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대륙가-공장을 짓고..(4)

[스프링]

나는 유서기가 회의를 주재하면서 그리 강하게 밀어붙이지 않았을 것이라 생각했다.

촌위원들은 사실 주변의 시세에 대해 잘 모를것이다. 대외활동이 많은 유서기와 몇몇 주임만이 세상돌아가는 것을 알고있을뿐이다. 건물을 짓는 것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않는다. 촌정부 옆의 공터는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오직 촌정부만 사용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개인과 협의할 필요도 없이 촌위원회의 결심만 있으면 된다. 여기에 건물을 짓는 것은 촌정부가 얼마든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해결할수있는것이다. 문제는 임대료 문제와 주변공터를 같이 처리해야 하는것에 있다. 달랑 건물만 지어 임대를 하면 그 공터는 죽은 땅이 되어버리고 만다.나는 이 문제는 촌서기의 의지가 결정적 역할을 할것이라 생각했다. 부모에 대한 경의로는 그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하는가 보다.

"김부장! 촌정부의 주임이면 급여가 얼마제?"

"약 500인민폐 정도일겁니다."

"오늘.호명명을 한번 만나보면 좋겠다."

"............?"

" 이 촌이 아니라도 좋으니까,공장을 설립하면 공인관리가 필요하지. 호주임에게 우리공장 관리총무로 일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게.급여는 4배 준다고 해 보시게."

사실 그랬다.

전자조립공장의 특성상 공인의 대다수는 여성이어야 한다. 그를 관리하는 것 역시 여성이 안성맟춤이다. 호명명은 공산당원이면서 본지인인 여성이다. 이미 오랫동안 사업을 해 봤으므로 중국 직원관리에 일가견이 있을것이다. 그기에 성격도 활달하고 시원시원해서 대외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접촉하고있다. 남편이 당서기이므로 부부간에 상호협조가 잘 되고 있는듯 보였다. 결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중국공산당원은 약6천만명이 조금 넘는다.

전체인구의 약5%정도가 당원이다. 전국의 모든 관공서와 국유기업의 간부들은 당원들로 채워져있다. 크던 작던 권력의 자리에 있게되면 부정,부패의 유혹을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은 동서고금 차이가 없다. 따라서 권력비리사건에는 예외없이 당원이 연루되어 있지만, 그들이 이권과 큰 관계가 없는 일반기업이나 사회활동에 있어서 그 가치는 비당원과 비교해서 차이가 많다. 특히 이익을 받는 자리가 아니라 이익을 제공해야하는 자리에 있을경우 그 효용가치는 더 크다.

그들은 당원으로서의 자부심이 대단하며,

당원이 되기위해서는 철저한 사상검증과 신원조회를 거친다. 따라서 사회생활에서 자존심이 강하여 남에게 굽히는 것을 싫어하며 어설픈 잔머리를 굴려 스스로의 명예에 먹칠하는 것을 경계한다. 그러나 고지식하고 원리원칙적이므로 융통성이 부족하여 업무에있어서 매끄럽게 일을 처리하는면이 약하다. 따라서 편법을 경계하는 정직한 기업부문에서는 그 활용가치가 높으나, 융통성과 편법이 어느정도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그것이 오히려 약점으로 잡힌다. 국가를 위한 애국심이 강하며, 동료들이 국가의 명예에 먹칠하는 행위를 그냥 두고 보지를 못한다.

중국에서 남녀평등이란 물리적 평등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즉 직업전선에서 남성이 해야할일과 여성이 해야할일을 그리 크게 구분하지를 않는다. 국유기업 간부직도 여성이 많이 담당하고 있다. 공공교통 운전도 여성들을 제한없이 사용하고있다. 남성들도 여성밑에서 굽히고 일하는것에 그리 큰 의미를 두지않는다. 개방후 점차 사회경제질서가 재편되면서 수요자의 필요에따라 점차 제 자리로 찾아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공산주의 사상하에서는 이런 평등사상이 오히려 당연한 현상이었던 것이다. 특히 북방지역으로 갈수록 여성의 남성화가 더 잘 발달되어있다. 호북성이북과 상해이북으로 대표되는 북방여인은 키가 크고 늘씬한 신체구조를 갖고있으나 다정다감 하지도 않고,나긋하지도않고 그대로 뻣뻣하여 여성으로서의 매력은 빵점이나 성격이 쾌활하고 도전적이며 대체로 활동적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남녀평등이란 남성은 남성적,여성은 여성적인것을 평등이라 생각하는 사람이다.

즉 물리적인 단순평등은 오히려 불평등이라 본다. 남자가 천삽을 뜬다고 해서 여성에게도  똑같이 천삽을 뜨라는 것은 평등이 아니다. 남성은 남성다웁고 남성다운 일을,여성은 여성다웁고 여성적인 일을 맡아하는 것이 진정한 남녀평등이라 생각하고 사회적으로도 효율성이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북방여성의 그런 성격을 개인적으로는 그리 호감을 갖고있지 않으나 기업관리측면에서는 어설픈 몇 명의 남성보다 훨씬 높은 효용성을 갖고있다고 믿고있다. 그런면에서 보면 호명명도 전형적인 북방여장부에 속하는 인물이다.

"쾌히 승락할뿐아니라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다음날 사무실에서 호명명을 만났다. 금월부터 정식 채용할것이며, 공장건물 수배는 호명명이 전적으로 알아볼 것을 지시했다. 다른 지역에서 찾으라고 했다. 김부장은 여기에서 손을 떼고 더 이상 관여하지 않도록 했다. 나는 알고있다. 그녀는 절대로 자신의 촌 이외에는 관심을 갖지않을것이다. 우리가 공장을 찾는다면 그녀에게는 자신이 몸담고있는 촌이 제일 활동하기에 편할것이다. 남편이 서기로 있고, 모든 촌민들을 이웃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터전이 아닌가. 한마디로 본토이고 홈그라운드다. 이 좋은곳을 놔두고 다른 지역으로 절대 출퇴근 하고 싶지 않을것이다.

아직 호명명은 촌정부의 주임신분이다. 그녀는 우리회사에 취직을 하더라도 촌정부 바로 옆에 공장이 있으면 두가지 일을 다 할수있을것이라 생각했다. 말이 주임이지 촌정부에서는 한달내내 별로 하는일도 없는 직장이 아닌가. 며칠후에 유서기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박사장! 촌에서는 귀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그리고 호주임을 채용한데 감사드립니다."

촌민원로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호명명은 우리의 요구대로 유휴지를 임대해야 하는 필요성을 조목조목 설명한것이다. 우리가 찾는 조건은 건물만 임대할것이며, 공터는 필요없다. 그러나 공터는 그대로 방치할수도 없으니  사용하도록 무상으로 공급하고 촌정부에서 필요하면 주차장으로 같이 사용하면 될것이다. 단지 주차장 포장은 투자회사에서 부담하도록 하면 된다. 건물 임대료도 다른지역 보다는 좀 싸지만, 이미 이 공터는 10년 넘게 방치하여 촌으로서도 한푼의 이익을 주지 않았으므로 사람이 나섰을때에 빨리 결정하는 것이 유리하다. 대중을 설득하는 자는 자신이 어느 위치에서 설득하는지가 중요하다. 그녀가 촌정부 주임으로서의 입장으로는 이런 논리를 펼수없다. 우리회사 직원의 입장이라야 비로소 가능한 주장이다. 그녀의 이 말한마디는 유서기와 원로들에게 명분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후로도 호명명은  기대에 몇배가 넘는 역할을 하였다.

그녀는 최소투자비에도 못미치는 10만불로 투자허가를 받아냈다. 공장설립후 수년동안 나는 공상국,노동국,세무국,공안국,환경국등 으로부터 투자공장들이 항상 겪는 차별대우와 비용 및 접대로부터 언제나 자유로웠다. 한번도 그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다. 중국은 외국투자기업에대해 우대정책을 편다고는 하나 이는 법률에 명시된 한정된 내용에만 국한되고 나머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은 사실 국내기업과 차별이 많다. 하다못해 벌금을 내더라도 금액에서 몇배의 차이를 둔다. 기업입장으로서는 명시된 우대정책 즉, 투자후 3년간 기업소득세 면세, 향후 2년간의 50%감세정책 이외에는 모든부문에서 국내기업보다 더 많은 부담을 해야한다. 그 모든 비용과 유관기관들의 쓸데없는 정기방문으로부터 호명명은 철저하게 공장을 보호하였다. 공인관리도 완전히 중국식이다. 따라서 나는 기존 사무실을 폐쇄하지않고 그대로 무역을 하면서 공장운영을 할 수가 있었던 것이다.

촌정부 신용을 담보로 은행대출을 받아 공장을 지어 우리에게 임대하는 방식이었다.

※상대에게 이익되는 것과,상대의 명분을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

   노동 관리자 기준::본지인이자,당원이면서 기혼여성 (반드시는 아니다.)

스프링/

[방랑자7]

참 좋은 글들을 이렇게 공짜로(?) 볼 수 있게 해주신것....감사드립니다.^^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하은행인]

굴비로 엮어서 퍼갑니다. 감사합니다.

[하노이]

자알 배웁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씬 깜언~

[청하2]

정말 감탄을 하며 보고 갑니다. 좋은글 너무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