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선거공약

[stone402]

지난 5.31지방선거가 끝난 후 당선자들의 선거공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들 개발공약을 통해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미리 점쳐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부동산표준 부동산뱅크는 지난 5.31지방선거에서 축배를 든 16개 시.도 자치단체장들의 선거 공약과 재임기간 동안 펼칠 주력사업을 살펴보고 달라질 부동산시장을 미리 가늠해 봤다.

지난 4년간 강남북 격차 더 벌어져
서민주거안정,강북활성화 미흡

오는 7월 1일이면 ‘민선 4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가 취임한다. 오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3대 비전, 12대 추진과제를 내걸어 서울시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청사진을 내비쳤다. 여기에 ▲강북도심부활 프로젝트 ▲강남∙북 균형발전 ▲공공임대주택 10만 가구 공급 등 굵직굵직한 선거 공약은 서울 부동산 시장의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구도심 활성화, 노후주거지정비 등 지난 4년간 서울시 각종 개발 사업을 이끈 이명박 시장과 ‘궤’를 같이하는 오 당선자의 강북 활성화 의지는 ‘제2강북 전성시대’를 열 것이란 기대다.

그러나 강북 노후 구도심 정비를 비롯한 임대주택공급 확대 등의 정책이 강남북 집값 격차 해소와 서민주거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지 여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실제 강북 뉴타운 지정, 청계천 복원 등의 사업이 추진된 이명박 시장 재임 기간에도 강남북 집값은 오히려 더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이명박 시장 재임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43.43%가 뛰었다. 같은 기간 강남, 서초, 송파 등 강남권 ‘빅3’의 경우 62.26%가 뛰어오른 반면 비강남권의 경우 42.21%가 오르는데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이명박 시장 취침 첫해 평당 1,020만 원 수준에 머무르던 강남권과 비강남권 아파트값 격차가 2006년 6월 현재 1,589만 원으로 벌어졌다. 강북에 새숨결을 불어넣으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격차가 오히려 더 심화된 셈이다.

연도별로는 이명박 시장 취임 첫해인 2002년 강남권은 평당 1,814만 원, 비강남권은 평당 794만 원을 각각 기록했다. 2002년 은평, 길음, 왕십리 일대가 뉴타운 시범지구로 지정되고, 이듬해 2003년 비강남권에 2차 뉴타운 12곳이 추가된다. 반면 주택 재건축 정비계획이 수립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사업은 발이 묶인다.

이에 따라 비강남권 집값 상승세가 강남권을 앞지르기에 이른다. 비강남권이 2003년 한 해 동안 11.63%가 오른데 그친 반면 비강남권의 경우 12.21%를 기록한 것이다.

그러다가 2005년 재건축 안전진단절차 완화에 힙입어 강남권 아파트값이 폭등세를 보인다. 3차 뉴타운 11곳이 추가로 지정되고, 3년여 공사 끝에 길이 5.84km구간 청계천이 모습을 드러냈지만 불붙은 강남 집값 상승세를 꺽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서민주거안정이란 명목으로 추진된 임대주택공급도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4년간 공급된 임대주택은 모두 10만2,000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 가운데 1만7,769가구가 입주를 마쳤고, 1만4,435가구가 공사중에 있다. 이밖에 1만8,987가구가 사업승인을 마쳤으며, 5만809가구가 구역지정을 완료하고 사업을 기다리고 있다.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강북 재개발 사업을 통해 공급된 것들이다. 그러나 곳곳에서 빈집이 넘쳐나는 등 저소득층 주거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임대주택에 들어갈 보증금도 없이 하루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노후 불량주거지역 세입자들이 허다하기 때문. 이에 따라 원주민 정착 등 서민 주거안정과는 동떨어진 강북활성화 정책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이명박 시장과 밑그림을 같이 하는 서민주거안정과 강남북 격차해소라는 공약을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선거 공약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도심재개발 행정절차 간소화
4대문안 주변 상권 요동칠 듯

오세훈 당선자가 내놓은 공약은 크게 12가지로 ‘강북도심개발’과 ‘강남북 균형발전’으로 압축된다. 4대문안 청계천 주변의 구도심을 남북 4개 축으로 나눠 문화와 관광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게 강북부활프로젝트의 골자다.

이를 위해 경복궁, 덕수궁 등의 고궁과 대형서점이 즐비한 남대문∼경복궁을 `역사문화의 거리'로 조성하고, 미술관, 전통 음식점, 상가 등이 밀집한 명동∼인사동 축은 `관광문화의 거리'로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세운상가 주변은 남산과 창경궁을 남북으로 잇는 ‘녹지벨트’로, 국립극장~동대문 축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각각 꾸며진다.

특히 오 당선자가 중점 사업으로 삼고 있는 게 세운상가와 동대문운동장 철거를 비롯한 주변 지역 개발이다. 세운대림상가는 철거한 뒤 2,200억 원을 투입해 지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지상은 종묘와 남산을 잇는 녹지대와 공원으로 개발된다. 여기에 동대문운동장 철거를 통해 나온 2만 5,000평 중 2만 평을 녹지공간으로, 나머지 5,000평은 프랑스의 퐁피두센터와 같은 종합문화공간으로 조성, 이를 인근 동대문 의류산업 활성화로 잇는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그동안 개발이 지지부진했던 세운상가 일대가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경우 주변 부동산시장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이지역 상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가 권리금은 물론 보증금과 월세 및 상가건물 몸값이 치솟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주변 도심재개발지구도 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비싼 땅값으로 인한 과도한 개발 비용과 세입자 생존권 보호 등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동대문운동장 공원화 계획도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미 청계천 복원사업으로 황학동에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노점상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기 때문. 게다가 사업지 대상이 서울성곽 옛터와 자리가 겹쳐 문화재 훼손 논란도 일고 있는 상태다.

청계천변 인근 도시환경정비사업(도심재개발 사업) 활성화 방안으로는 ‘전담공무원제’가 도입된다. 이는 현재 도심재개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30단계의 행정절차를 밟아야 하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다.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뉴타운 사업에도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방식을 승계해 대상을 늘리고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한 뉴타운 사업실행 전담기구가 설치된다.

신임 서울시 인수위원회 유창수 정책팀장 “강남북 균형발전을 위한 강북개발이 시급하다”며 “현재 26개 지구 외에 추가적으로 뉴타운을 확대 지정을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뉴타운 사업 활성화를 위해 뉴타운 공사(가칭)설립과 기존 뉴타운 사업을 맡아 왔던 SH공사의 기능을 보완하는 방안이 추진 중에 있다”고 전했다.


도특법 강북활성화 날개
서민주거안정은 '글쎄'

인수위는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도시재정비촉진을 위한 특별법(이하 도특법)’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현행 뉴타운 사업은 시 조례에 의해 추진돼 각종 인허가 절차에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이번에 시행되는 도특법에서는 각종 개별 법령의 저촉 등으로 사업 시행이 어려웠던 점을 해소하기 위해 여러 법규를 병합해 각종 인허가를 의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별법에는 구시가지의 재정비촉진사업의 활성화와 주택공급의 확대를 위해 구역지정요건 완화, 용적률.층고제한 완화, 소형평형 의무비율, 지방세법 감면, 과밀부담금 면제, 특별회계의 설치 등의 특례를 명시하고 있다. 또 기반시설 설치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국가 예산에서 지원하거나 국민주택기금에서 융자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불균형 해소를 위한 방편으로 민관협력 자립형 사립고, 시범공립학교, 영어마을 개설 등의 교육기관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뉴타운 지역을 중심으로 민관협력자립형 사립고등학교(우선 3개소 설립)가 들어서고, 기존의 공립학교 중 자격요건을 충족시키는 학교를 시범학교로 지정 육성해 자립형 사립고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들 학교에 대해서는 일정부분 운영비가 지원되고, 우수교사가 배치된다. 저소득계층과 지역 내 거주학생에게는 입학우선권이 주어진다.

여기에 해외 어학연수 기회가 없는 학생에게 교육기회를 주기위해 서남권역(구로, 금천)과 서북권역(서대문, 은평)에 영어마을이 각각 1개소씩 개설된다. 유팀장은 “영어마을의 1만 5,000평 규모로 기존에 개설된 풍납동과 수유동의 영어마을과 비슷한 환경으로 조성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교육인적자원부와 의견 조율이 없는 상태에서 이 같은 강북 교육 활성화 정책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명박 시장 재임시절에도 뉴타운 사업지구내 자립형 사립고 건립이 교육부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저소득층과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이 10만 호 공급이 추진된다. 현재 서울시에서 지을 수 있는 임대주택 물량은 도시계획시설부지에 20만1,024가구, 재개발 214개소에 3만 4,362가구, 재건축 200개소에 3만 가구, 도심재개발 30개 블록에 1만 3,730가구, 뉴타운 26개소 5만 7,297가구 등 총 15만 5,000가구다. 이중 2012년 까지 10만 가구를 짓는 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에 소형평형(13평~17평형)위주로 공급되던 것을 중형평형대(18, 24, 30평형)를 혼합하고, 노부모를 부양하는 사람을 편의를 위해 평면도 다양해 진다.

한편 강남권에서는 열린동네가꾸기 사업, 테헤란로∙강남로 일대 IT전략지역 육성 등이 추진된다. 재건축∙재개발이 불가능한 강남북 단독∙다세대 밀집지역에는 담장허물기 사업지원과 함께 공동주차장설치, 골목길 정비, 놀이터 등 편익시설 확충, 방범CCTV 등이 추진된다. 또 부도심 개발의 일환으로 벤처기업들이 많이 몰려있는 테헤란로와 강남대로 일대를 IT전략사업지역으로 육성 및 특화 할 계획이다.

이처럼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의 공약만 놓고 보면 4년 후 서울 미래상은 크게 달라져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구도심활성화와 임대주택공급 및 교육 특구정책 외에는 강남북 격차 해소를 위한 뚜렷한 방안이 없다는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남는다. 강북활성화라는 명목으로 무분별한 뉴타운 사업지구 지정은 주변 집값 만 올려놓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칫 강북 활성화론이 서민주거안정과는 거리가 먼 개발시대 논리로 흘러 의미가 퇴색될 함정도 안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서울 4대문 안을 비롯한 강북 노후 불량주택 밀집지역 곳곳에 개발붐이 또다시 휩쓸고 지날 갈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길목에 향후 4년간 요동칠 서울 부동산 시장의 청사진이 놓여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일문 일답>

-강남과 강북간 집값 격차해소 방안으로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강.남북의 집값격차는 교육, 문화, 쇼핑 등 여러 가지 환경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다. 강남북의 집값격차를 인위적으로 줄이기 보다는 강북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 먼저 강북도심을 활성화하는 게 최우선 사업이다. 또 뉴타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7월 1일 도시재정비촉진법의 시행과 함께 촉진지구의 지정을 적극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또한 주택을 소유보다는 거주개념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공급에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특히 택지개발지구의 임대주택건설을 확대하고 임대주택의 평형을 다양화하도록 할 것이다.

-도심부활사업, 뉴타운 등의 사업이 오히려 서민살림살이를 해친다는 비판도 있는데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혀달라
▲뉴타운 사업시 세입자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을 건설하도록 돼있으나 모두를 충족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임대주택의 공급을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일반서민이 살고 있는 다세대, 다가구지역의 방범문제, 주차장부족문제, 어린이놀이터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린 동내 가꾸기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임대주택 10만가구 공급이 실제 서민주거안정에 미칠 기여도는 어느 정도라고 보는가
▲지금까지 정부는 주거복지 개념이 없이 주택공급만이 주거안정이라고 생각해왔다. 이제 주택은 국민의 복지차원에서 일반서민을 위한 정책으로 전환될 때가 됐다. 특히 임대주택 공급은 집값을 안정시키는 가장 큰 핵심일 뿐 아니라 일반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시키고 사회전체의 복지수준을 높일 것이다.

-대규모 녹지조성 계획을 들고 나왔는데 산자락이 즐비한 서울에 추가로 녹지를 조성할 필요가 있는가
▲현재 서울의 산자락에 가보면 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산책로가 정비돼 있는 않는 곳이 많다. 이에 단순한 녹지 공간이 아닌 시민들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녹지로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자 약력>
△1961년 서울 출생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고려대학교대학원 법학박사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 합격
△1995년 대한변호사협회 환경문제연구위원회 위원
△2000년 한나라당 4.13총선 선거대책위원회 부대변인
△2000년 제16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2003년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환경연합법률위원장겸 상임집행위원
△숙명여대 법학과 겸임교수
△미국 예일대 객원교수
△법무법인 ´지성´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