러 스텔스 처리가 어려운 엔진은 기체 중앙축에 최대한 가깝게 위치하여 에어 인테이크 정면에서 보면 엔진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공기흡입 통로가 중앙쪽으로 휘어들어가서). 엔진 팬 블레이드는 레이더 반사율이 아주 높아서 감추는 것만이 해결책이었죠. 이러한 설계는 모두 전투기 전면(front) 레이다 탐지(radar detection)를 줄이기 위한 방법인데, 라팔 전투기도 이와 똑같은 설계를 채택하고 있답니다.
아울러 캐노피, 그리고 랜딩기어의 덮개, 점검창 등이 톱니모양으로 처리되어 적의 레이다가 송출해온 방향으로 반사되어 가지 않도록 난반사하여 스텔스성을 높이고 있습니다.
F-117 만큼은 아니더라도 F-22의 스텔스성은 라팔이나 유로파이터 등의 전투기의 “제한적인” 스텔스성에 비한다면 상대적으로 거의 완전에 가까운 뛰어난 스텔스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전면의 레이다 반사 면적은 대형 조류 1마리의 반사면적(약 1 제곱 미터)과 유사하는 자료가 있을 정도입니다. 물론 스텔스성은 측면, 하면, 상면 등의 레이다 반사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실전에서 어떻다고 딱 잘라서 말할 수는 없지만 미끈한 하부구조도 그렇고 나머지 부분도 스텔스성을 높이도록 설계되어, 지금까지 개발된 제공전투기 중 최저의 레이다 반사율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스텔스 성능을 토대로 미국이 구상하는 미래 공중전 개념은?먼저 보고, 먼저 쏘고, 먼저 격추(first-look, first-shoot, first-kill)?한다는 개념입니다. 랩터는 적보다 훨씬 늦게 발견되고 APG-77이라는 괴물 레이다를 통해 적을 먼저 발견한 다음, 적이 미처 알지도 못하는 유리한 상황에서 다목표 동시요격이 가능하고 강력한 ECCM 능력을 갖춘 최신 AIM-120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로 적기를 쓸어 벌인다는 개념입니다.
스텔스 성능 소개를 마치면서 끝으로 랩터의 스텔스성은 과연 유효한가 하는 의문이 나옵니다. 일부 매체에는, 주로 이를 배 아파하는 러시아 측에서 하는 얘기인데, 스텔스성은 낡은 개념이다, 신형 레이다 시스템이나 적외선 감시 장치의 발달로 미래 전장에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악담도 나오고 있지요.
허나 적외선 감시 장치가 아무리 발달해봐야 수십 Km 범위입니다. 몇 백 Km를 커버할 순 없지요. 또 하나 레이다 시스템을 개량하여 여러 개의 레이다를 이용하여, A라는 레이다 송신부가 쏜 전파를 랩터가 특정방향으로 반사하면 그 쪽 방향에 있던 B라는 레이다 수신부가 탐지하여 스텔스기술을 무력화 하려는 시도도 생각해볼 수 있지요. 허나 그렇다 해도 전파 흡수재의 대량 도입으로 반사되는 전파의 양이 적은데다가, 이러한 오픈 아키텍쳐의 레이다 망은 전자전 기술이 발달한 미국에게는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전자전기 한 번 출동으로 레이다망 전체를 아주 망가트릴 수가 있지요.
결국 레이다의 분해능이 높아지고, 전방 감시 적외선 장치의 감도가 향상되더라도, 랩터의 탐지 거리가 조금 늘어날 뿐, 본질적인 스텔스 성은 결코 회손되지 않는 다는 것, 전술적 우위는 계속 유지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결론입니다.
러시아가 전투기 개발에 있어 스텔스성에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 것은 그 전술적 우월성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돈과 기술의 부족을 절감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하겠지요.
* 나머지 스텔스 기술.
- 열발산 억제 (Hides heat)
말할 것도 없지요. 전방감시 적외선 장치(IRST)나 열추적 미사일을 고려하여 적외선 방출량을 감소시키는 기술입니다. F-117이나 B-2는 엔진을 내부 깊숙히 위치시키고, 아울러 우주왕복선의 열방어막 타일과 비슷한 특수 세라믹 타일을 사용하여 배기가스열을 자체 흡수하고 또 주위의 차가운 공기와 배기가스열을 혼합시켜 배출시킵니다. 또 배기가스열을 넓고 평평하게 퍼지게 하는 빨리 식히는 옆으로 기다란 특수한 배기노즐을 사용합니다.
F-22의 경우 이러한 기술들이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옆으로 긴 배기노즐의 모양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지요.
- 탑재 레이다 전파 피탐지율 극소화(Less Detective Radar)
스텔스 기체는 무선신호 또는 레이더 사용에 따른 전자파 방사의 극소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F-22의 경우 먼저 레이다를 말할 때 언급한 대로 적의 레이다경보수신기가 탐지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전파를 방사하며, 액트브와 패시브 방식의 센서를 고루 장비하여 스텔스성을 높이고 있지요.
[랩터가 장비한 APG-77 레이더는 AESA 방식의 능동형레이더로 작은 조기경보기와 같은 놀라운 탐지력과 적기의 레이더에 탐지되지 않는 은밀성을 동시에 가진 놀라운 전자장비의 기술체이다.]
- 정숙비행 (Run silent)
제공전투기인 랩터의 경우 별 상관이 없지만 F-117과 B-2에는 이 기술이 적용되고 있지요. 엔진을 내부 깊숙히에 두고 덮개로 감싸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 두 기체는 초음속 돌파음을 내지 않기 위해 철저히 아음속으로 비행토록 설계되었지요.
- 위장도색 (Fools the Eyes)
랩터의 경우는 제공전투기의 저시인 도색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어, 별 상관은 없지만, F-117과 B-2의 경우는 야간비행 전용기체 답게 밤에 눈에 띄지 않도록 검은색 도장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매니아들은 이걸 보고 전파흡수제가 검은색이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는데, 전파흡수제는 도료에 섞어 쓰기 때문에 어떤 색으로든 만들 수 있지요. 철저히 야간 시야 방해를 위한 위장도색입니다.
아울러 고공을 장시간 비행하는 B-2 폭격기의 경우는 높은 고도에서 비행구름 발생을 방지하는 특수한 장치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상으로 씨리즈 19탄을 마칩니다. 몇 일 후 이어질 20탄에서는 랩터의 고기동성을 넘어선 초기동성, 그 난제를 달성케하는 기체와 엔진의 메카니즘, 그리고 Pilot Office(조종사 사무실)의 신개념이 적용된 혁신적인 콕핏, 일발필살의 가공할 웨폰시스템 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그럼 이만....... .
* 땡칠이 씨리즈 20탄 F-22 랩터의 모든 것 Part 2.
19탄을 읽지 않은 아저씨들, 학생들은 먼저 19탄을 읽어보고 오길 바랍니다. 얼마전 신문에 독일공군에 유로파이터 1호기가 실전 배치되었다는 기사가 났지요. 세계 최고 성능의 전투기라고 자랑하면서 했던 말이, “이 전투기보다 더 나은 기체는 F-22 뿐이다. 허나 그건 2배 이상 비싸다”였지요.
요모조모 따져 보면 2.5배 정도 될 듯 합니다. 허나 비싼 건 죄가 아니지요. F-22는 비싸지만 그 만한 값을 하는 기체입니다. 더 정확히는 그 이상을 하는 기체랍니다. 이 글의 목적은 다름 아닌 Raptor 바로 알기.
허접대기, 허접퉁이, 짝퉁(땡칠이가 이곳에서 처음 배운 단어들임)들도 이해하기 쉽도록 썼으니, 부담 없이 읽어 주기 바랍니다.
* 적과의 동침.
항상 기초가 중요하지요. 기초체력, 기초실력, 기초과학 등등. 전투기의 기초는 기동성 문제입니다. 지난번에 자세히 언급한 스텔스 설계가 가져오는 필연적인 부작용, 기동성을 갉아먹는 항력(Drag)의 증가를 어떻게 상쇄할 것인가 하는 난제에 관한 얘기지요. 생각해봅시다. 우선 땡칠이 씨리즈 14탄에서 언급했던 잉여파워율(Specific Excess Power, SEP)을 적용해야 하겠지요?
SEP = V(T-D)/W (단위는 meter/sec)
Velocity=속도, Thrust=추력, Drag=항력, Weight=중량.
항력(Drag)는 작을 수록 좋지만 F-22 같은 대형기체는 항력이 클 수 밖에 없지요. 더구나 여기에 각진 스텔스 설계를 하다보면 유선형일 때보다 그 만큼 항력이 더 커집니다. 늘어나기만 하는 이러한 항력을 극복하고 뛰어난 기동성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해답은 간단합니다. 대추력 엔진을 장착하고 기체의 중량을 최대한 줄여서, 추력대 중량비 (Thrust-to-Weight ratio)를 극대화하는 방법 밖엔 없지요.
위 수식에서 D(항력)의 값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T(추력)를 더 크게 늘리고 W(중량)를 줄여야 SEP 값은 커집니다.
그렇게 늘어나는 항력 이상을 추력으로 보충해야 고기동성을 유지할 수 있지요. 허나 이러한 해결책은 많은 전투기 설계자들로부터 “기체 크기와 엔진의 악순환”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개념입니다.
기체가 대형화하니 중량이 증가하고 엔진은 커지고, 이를 위해 많은 연료까지 싣다보니 다시 기체가 더 커지고, 그래서 엔진이 또 커지고......., 하는 악순환이죠. 이런 악순환을 끊고 기체를 작게 해서 성공한 전투기들이 A-4, MIG-21, F-16 등입니다.
허나 미국은 땅 덩어리 큰 대륙 국가이며 해외의 동맹국을 방어해야 합니다. 긴 항속거리와 장시간 체공이 가능한 대형기체가 절대 필요합니다. 결국 이러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는 길은 고도의 테크놀로지와 막대한 돈, 둘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의지”가 마침내 이러한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고야 말았지요.
많은 풍동시험을 거쳐야 하는 복잡한 항력에 관한 데이터를 빼놓고 전투기의 기동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두 지수는, 익면하중(Wing Load)과 추력대중량비(Thrust-to-Weight ratio) 라고 먼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익면하중 (Wing Load)은 전투기 기체의 중량을 주익면적으로 나눈 것(꼬리날개는 양력발생용이 아닌 조종용으로 사용됨)으로 단위면적당 날개가 얼마의 중량을 떠받쳐야 하느냐, 얼마의 양력을 발생시켜야 수평비행이 가능한가 하는 수치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수치가 낮을수록 비행성능이 좋아지지요.
먼저 말한 대로 이걸 좋게 하려면 고가의 첨단재료를 사용하여 구조강도를 유지하면서 중량을 최대한 낮추고 항력이 허용하는 범위안에서 넓은 날개면적을 확보하여 안정된 비행성능을 갖게 해야 합니다. F-22 랩터의 익면하중은 그 값이 181.11 로서 이제까지 개발된 제트 전투기중 최저의 값을 갖고 있습니다. 한 번 다른 전투기들과 비교를 해 봅시다.
F-4E 433.3 kg/m2(제곱미터)
F-15C 227.5
유로파이터 195.01
라팔 196.95
F-22 181.11
다음은 추력대 중량비. 먼저 말한 대로 전투기의 중량을 추력으로 나눈 값이죠. Burner on 상태, 내부 연료반감, 비무장(Clean) 상태에서 여러 전투기의 값을 비교해 봅시다.
Mirage2000 1.03
라팔 1.33
F-22 1.89
F-22의 연료가 10 - 20 % 남았을 때를 기준으로 하면, 추력대 중량비는 2를 넘습니다. 지금 현재 세계의 주력전투기를 평가할 때 추력 대 중량비 1을 넘으면 무난한 대추력 기체라고 평가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2:1의 기체는 참으로 무식할 정도의 엄청난 추력입니다. 결국 기체의 대형화와 스텔스 설계가 가져오는 항력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상 최저의 익면하중과 유례없는 대추력 기체로 설계를 한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진짜 무식한 해결책이지요. 돈으로 끝을 보겠다는.
이러한 설계를 감당하기 위해 고가의 티타늄과 첨단 소재를 사용하여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기체구조를 만들고 또 폭격기급의 초대형 엔진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여기엔 전례 없는 테크놀로지가 적용되고 있지요.
먼저 엔진. F-22의 엔진은 Pratt & Whitney사의 F119-PW-100 엔진이 2개 장착됩니다. 이 엔진은 한 개의 출력이 버너 오프일 때 11톤, 버너 온 상태에서 18톤에 달합니다. 이제까지 개발된 전투기용 엔진으로는 가장 강력한 것으로 마하 1.5 정도의 속도를 에프터버너 작동 없이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런 능력을 초음속 순항(supersonic cruise)라고 하지요. 사실이지 이정도 추력의 엔진은 한 세대 전에는 폭격기용 엔진이었습니다. 이 엔진의 추력을 다른 전투기의 엔진과 비교한 아래 자료를 보면 그 파워를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 엔진명 * Burner Off * Burner On
F119-PW-100 11,000 kg, 18,000 kg (F-22 엔진, 쌍발)
F100-PW-220 8,650 kg 10,780 kg (F-15C의 엔진, 쌍발)
스네크마 M88-2 4,970 kg 7,445 kg (라팔엔진, 쌍발)
가장 이상적인 제트엔진의 형태는 저공에서는 터보팬, 고공에서는 터보제트의 형태입니다. 먼저 말한 대로 터보팬 엔진은 터보제트 엔진의 앞에 커다란 팬(디스크에 블래이드를 붙힌)을 달아서 이를 회전시켜 공기를 바이패스(측로로 빠지게) 시켜서 연료소모량을 줄이면서 추력을 높이는 방법이지요. 저공에서는 참 효율적이지만 고공, 고속의 상황에선 터보팬이 공기저항을 유발하는데다가 아주 높은 받음각의 비행시 일시적으로 공기흡입량이 크게 줄 경우 추력이 급격히 저하하고 심하면 엔진에 스톨을 일으킬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높은 받음각하의 엔진 안정성은 랩터의 고기동 성능과도 직결되는 부분이어서 랩터의 엔진은 저공 연소효율엔 별로 중점을 두지 않은, 저고도에서 고고도까지 넒은 영역을 커버하고 고기동을 가능케하도록 좀 색다른 설계를 하게 되었지요.
그러기 위해서 최초로 hollow wide-chord blades 로 구성된 팬을 장착하고 있는데, 낮은 바이패스비를 유지시키고 고도와 속도, 받음각에 따라 디스크에 붙은 티타늄 팬블래이드의 붙임각을 디지털 제어로 콘트롤하여 터보팬의 장점(저속)과 터보젯트의 장점(슈퍼크루즈 등 고속)을 모두 발휘하도록 되어 있지요.
[강력한 추진력과 더불어 추력편향 노즐을 기본 장착한 실전기체로 경이적인 운동성을 발휘할수 있다]
F119-PW-100 엔진은 3단계의 fan과 6단계의 compressor, 그리고 1단계의 압축터빈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모든 부분이 최적의 작동상태를 유지하고, 정비소요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진보된 디지털 제어장치(digital engine control modules)을 엔진 하나 당 3개씩 장착하고 있는데, 각 모듈에는 두 개의 컴퓨터가 탑재되어 있지요.
F119 엔진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추력편향 (thrust vectoring) 노즐입니다.
상하 양 방향 (2차원:2 dimensional vectoring nozzle)으로 20도의 각도로 추력분사방향을 변경시킬 수 있지요. 러시아제 추력편향 장치보다 각도는 적지만, 탄소섬유 복합재로 만들어 소재면에서 우월하여 수명주기가 월등히 길고, 특히 월등한 성능의 진보된 비행통제 컴퓨터 시스템에 의해 자동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F-22 랩터의 저속 기동성에 획기적인 성능향상을 가져왔지요.
먼저 말한대로 이 엔진은 F404 엔진에 최초 적용된 무연기술이 사용되어 스모그가 거의 발생하지 않는 엔진이고 스텔스성을 높이기 위해 적외선 방출량도 최소한으로 억제한 엔진입니다.
* F-22의 순항속도 및 항속능력.
F-22의 속도, 무장, 항속력, 운동성은 종래의 평가기준으론 평가 불가능한 획기적인 요소가 많기 때문에, 타 기종과 비교시 많은 주의를 요합니다. 최대속도도 그렇지요.
앞서 여러 차례 전투기 최대 속도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었지요. 기름 만땅 채우고 십몇분이면 연료가 바닥나는 에프터버너 최대속도가 전술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아울러 랩터의 최대 속도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었지요. “마하 2.5다, 3.0 이다” 등등. 최고의 전투기라면 그 정도 속도가 되어야 하지 않느냐는 아마추어적 발상으로 이해하여야 합니다.
[랩터는 에프터버너 없이 초음속으로 순항이 가능한 수퍼크루징 기능이 탑재된 유일한 기체이다.]
정확한 자료입니다만 F-22 랩터의 최대속도는 약 마하 1.8 입니다. 추력 대 중량비를 보면 이보다 더 나와야 하지만, 에어 인테이크가 가변식이 아닌 고정식(Fixed)으로 되어 있는 관계로 더 이상 속도를 내면 엄청난 압력으로 밀고 들어오는 공기를 엔진의 터빈 블래이드가 견뎌내기 어렵죠.
마찬가지로 고정식 Air Intake를 가진 F-16이 마하 2까지 나온다고 하지만 마하 1.7 - 1.8 정도가 그 한계입니다.
반면 중고고도에 중점을 맞춘 전투기, 요격기들은 모두 공기흡입량을 조절할 수 있는 가변식 흡입구를 갖고 있습니다. MIG-21의 뾰족한 기수부분도 레이다를 장비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가변 흡입구를 갖추기 위한 형태지요. 1950년대 고고도에 침입하는 미국의 장거리 폭격기를 요격하기 위해 급히 개발된 중고고도용 기체입니다.
F-15도 가변식 공기흡입구를 갖고 있습니다 사진을 볼 때 비행중인 모습과 이착륙 할 때 모습을 비교해 보면 에어 인테이크의 모양이 변화하는 걸 볼 수 있지요.
허면 F-22는 왜 최대속도를 포기하면서 가변식 공기흡입구를 갖추지 않았는가 하는 의문이 나옵니다. 그건 가변식 공기흡입구(Variable Air Intake)가 스텔스 성능을 많이 까먹기 때문입니다. (또 스텔스 표면처리가 마하 2 이상의 고속에서 발생하는 마찰열을 견디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지요).
공존할 수 없는 두 가지 개념 앞에서 별 의미 없는 최대속도가 미련없이 포기되었습니다. 잘 알려진 대로 모든 근접 공중전이 마하 1.5 이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속도만 넘는다면 전투기로서 별로 문제될 건 없으니까.
그렇다고 최대속도 마하 1.8이 미래의 하늘을 주름잡을 최강의 제공전투기로서 부족한 속도일까요? 정답은 “천만에요” 입니다. 이 속도는 최강의 속도입니다. 랩터의 혁신성은 사상 최초로 모든 미사일을 기체 내부에 탑재한다는 것입니다.
랩터는 클린과 만땅 상태의 기동성 차이가 없는 사상 최초의 전투기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전투기의 성능은 무장이 외부에 장착되지 않은 상태(Clean 상태)를 기준으로 하지요. 최대속도, 상승률, 선회반경 등등. 허나 외부에 연료탱크, 공대공 미사일 주렁주렁 달고 비행을 하면 클린 상태와는 그 성능면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이지요.
F-5E 제공호를 예로 듭시다. 싼 가격에 괜찮은 기동성. 사실입니다. 익단 윙팁에 사이드와인더 둘 달고 괜찮지요. 허나 날개에 연료탱크나 사이드와인더 예비로 몇 발 더 달면 공기저항과 중량 증가로 그 운동성이 눈에 띄게 나빠집니다. 잉여추력이 적은 기체일수록 그 정도가 심하지요.
허나 랩터의 경우 이 법칙이 전혀 적용되지 않습니다. 내부연료도 10톤이나 탑재하여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연료탱크도 필요 없고, 미사일도 모두 내부에 탑재되어 공기저항은 언제나 불변입니다. 따라서 기존 전투기와의 모든 기동성 데이터 자체가 비교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지요.
에프터버너를 켜지 않은 전투추력(Military Thrust) 상태에서 최대속도 마하 1.58로 지구상 어떤 전투기보다 50 % 이상 빠릅니다.
실용상승한도는 약 50,000 feet(15 km) 정도이며, 주목할 것은 항속거리로서 내부연료가 F-15의 2배, F-16의 4배에 가까운 11,340 kg에 달하여 내부연료만으로도 전투행동반경(Combat radius)이 756 nm (1,400 km), 그리고 최대항속 거리(Max Range)는 1,738 nm (3,219 km)에 달합니다. 이 정도의 항속거리면 다른 전투기들은 외부 연료탱크를 주렁주렁 달고도 어려운 거리입니다. 스텔스성을 유지하려면 외부연료탱크를 달지 말아야 했기에 내부연료의 용량을 무식하리만큼 크게 늘린 결과랍니다.
* 주날개와 수직 꼬리날개.
랩터의 주날개는 후퇴각 48도 전연과 전진각이 17도인 후연을 갖춘 사다리꼴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낮은 익면하중을 확보하기 위해의 F-15C의 날개면적(54.48㎡)보다 훨씬 큰 77.1㎡로 설계되었지요. 내부골조는 강력한 티타늄 다중 스파로 치밀하게 설계되었고 날개에는 후연부에는 에일러론과 수납식 플랩패론이 붙어있지요. 전연부 플랩은 날개 끝에서부터 동체 연결 지점까지 통째로 한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플라이바이 와이어에 의해 정교하게 조종되는 랩터의 플랩은 추력편향 노즐과 더불어 저속에서 받음각(Angles of Attack:AOT) 60도의 믿기 어려운 비행을 가능케하는 첨단 매카니즘의 산물입니다.
[랩터는 위에서보면 완벽한 다이야몬드형을 가지며 이로인해 놀라운 운동성과 더불어 스텔스 기체라는 2가지 효과를 동시에 가질수 있었다]
주날개의 두께비는 3.8%, 테이퍼비가 0.12, 가로세로비는 2.2 입니다.
다음은 랩터의 수직 꼬리날개. 일반적인 레이더 탐지각인 30도(수평기준)의 90%에 해당하는 27도로 기울어져 있지요. 널리 알려진 기술입니다. 디자인은 그 기술을 감출 수 없듯이 중국의 신예 전투기를 비롯하여 미래에 만들어질 전투기는 모두 27도의 수직 꼬리날개 붙임각을 같게 될 것 같습니다.
수직 꼬리날개 면적은 8.27㎡, 수평꼬리날개의 면적은 6.22㎡입니다. 이들은 엔진 배기구 부분의 적외선 방출을 상당부분 가려주는 역할도 합니다.
* 소재 (Construction Technology)
F-22 Raptor는 티타늄(Titanium)과 복합재(Composites), 전통적인 알루미늄 합금 그리고 열화프라스틱(Thermoplastic)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중량 대비 구성비율은 아래와 같지요.
티타늄 합금 - 33 %
알류미늄 - 11 %
강철(Steel) - 5%
흑연 열화플라스틱 - 15 % (스텔스 구조 재료. B-2 폭격기도 사용)
bismaleimide(BMI) 수지 - 20 % (스텔스 구조재료. B-2 폭격기에도 사용)
기타재료 - 16 %
티타늄은 한 세대 전의 전투기인 F-15도 상당량을 사용하고 있지만, F-22는 아주 떡칠을 했지요. 내력 격벽(Bulkhead)이나 구조하중을 많이 받는 부분은 모두 티타늄으로 만들었지요. 주요부분은 사상 최초로 티타늄 캐스팅(Casting)으로 제조되었는데, 용해하여 주조 틀에 붙고 고압을 가하여 치밀한 주물을 완성시키는데 고강도의 구조물을 만들 때 쓰이는 제조법이지요. 이러한 공법은 기체 주요부의 연결부분을 줄여서 기체강도 증가와 생산공정을 단순화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요. 아울러 고열을 받는 부분도 티타늄으로 덮었습니다.
[랩터의 제작공장모습 랩터는 다양한 첨단소재의 사용으로 인해 조립공정이 간략화 되었으며 모쥴화로 인해 정비성도 우수한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동체 곳곳에 100개 가까운 정비창을 장비하고 있다고 한다]
복합재는 동체 주요부와 날개부위에 사용되는데, 강도면에서 다소 무리가 있다는 지적을 받았음에도 대량 사용 되었습니다. 기관포탄이나 소형 미사일 피격시 기체를 제대로 보호해주지 못한다는 점이 문제였지만, 스텔스성과 고기동성에 의해 적을 먼저 잡는 편이 피격시 방어력 증가보다 생존성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 우세해서 결국 채택이 되었지요. 기체표면은 강도 증가를 위해 작은 벌집구조가 여러 층 반복되는 아주 단단한 형상을 하고 있지요. 결론적으로 이러한 경량, 고강도의 구조재는 스텔스성, 탁월한 기동성과 함께 기체수명 8천 시간을 간단하게 보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비용은 엄청나게 상승했지만.
* F-22 랩터의 무장.
[랩터의 놀란운 무장능력 비록 많은양의 무장을 하지는 않치만 핀포인트 공격으로 효과적인 공격을 보여준다]
1) 하부 무기탑재실 (Ventral weapons bay)
* 공대공 구성 : AIM-120C 암람 미사일 6발 장비
* 공대지 구성 1 : GBU-30, 32 JDAM 1,000 파운드 (454 kg) 2발.
* 공대지 구성 2 : GBU-30, 32 JDAM 450 파운드 2발 + 암람 2발
2) 측면 무기탑재실 2곳.
AIM-9X Sidewinder 4발(각 2발)
암람미사일은 단순한 투하방식에 의해 발사되며 사이드와인더는 강제 사출식(ejection mechanism)에 의해 튀어나간 다음 점화되는 방식입니다. 두 미사일 모두 기체로부터 일정거리를 떨어진 다음 점화되어 스텔스 재질의 기체표면을 보호토록 되어 있지요
F-22는 애초에 새로 개발된 최신형 항공기형 기관포를 탑재할 예정이었으나 기술상의 난제와 신뢰성 문제가 불거져 결국 미공군의 표준장비인 M61A2 20 mm 발칸포가 채택되었지요. 우측 공기 흡입구 후방 상부 동체에 있는 덮개 뒤에 장착되어 있지요. 탑재 탄수는 480발.
이외에 날개 밑에 각각 두 곳씩 모두 4곳의 하드포인트를 갖추고 있는데, 고강도 기체이니 만큼 탑재량도 커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지요. 최대로 장비하면 외부연료탱크 4 개에 공대공 미사일 8발을 동시에 장착할 수 있습니다.
고강도 날개와 대형기체의 높은 탑재력은 향후 스텔스성을 포기한다고 한다면, 대량의 폭탄을 달고 기존의 F-15E 와 같은 복잡한 임무도 소화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요. 이 밖에 HARM 미사일도 장착하여 적 방공망 제압(SEAD) 임무에 투입될 수도 있지요.
[랩터는 스텔스 임무를 위해 위부무장을 하지 않치만 스텔스 임무가아니라면 통상적으로 외부파이런에 다양한 무장을 할수 있다]
다음은 공대공 미사일.
잘 알려진 대로 이 4세대 열추적 미사일은 통합헬멧 조준장치인
HGU-86/P HMS(helmet mounted sight)와 연동되어 공격축선 밖의 전투기도 조준하여 격추할 수 있는 off boresight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지요. 이 헬멧조준장치는 기존의 HGU-55/P를 개량한 것으로 중량을 대폭 줄여 조종사의 목 근육에 주는 과도한 부담을 없에고 신뢰성을 크게 향상시킨 모델입니다.
[F-22 는 스텔스 기체답게 모든 무장을 내부에 수납한다 공격시에만 개페되며 개페는 1초만에 이루어진다고 한다]
아울러 ECCM능력이 대폭 향상된 최신형 중거리 미사일인 AIM-120C 암람 미사일을 6발 탑재하는데, 6개의 동시목표 공격은 물론, 적의 전자방해나 회피기동에도 적절히 대응하여 높은 명중률을 갖도록 설계되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 미사일의 사정거리 연장형과 스텔스형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이지요. Extended Range Air To Air Missiles (ERAAM), 사정연장형은 무려 185 km 밖의 적기를 공격할 수 있으며, 특히 각진 설계와 스텔스표면처리, 적외선 방출 억제 기술 등이 적용되는 스텔스형의 경우 2010년대 랩터가 본격 배치될 때 함께 등장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때가 되면 이제 적 전투기 조종사들은 육안은 물론 레이더상으로도 랩터를 보지도 못한 채, 소리소문 없이 100킬로 넘는 원거리에서 날아온 스텔스 미사일에 맞아, 왜 죽는지도 모르면서 차례로 죽어가는 가공할 몰살전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 혁신된 콕핏.
랩터의 조종석은 멀게는 F-86 세이버 전투기, 가깝게는 F-16 전투기의 전술사상, 곧 넓은 시야를 확보하는데 우선을 둔 고저항 물방울형 캐노피(high drag bubble canopy)가 채용되었습니다.
특히 F-16의 장점을 살려 전방 유리막(Wind Shield)가 분리되지 않은 일체형으로 설계되어 프레임이 전혀 없는 구조를 하고 있어 더욱 넓은 시야를 확보합니다. 이러한 설계는 레이다 반사면적을 줄이는데도 유용하지요. 라팔 전투기의 경우는 레이다파의 반사를 최소화하기 위한 수학적으로 계량화된 정교한 배치와 더불어 금으로 코팅하는 등의 처리가 되어 있지요 그래서 라팔 캐노피의 사진을 보면 금색깔로 반짝거리지요.
이 조종석의 스텔스 설계는 대단히 복잡하여, 자세히 설명하기가 곤란한데, F-22 랩터의 경우 계량화된 정교한 기물 배치와 더불어, 표면공학에서 자주 다루는 indium-tin-oxide (InSnO2)를 스프레이로 분사하여 캐노피와 조종석 내부를 코팅하고 있지요. 이 물질은 LCD, 유기 EL 같은 디스플레이 재료에 많이 사용되는 투명 전도재료의 일종입니다.
금도금 보다는 훨씬 유지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손이 많이 닿는 부분이라 벗겨지기 쉬우니까, 일정 시간 마다 분사해주는 편이 영구 도금보다 훨씬 간편한 방법이라고 생각됩니다.
캐노피는 고강도 특수 유리 앞뒷면에 9.5 미리의 polycarbonate 쉬트가 덧붙혀져 있는 형태로 고열에도 잘 견디도록 만들어져 있지요.
랩터의 조종석은 쾌적한 환경과 높은 조종사 생존성, 상황판단과 명령실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조종사 사무실(Pilot Office)의 개념이 적용되었습니다.
조종석은 전례없는 고해상도를 지닌 칼라 액정 판낼을 갖춘 6개의 다기능 디스플레이를 갖추고 있는데 고휘도 LCD로 직사광선이 비치는 환경에서도 조종사가 화면을 보는데 전혀 지장이 없지요.
이와 함께 수평으로 30도 수직으로 25도의 시야를 보장하는 홀로그래픽식 광각(wide-angle) 후드(HUD)를 갖추고 있지요. 또 F-16과 마찬가지로, 조종사가 조종스틱을 잡고 비행기를 조종하면서 동시에 여러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HOTAS(hands on throttle and stick control)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GEC 제작의 비행조종용 스틱은 오른쪽에 트로틀(throttle) 스틱은 왼쪽 콘솔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다기능 칼라 액정 디스플레이는 원래 일반 컴퓨터의 텃치 스크린과 동일한 원리의FOG(Finger On Glass) 성능을 갖도록 제작되었으나, 아쉽게도 이 이 시스템의 반응속도가 너무 느려서 결국 종전과 같은 방식인 주변의 버튼 스위치 방식으로 낙찰을 보았지요. 허나 앞으로 반응속도가 향상된다면 차후 개량을 통해 다시 채택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애초에 F-22에는 미국이 지난 80년대 초부터 F-16 무(無) 조종간 비행기로 실험을 거듭해온 음성 조종 콘트롤의 축적된 데이터가 실전형으로 적용되어 최초의 직접 음성 명령 (direct voice input, DVI)가 채택될 예정이었으나 이륙, 착륙, 무기발사 등 복잡한 임무를 조종사의 음성만으로 수행하는데 따르는 오작동의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서 결국 포기되었습니다. 물론 이와 유사한 시스템이 라팔에도 일부 장착되어 있다고 헛소문이 나돌고 있기도 하지만, 미국은 오래전부터 이런 시스템을 개발을 완료한 바 있지요. 허나 완벽한 동작을 요구하는 미 공군 측의 반대로 과감하게 포기를 했지요. 대신 급박한 상황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음성으로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음성 호출 표시기를 장비하고 있습니다.
* FBW 시스템
다 아는 대로 Fly By Wire(FBW)는 조종사의 근력에 의존하는 조종 케이블 대신, 전기선으로 연결된 센서(스틱, 러더 페달 등)와 컴퓨터, 서보(플랩 등 작동동력)에 의해서 비행기를 조종하는 방식이죠.
우리가 만든 T-50의 경우도 이 기술만은 이전이 안되고 록히드마틴이 직접 통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자체개발은 상당히 난감하지요. 소프트웨어가 장난이 아니니까.
[탭터는 3중의 전자식 FBW 제어로 완벽하면서도 우수한 조종성능을 보여주는 기체이다]
이 기술은 오늘날 록히드마틴에 합병된 제너럴 다이나믹스 항공사(F-16이 최초 탑재)가 처음 개척한 분야입니다. 물론 오늘날도 그 기술적 우위는 록히드마틴에 계속 이어져 랩터의 뛰어난 조종성의 열쇠가 되었지요.
FBW의 성능은 주로 소프트웨어에 의해 좌우되는데, 그 작동과정은 여기서 쉽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복잡하여 생략합니다.
요즘 개발되는 신예기들은 대게 디지털 3채널로 되어 있고, 1 -3 채널 정도의 아날로그 FBW를 백업용으로 사용하지요. 유로파이터만 4 중 디지털 FBW를 쓰고 있는데, 아무리 좋아도 3채널이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F-22는 3중(Triplex)의 디지털 플라이 바이 와이어로, 컴퓨터가 항공정보 센서들인 회전율 지시계와 가속계, 에어 데이터 컴퓨터의 자료, 트로틀 ,조종간 및 러더 페달의 센서로부터 얻은 통합정보를 비행에 적합하도록 변환(엄청난 분량의 수학적 계산이 매초 이루어짐)하여 주익 앞의 공중전 플랩과 주익의 플랩퍼런, 수평미익과 수직미익의 방향타, 추력편향 노즐 등을 동시에 정교하게 제어하게 되는데, 각종 비행실험을 통해 그 탁월한 조종성이 이미 입증된 바 있답니다.
* 랩터의 미래.
최근 미공군은 F-22의 명칭을 F/A-22A로 변경하는 등 다목적 운용능력을 강조하고 있으나, 스텔스성을 유지하고 공격에 나설 경우 웨폰 베이의 제약으로 인해 탑재량은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지상공격의 주력은 당분간 F-15E와 F-16C 가 계속 맡게 되겠지요.
이런 가운데 솔솔 나오는 얘기가 폭격기형인 FB-22 입니다.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론 천문학적인 가격이 뻔한데다가 쓸데없는 중복투자(F-117, B-1, B-2)라는 미 의회의 반대로 개발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땡칠이 씨리즈 20 탄을 마칩니다. 그럼 이만........ .
******* F-22 Raptor 일반제원 ******
(영어를 사용하겠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는 성의를 보이기 바라면서....)
1) CREW 1 (pilot)
2) WEIGHTS
Operational empty 34,000 lb (15,422 kg)
Combat 62,000 lb (28,123 kg)
Maximum takeoff 80,027 lb (36,300 kg)
3) DIMENSIONS
Length 62 ft 1 in (18.91 m)
Height 16 ft 6 in ( 5.03 m)
Wing span 44 ft 6 in (13.56 m)
Wing area 830 sq ft (77.11 m sq)
4) PROPULSION
Engine 2 x Pratt & Whitney F119-PW-100 turbofan with
vectored thrust nozzles that can move 20 deg
up or down
Internal Fuel 25,000 lb (11,340 kg)
5) PERFORMANCE
Cruise Speed 967 kts (1,110 mph, 1,790 kmh) Mach 1.5
Maximum Speed 1,220 kts (1,410 mph, 2,270 kmh) Mach 1.9
Ceiling over 50,000 ft (15,250 m)
Load limit +9 g
Combat radius 756 nm ( 870 mi, 1,400 km)
Maximum Range over 1,738 nm (2,000 mi, 3,219 km)
출처 유용원의 군사세계중 ‘땡칠이 씨리즈’의 ‘땡칠이님’의 글중에
(http://bemil.chosun.com/brd/list.html?tb=BEMIL076&pn=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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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멋진글 감사합니다. 역시 뭐든 돈이 있어야 합니다. ㅡㅡ;; 우리나라도 소득비 군사비를 많이 쓰는편이지만, 주변국을 본다면 좀더 써야 할듯.... 재래식 무기부터 차츰 줄여야 겠지요. ^^
정말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