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풍수*
임보
오늘 묏자리를 하나 잡았다
삼각산록 그윽한 기슭
안산과 청룡백호가 그런대로 갖춰진 곳
몇 날 며칠을 두고
등산로 인근을 살피다가
가까스로 찾아낸 명당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 땅도 아니고
더더욱 국립공원 경내여서
뫼를 쓰기 어렵다는 사실,
그러니 아무도 몰래
암장을 감행해야 할 판인데
그것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어느 분을 모실 유택이냐고?
우리 집의 0순위 식구
치와와 ‘다롱’이다
딸년이 15년을 데리고 사는데
요즘 잘 먹지도 않고 비틀거리는 게
이놈의 상태가 아무래도 예사롭지 않다
이제 떠나갈 때가 다 된 모양이라고
딸년과 아내는 안타까워하며
장례 치를 걱정을 하고 있는 판국―
제 조상님 산소도 제대로 못 돌본 놈이
개를 위해서 묏자리를 미리 보고 다니는
어쩌다 그만 ‘개 풍수’가 되고 말았다
* 풍수(風水) : 지관(地官). 풍수설에 따라 집터나 묏자리를 잡는 사람.
첫댓글 평생 식구들 배신않고
동고동락해줬으니
유택 한 채 잘 지어주셔야지요
다음 생에 좋은 세상에 태어나야지요
그런데 내 딸년은 개장의사에 의뢰해서 화장을 시킨다나 어쩐다나 하고 있으니
내 뜻대로 되기가 쉽지 않을 것도 같습니다.
저도 처지가 교수님과 비슷하여 많은 생각과 반성을 하게 됩니다.
저는 개풍수까지는 아니되지만 우리집 애견 써니 장례는 써니가 어린시절 뛰어 놀던
아파트 뒤산 서리풀 공원에 수목장을 하려고 10 여년전에 소나무를 심어 놓았지요.
이 시인께서는 만반의 준비를 다 해 놓으셨군요. 복 타고 난 놈입니다.
하얀 멀티스 (이름: Snowball)을 잃은 지 10년이 되었는데도 아직 그녀석이 그립습니다.
풍수를 모르니 저는 집 앞 호숫가 소나무 아래 묻고 무명 비석을 세워 주었습니다.
명당에 자리를 잡아 주셨군요.
여기서는 아무데나 매장할 수 없으니 그것도 문제입니다.
@운수재 제 집 땅이니 별 문제가 없겠지요?
장수했습니다.
화장은 더 어렵고 비밀리에 암매장 해야겠습니다.
늘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조언 고맙습니다.
거기 산짐승 있을지 모르니
좀 깊이 파야겠습니다.
가엾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조언해 주신 것 잘 기억해 두겠습니다.
따스한 가족애의 불씨 기쁨이네유
마지막 교수님의 지켜 주시는 사랑
세상만사 모든 것 사랑만드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개의 사랑도유
고맙습니다. 나는 무관심한 편이고요 우리집 아이가 잘 돌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