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잔이 비어있는 줄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그 잔을 채우지 못한다.’는 말이 하루 종일 나에게 다가왔던 날이었다.
장맛비가 그칠 줄 모르고 며칠째 계속되고 있다. 비오는 날은 손님 오는 것도 반갑지 않다고 하던데 이렇게 비 오는데 장애인 재소자 형제들 연출(각 방에서 나와 줄을 서서 인원을 점검한 뒤 행사장으로 이동하여 자리에 앉는 것)하려면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몸이 부실한지라 몸 컨디션이 최악이었다. 날구지로 다리 아픈 것은 둘째고 심한 두통에 운전하기도 힘들었다. 이번 교회 행사에는 아홉 명이 참석하기로 했는데 네 명이 개인 사정상 참석하지 못하고 다섯 명만 참석을 했다. 모두가 목회자들이다. 안양교도소로 가는 길이 많이 막힌다. 아마 빗길 운전이라 조심해서 그런가 보다. 교도소 정문에서 경비병에게 “교정위원입니다.”라고 말하며 교정위원증을 보여드리니 거수경례를 하며 차단봉을 올려 준다. 보안과 경비실 앞에서 담당 교도관을 만났다. 차에 실려 있는 짐을 내려 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교정위원실에 도착하니 강성흔 목사님만 도착해 계신다. 잠시 후 박경용 목사님이 시각장애인인 고성선 목사님을 부축하며 들어오신다. 이어서 김정금 목사님이 들어오신다. 반가운 인사를 나눈 후에 신분증을 모아서 교도관에게 드린다. 간단한 신분조회를 마치고 행사장으로 이동을 한다. 재소자들도 방금 자리에 앉았는지 어수선하다.
시각장애인인 고목사님께서 찬양을 인도하신다. 점자로 표시가 된 반주기를 가지고 찬양을 인도하신다. 이만석형제의 신들린 듯 한 키보드 반주에 맞춰 모두가 뜨겁게 찬양을 한다. 이번에는 준비해간 간식거리가 빨리 도착을 했다. 골고루 나눠 줄 준비가 된 것을 보고 김 목사님께서 감사기도를 드린다. 여름 과일 수박과 토마토가 차려지고 비스켓류와 과자들이 일회용 접시에 담겨져 각장의 상위에 차려진다. 냉커피를 사왔는데 뜨거운 물로 커피를 타서 나눠주고 있다. 비오는 날씨라 뜨거운 커피도 괜찮을 듯싶다. 어느 정도 다과가 끝나갈 무렵 예배가 시작된다. 강목사님의 대표기도가 끝나고 모두 한 목소리로 찬양을 불렀다. 박목사님이 말씀을 전하신다. ‘내 잔이 비어있는 줄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그 잔을 채우지 못한다.’는 말로 서두를 시작하신다. 먼저 고린도전서 13장 1절부터 4절의 본문을 가지고 말씀을 전하신다. 사랑은 오래 참는 것이라며 오래참고 이겨내야 하는 당위성과 그로 인한 하나님의 섭리가 우리에게 임하심을 잘 설명해 주신다.
오전에 하는 교화행사라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 오후보다 50분 정도 단축된 시간이라 준비했던 것을 다 전해 드리지 못하고 올 때가 많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재소자들과 방문자들이 함께 어우러져 하모니를 이뤄나가는 교화행사가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못함이 아쉽다. 10분을 남겨 놓고 마이크를 잡았다. 성경필사에 대하여 권면을 드린다. 성경필사를 통하여 하나님이 일하심을 경험하고 하나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고 계시는지를 체험하라는 권면을 한다. 하나님은 지금도 살아계셔서 우리를 통하여 역사하고 계심을 믿으라고 한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겠다고 나설 때면 지켜봐 주시지만 도와달라고 하시면 항상 도우시는 하나님임을 믿으라고 했다. 눅 5:17-26에 나오는 중풍병자의 친구들이 왜? 지붕을 뚫고 내려가 예수님께 중풍병자를 보였는가? 그것은 예수님을 둘러싼 무리들을 헤집고 들어갈 수 없었기 때문인데, 간절하게 예수님을 만나고 싶어 하는 영적인 환자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무리들이 어쩌면 우리들이 아닐까 생각해 보자고 했다. 예수님을 둘러싼 무리에는 열두제자와 다른 제자들, 바리세인들, 제사장들, 소문 듣고 찾아온 사람들이 아니겠는가. 그러면 우리는 그 무리 중에 어떤 사람인가? 어떤 사람이던지 중풍병자를 막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행 12:1-12절의 베드로 사건을 보면서 헤롯왕이 야고보를 죽이자 백성들이 잘했다 칭찬하는 소리를 듣고 베드로까지 잡아 죽이려고 했던 사건. 그 사건의 조연으로 출연한 헤롯왕처럼 사람들의 칭찬에 하나님의 자녀로서 본인이 마땅히 해야 할 도리를 망각하는 사람은 되지 말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김 목사님께서 출소자를 위한 기도를 마무리 기도로 해 주신다. 행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빗줄기는 멈출 줄 모르고 있다. 내리는 빗줄기 소리에 섞여 내 마음을 울리는 한 소리가 있었다. “내 잔이 비어있는 줄을 모르는 사람은 절대로 그 잔을 채우지 못한다.”
2011. 7. 13.
-양미동(나눔)-
첫댓글 주님은 저를 간절히 만나길 원하고 있는데 제가 거부를 하니 어찌하오리까요~~ 목사님...
기도 좀 해주세요...
하루에 천번씩 아버지를 외쳐 불러 보세요. 만나주실 겁니다.
이제라도 만나길 원하신단걸 아심도 감사합니다. 항해자란 찬양이 절로나오네요...중보기도합니다.
최악의순간에도 주님의일에 열정을 보이신 전도사님 그대로 쭉~~~~~~!,!
영적인 환자를 보지못하고 그를 들여보내지 못하는 많은 군중들중에 서있는 제모습을 봅니다. 제 자신이 영적인 환자라고 치부도해보지만 참 호사스러운 변명같기도 하고.. 주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