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 음력 4월8일 남방 4월15일 대세
〈19〉나라마다 다른 부처님오신날
올해 부처님오신날 역시 화려하고 뜻 깊었다. 무엇보다 한국불교 역사상 최대의 법회로 기록될 ‘광복 70주년 남북통일과 세계평화를 위한 기원대회-세계 간화선 무차대회’가 빛을 발했다.
국내외 종교지도자를 비롯해 30만 명의 사부대중이 광화문광장에 운집해 모두가 차별받지 않는 무차(無遮)의 세상을 발원했다. 부처님오신날 당일(5월25일) 전국 사찰에선 봉축법요식을 열어 지혜와 자비의 실천을 다짐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부처님오신날은 음력 4월8일이다. 부처님은 기원전 563년경 이날 해 뜰 무렵 숫도다나왕과 마야부인 사이에서 태어났다고 전한다. 특이한 것은 북방불교와 남방불교가 각기 다른 날을 부처님의 탄생일로 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홍콩 마카오 대만의 경우 공통적으로 음력 4월8일이 기념일이다. 사찰에 연등을 달거나 등을 들고 거리를 행진하는 모습도 대동소이하다. 다만 일본은 양력 4월8일을 부처님오신날로 쇤다는 것이 특징이다.
부처님의 ‘완전무결’ 암시하는
상징이란 해석도 있어 ‘눈길’
반면 남방불교 국가들은 일주일 뒤인 음력 4월15일을 불탄일로 친다. 이름 하여 ‘웨삭데이(Vesak Day).’ 웨삭은 부처님이 사용하던 빨리어 위사카(visakha)에서 유래한다. 산스크리트로는 위사캬(visakya)라고 하는데. 인도 달력으로 2월을 가리킨다.
남방불교의 전통에 의하면 부처님은 위사카월(月)의 보름날에 탄생했다. 인도 달력 2월은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음력인 시헌력 4월에 해당한다. 유엔은 1999년 음력 4월15일을 ‘웨삭데이’로 지정해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발표하고 있다.
한편 1956년 네팔에서 열린 제4차 세계불교대회에서 참석국가들은 양력 5월15일을 부처님오신날로 확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음력과 양력은 시간차가 생기게 마련이어서 혼란이 나타났다. 1998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대회에서 양력 5월15일에서 5월 중 보름달이 뜨는 날로 바꾸게 된 배경이다. 양력 5월 보름달이 뜨는 날은 음력 4월15일 즈음이 되기 때문이다.
음력 4월15일은 우안거(雨安居)가 끝나는 날이기도 하다. 동시에 남방불교에선 이날을 탄생일뿐만 아니라 부처님이 깨달음을 이룬 성도일이자 목숨을 거둔 열반일로 삼았다는 것이 눈길을 끈다. 더불어 “초기경전인 <장아함경>에는 여기에 출가일을 포함해 4대 명절의 날짜가 모두 2월8일로 기록돼 있으며 <반니원경>에는 전부가 4월8일로 적혀 있다(구미래 동방대학원대학교 교수).”
부처님의 생애 가운데 가장 중요한 사건이 같은 날에 이루어졌다고 보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부처님오신날이 예로부터 2월8일과 4월8일로 나뉘어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참고로 예수그리스도의 탄생을 축하하는 크리스마스 역시 초기엔 12월25일 1월3일 3월21일 등으로 제각각 달랐다. 부처님의 탄생일을 확증할 수 없는 상태에서, 결국 4월8일이란 단순한 날짜가 아니라 상징으로 읽을 수도 있다. 평창 월정사 교무국장 자현스님은 저서 <붓다순례>에서 4월8일의 기원에 대해 설명했다.
예컨대 부처님은 2월8일에 출가해 12월8일 성도했으며 4성제와 8정도, 12연기를 주축으로 8만4000법장의 12부경을 설하고 열반했다. 이후 8섬4말의 사리를 남겼으며 이를 8국의 국왕들이 나누어 근본 8탑을 조성했다. 결론적으로 부처님의 생애는 4와 4의 배수로 점철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4월8일이란 부처님의 완전무결함을 암시하는 일종의 ‘다빈치코드’인 셈이다.
[불교신문3110호/2015년6월6일자]
첫댓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러셨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