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아호 찾기
임보
내 집에는 어디서 들어왔는지 알 수 없는
작은 산수화 한 폭이 걸려 있다
큰산을 굽이 도는 강물에 돛배가 하나
강의 우측 낭떠러지 위에 두 그루의 노송
그 소나무 사이에 작은 정자가 세워졌고
정자의 저 건너편에 숨은 인가가 반쯤 보인다
작품의 우하귀에 호를 ‘무슨 亭’이라 썼는데
亭의 앞 한자를 흘려써서 내 실력으론 읽기가 난감하다
‘矛(창모)’부에 쓴 글자 같은데
자전을 뒤져 봐도 그와 유사한 글자가 눈에 띄지 않고
낙관을 살펴봐도 판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림의 이름을 ‘雙松圖(쌍송도)’라 달고
그린 이의 호를 그냥 ‘松亭’(송정)이라 부르기로 한다
그가 천하에 유명한 화가라면
숨으려 해도 쉬 드러날 터인데
거기다 내 무식에 가려 은둔 묵객이 되고 있다
화풍으로 보아 의재(毅齋)의 후학 같기는 한데
그를 어떻게 수소문해서 끌어낸다?
이 봄날 꽃들은 환하게 피어나는데
나는 부질없는 과제를 하나 문득 만들었다

첫댓글 이 그림의 작자 아호를 아신 분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저에게도 그런 그림 몇 점이 있습니다.
요즘 이름 없는 시인이 만듯이 이름 없는 화가도 많아서
누구의 것으로 판별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더구나 옛 조선시대 유명 작가의 호를 따서 쓰는 것이 유행처럼 된 것 같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제게도 과제가 생겼습니다~
힘 닿는데로 찾아볼게요
참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수소문해 보세요. 현상금은 안 결렸지만------
그러시군요
알려올 것만 같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비바람 친 뒤에 맑은 하늘입니다.
정字 위의 글자가 아리숭 하기만 합니다,
쌍송도 하면
앞 소나무들은 좀 서운해 할 것 같기도 합니다.
건너편의 소나무들이 서운해 할 것 같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