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덕꾸러기 계요등
봄이 되면
찔레나무 우거진 가시덤불 속에서
사위질빵 으아리 환삼덩굴 벗 삼아
어떤 잎이 자신인지 모르게
얽히고설켜 술래잡기 놀이하고 있다
한여름
사철나무 무성한 산울타리 위에서
댕댕이 마삭줄 노박덩굴 경쟁하며
이 줄기 저 줄기 실타래로 엉켜
나무들 목 조이기 연습한다
꽃 피우면
숨어 있다 튀어나온 악동 되어
앙증맞은 자주색 눈빛 유혹한 후
고약한 지린내 풍겨버린다
겨울 되어
빼곡했던 주변 존재들 다 사라져도
돌담에 어울리는 것은 이 몸뿐이라며
등황색 열매 떠나보낼 줄 모른다
카페 게시글
유유의 야생화 시
천덕꾸러기 계요등
봉명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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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05 09:4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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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등황색 열매의 남기고 싶은 말, 가는 정 오는 정 모두 꼭꼭 다듬어 매라를 때 나를 한알 삼키어 쉬고가소서 !
사실 볼품없는 열매인데 사진이 그럴듯하게 나와 글도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