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 놀이
柳溪 끄싱개 權聖吉印
어떤 동물원에서 아이들에게 인기를 모았던 고릴라가
죽었습니다. 고릴라를 다시 수입하자니 시간이 많이
걸릴 거고 돈이 많이 들고 해서 고심하던 동물원장이
한 가지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고릴라 가죽을 사람에게 입힌 다음 고릴라 시늉을
하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결국 이 일을 할 사람을 뽑았고
그에게 고릴라 가죽을 입혀 고릴라 우리에 들어가도록
했습니다.
이 사람이 어찌나 직업의식이 투철했던지 바나나를
먹기도 하고 그네도 타면서 진짜 고릴라처럼 연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이들은 환호하며 고릴라 우리 앞에
더 많이 모여 들었습니다.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 그는 공중그네타기, 연속 덤블링 등
계속해서 다양한 묘기를 선보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공중그네에서 3회전 돌기를 하다가 실수로
옆에 있는 사자 우리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기겁한 그가 가죽을 벗으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사람 살려”라고 소리치려는 그 순간, 사자가 다가와서
그의 입을 가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입 다물어. 인마, 요즘처럼 취직하기 힘든 세월에
두 사람 일자리를 다 잃게 만들고 싶어?”
결국 그 사자도 가짜였던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가면을 쓴 사람이 가면을 쓴 사람을 만나는
것 같은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가 변화되어야 하는데,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가면 쓰는 일에 능숙해져가는 모습을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변화가 아니라 점점 더 연기에
물이 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집에서 쓰는 가면이 다르고, 직장에서 쓰는 가면이
다 다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들키지도 않게
완벽한 연기를 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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