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운면 소재지는 평소 같으면 외지 고급차들로 꽉 차있을 약방 앞 주차장엔 외지 차량이라곤 한 대도 보이지 않았으며 차가 서 있어야 할 그 자리엔 이동식 빨래 걸이대가 나와 있고 그 옆엔 가마솥만이 썰렁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걸려 있었다.
약방 철대문은 굳게 잠겨 있었으며 앞 식당들은 점심시간이 됐는데도 식사를 준비하는 낌새조차 느낄 수 없었다.
과거에는 휴일 하루 약방에서 손님들한테 주는 표찰(식권용)이 300개 정도는 됐으며 평일에도 200개 이상은 되어 그것으로 상운시내 식당들이 먹고 살았다고 한다.
약방이 건너다 보이는 상운식당 김정순(61)씨는 “이 자리에서 30년을 식당을 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녀는 “상운 면내 식당이 12곳인데 전부가 약방 덕에 먹고 살았다. 요즘은 평일에도 사람이 없고 주문을 받으면 몇 그릇 판다”며 “나만 그런게 아니고 고기집 두어군데 빼고는 다 찾는 손님이 없다”고 했다.
약방 바로 앞 정든식당 임복선씨(52)는 “이번 설이 지나면 자활보호센터에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국 폐업을 한다는 얘기였다. 지금 상운시내 식당들은 문을 닫을 것인지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을 찾지 못하고 집단 고민에 빠져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식당 뿐만이 아니라 타 업종까지도 영향을 받아 면 전체가 겨울날씨처럼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상운면 관계자는 "그 분이 상운면에 여러가지로 많은 기여를 했는데 안타까운 일"이라며 "아직 뚜렷한 대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어 그저 막막할 따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