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르신, 추석 연휴 무탈하게 보내셨습니까~”[‘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 그물망 ②] 홀몸어르신 긴급복지 서비스
“영차~ 떡메치기 한 번이요! 영차~ 떡메치기 두 번이요!”
민족 대명절 추석을 하루 앞둔 지난 26일, 부천 성곡동 어르신들을 위해 한가위 잔치가 열렸다.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활동에 나선 새마을 부녀회원들을 비롯한 통친회, 의료봉사대, 복지관네트워크 등 봉사자들의 손길이 바삐 움직였다. 오정노인복지관에서는 민족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귀향길에 나서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로해 드리고자 해마다 잔치를 개최하고 있다. 민족의 대이동이라 불릴 만큼 수많은 인구가 추석을 맞아 가족과 함께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자 고향을 찾아 나선 이날, 한가위 기분을 그 누구와도 나눌 수 없고 아무도 찾아주는 가족이 없는 홀몸어르신들은 더욱 소외감을 느낀다. 연로하고 병든 노년의 생활을 한탄하며 쓸쓸히 맞이하는 한가위에 누군가 작은 도움의 손길이라도 보낸다면 얼마나 반갑겠는가.
부천시는 이런 홀몸어르신들을 위해 사랑의 구호미 178포대와 라면 120박스를 전달했다. 부천시 부녀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쌀이라서 더욱 정겹다. 성곡동 부녀회에서는 그동안 결연을 맺은 홀몸 어르신을 위한 사랑의 밑반찬으로 고기장조림, 배추김치, 열무김치, 나박김치, 과일, 두부부침, 깻잎절임, 낙지젓갈 등을 마련해 전달해 왔다. 부녀회원들이 방문하자 홀몸 어르신들은 반가움에 와락 껴안으며 자식이 찾아 온 것처럼 기뻐하신다. 작은 정성이지만 눈시울을 붉히는 어르신들을 보며 코끝이 찡하게 저려왔다. 어르신들을 자주 방문해서 위로를 해드려야겠다고 마음먹게 되는 순간이다. 만두와 고기를 넣은 동그랑땡과 호박전, 동태 전을 부쳐서 맛깔나게 대접해드리기도 했다.
99세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필자이기에 홀몸어르신들의 사정에 더욱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이런 행사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가끔씩 고독사로 이어지는 홀몸어르신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서늘해지면서 남 일 같지가 않다. 특히 결연을 맺고 있는 홀몸어르신이 폐지를 주워 팔아 생계를 유지하고 있을 정도의 매우 어려운 처지로 궁핍한 생활을 하고 있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동사무소에 가서 조회를 해보니 이 어르신은 다른 지역에 부양자인 딸과 사위가 살고 있어서 영세민 혜택조차 받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이처럼 자식이 있어도 어르신을 돌보지 않아 어려운 노년의 삶을 간신히 연명하는 경우가 많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을 수 있게 돼 생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시행 중인 ‘홀몸어르신 긴급복지 서비스’도 어르신들의 삶에 한줄기 빛이다. 이 사업은 기초생활보장체계에 비해 문턱이 낮은 긴급복지 지원을 통해 ‘최악의 사태를 막자’는 취지로 도입된 서비스이다. 갑작스러운 위기상황으로 생계유지가 곤란한 국민들에게 생계, 의료, 주거, 교육, 연료비 지원 등의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신속하게 지원,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실제로 부천시는 2012년부터 새마을부녀회원과 독거노인을 결연해 월 2회 이상 직접 찾아가거나 유선으로 수시 안전여부 등을 확인, 독거노인의 고독사를 방지하는 한편, 응급상황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홀몸노인 돌봄 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기초연금 도입과 지역사회 봉사자들의 노력으로 홀몸어르신들의 고단한 삶에 조금이나마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길 바란다.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눈부신 부흥의 역사를 일궈낸 어르신 세대의 수고로움에 고마움을 전달하는 것도 우리 사회의 복지 서비스가 담아내야 할 철학 중 하나일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