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현재 자본금을 모두 금융지주회사에 넘기는 방향으로 신경분리를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5일 농협중앙회 국정감사 도중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발언으로 밝혀졌으며, <관련보도 10월 8일자> 이렇게 될 경우 경제사업 중심의 신경분리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은 물론, 농업계에 돌아오는 실익도 없다는 지적이다.
‘경제사업 중심 신·경분리’ 농민 요구 외면 “논란 일었던 멕킨지안보다 더 후퇴” 비난’
올해 말 농협중앙회 추정 자본금은 모두 12.2조원. 최원병 회장은 이날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개인적 생각으로는 현재 중앙회 자본금이 신용사업에 그대로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생각임을 전제했지만, 신경분리에 대한 중앙회 내부 논의 기류를 알 수 있는 대목.
이에 대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은 농협중앙회 국감에서 “신용사업 중심으로 지주회사를 만들어 중앙회가 주인역할을 하겠다는 것은,중앙회를 비사업적 기능으로 전환하고 경제사업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자는 원칙과 방향과는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회 자본금을 금융지주회사에 모두 배분하는 것은 지난 3월 농협개혁위원회가 내놓은 신경분리 방안과도 정면 배치된다. 농협개혁위는 경제지주회사 쪽에 먼저 5.3조원을 배분하고 6.1조원을 금융지주회사에 출자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더욱이 일각에서는 중앙회 자본금 모두를 신용 쪽에 배분하는 것이 농협경제연구소 방안(일명 멕킨지안) 보다 더 심각하다는 반응. 농협경제연구소는 금융지주회사에 8.6조원을 경제지주에 2.6조원을 배분하고, 금융지주회사의 BIS자기자본 비율 유지를 위해 4.8조원을 외부 조달해야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최원병 회장은 회원조합이 금융업을 전부 소유해야한다는 명분으로 이 같은 생각을 밝혔지만, 이렇게 될 경우 농업계에 돌아오는 실익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한 협동조합 전문가는 “금융업의 경우 BIS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면 외부자본 조달 통로가 어느 정도 만들어져야 있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금융지주회사는 수익이 나더라도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수익을 내부유보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농업계에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외부자본이 유입되면 외부세력에 의해 흔들릴 것이라고 하지만 외부자본 조달 통로가 없다면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오히려 재경부 등 금융당국에 의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또 다른 우려의 시각도 있다. 중앙회 자본금에는 고정자산도 다수 포함돼 있는데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이를 모두 매각할 수도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경제사업장 등의 매각이 이뤄져 경제사업 위축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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