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를 진료하다 보면 ‘담이 결린다’라는 표현을 자주 듣습니다. ‘결리다’라는 표현은 ‘숨을 크게 쉬거나 몸을 움직일 때 몸의 어떤 부분이 당기어서 딱딱 부딪치는 것처럼 뜨끔하게 아픈 경우’를 말합니다. 전통적으로 ‘담 결린다’라는 표현이 통증의 대명사처럼 쓰여왔다면, 그만큼 쓸개 질환시 발생하는 통증이 심하다는 반증일 수 있습니다. 쓸개에서 담석이 일으키는 발생하는 통증을 ‘담도산통’이라고 하는데, 산통(疝痛)은 달리 선통(仙痛)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쑤시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간격을 두고 되풀이하며 일어나며, 그 통증이 너무 심해 신선도 참지 못한다는 의미로 선통이라고 불립니다
담석이 어떻게 발생을 하는 것일까?
담즙은 콜레스테롤과 담즙산(bile acids), cholic acid, chenodeoxycholic acid 등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이 중 콜레스테롤 자체는 담즙에 녹지 않기 때문에 담즙산과 기타 물질로 미포(micells)를 형성하여 액체상태가 유지됩니다.
그런데, 담즙에 콜레스테롤 양이 늘어나거나, 콜레스테롤을 액체상태로 유지시켜주는 담즙산과 레시틴(lecithin)등의 양이 줄어들게 되면 담즙이 농축되어 끈적 끈적한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태에서 세균이나, 담낭안에서 분비되는 점액 또는 calcium bilirubinate 등 여러 물질들이 결정핵으로 작용하게 되면, 이러한 핵에 농축된 담즙 구성물이 뭉쳐서 결석을 형성하게 됩니다.
담석이 발생하는 것은 첫째.나이가 증가할수록 둘째. 비만일수록 셋째. 여성일수록 넷째. 다불포화지방, 정제설탕은 많고 섬유소는 적은 식생활을 할수록 다섯째. 급격하게 체중을 뺄수록 여섯째. estrogen이나 clofibrate 같은 약물을 사용할수록 담석이 생길 위험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유전적 소인이 있어 부모가 담석이 있었다면 발병 위험성은 증가됩니다. 그 외에 담석증은 식사를 하지 못하여 종합 정맥주사용 영양공급(total parenteral nutrition)을 하는 경우나 임상 질환들(예 : 당뇨, 고지질혈증, 말기 회장 질환)과도 관련성이 있습니다.
담석증의 증상은 어떻게 나타날까요?
담석이 있더라도 약 50%에서는 담석이 담낭 안에 머물러 있어 증상이 없습니다.
담석증의 증상 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담도 산통으로, 담석증 증상의 70-80%정도를 차지합니다. 담석이 담낭경부(입구), 담낭관 혹은 총담관으로 이동하여 그 부분을 막게되면, 담낭에서 담관으로 담즙이 흘러 나가는 양이 줄거나 완전히 막혀서 담낭내의 압력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담낭이 늘어나서 통증이 발생합니다. 명치나 배의 오른쪽 위쪽부분에 지속적이고 심한 통증이나 중압감으로 나타나며, 우측 견갑하부(날개뼈 아래)나 어깨 쪽으로 통증이 퍼져나갈 수 있으며, 대개 통증은 갑자기 시작되고 1~4시간 정도 지속되다가 서서히 또는 갑자기 소실됩니다. 구역질이나 구토가 흔히 동반됩니다. 만약 발열이나 오한등이 동반된다면, 담석증의 합병증으로 담낭염이나 담관염 등이 발생했을 수 있으므로 즉시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담석증은 어떻게 진단할 수 있을까요?
증상이 없이 담석만 있는 경우, 혈액학적 검사나 생화학적 검사에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담석증 진단에는 주로 혈액을 통한 검사가 아니라, 영상을 이용한 검사를 통해 진단하게 됩니다. 가장 흔한 검사로 경구 담낭 조영술(oral cholecystography, OCG)이나 초음파 검사가 있습니다. 경구 담낭 조영술은 담석을 확인하는데 가장 좋은 방사선 검사이긴 하지만, 검사 방법이 까다로워 최근에는 잘 사용되지 않으며, 수술이 아닌 내과적 치료를 고려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 검사법(ultrasonography)은 더 빠르며 진단률도 높아서 1차 진단법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기타 담낭 밖 담도에 담석이 있는 경우에는 혈중 빌리루빈(담즙색소) 수치가 올라갈 수 있으며, 영상 검사로는 담도계 MRI 혹은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도 조영술(ERCP)등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