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가 카가와 신지를 영입하면서 4-2-3-1 전술을 새롭게 들고나왔으나 그리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맨유의 전통적인 4-4-2 전술의 틀에서 벗어나려는 퍼거슨 감독의 실험의 성패여부에 촛점이 맞춰진 관측이 이어지고 있으나 실은 맨유가 4-2-3-1전술을 사용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윙포워드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타겟형 스트라이커의 전형이었던 반 니스텔루이를 보유하고 있던 시절 맨유는 4-2-3-1전술로 크나큰 재미를 보았다. 당시 맨유의 전술은 간단했다. 일단 공격에 나서면 양 윙포워드에게 볼을 연결하거나 원톱 반니스텔루이에게 볼을 연결시킨후 이들이 드리블과 볼키핑으로 시간을 벌어주는 동안 나머지 동료들이 밀고 올라가는 것이었다.
따라서 수비라인이 뒤로 쳐져있어 전체적으로 제일선과 2,3선라인간의 간격이 매우 크다하더라도 롱카운터공격을 활용하여 공격의 질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카가와 신지를 중심에 둔 4-2-3-1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과거처럼 전방에서 볼을 받아 시간을 벌어주면서 동료들이 접근해올때까지 공격의 추진력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공격수가 없기때문이다.
원래 맨유는 수비진의 라인콘트롤이 훌륭한 팀이 아니었다. 바르셀로나처럼 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라인을 밀어올려 전체적인 진형을 콤팩트하게 만들어 보다 높은 위치에서 볼을 빼앗아 쇼트카운트를 펼치는 팀이 아니었다라는 것이다. 카가와 신지와 같은 선수는 피지컬에 분명 문제가 있어 접촉플레이하에서 긴시간동안 볼을 키프해거나 일대일 대결에서 적극적으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는 선수도 아니다. 대신 이 선수는 동료들이 충분히 접근되어 있는 상황에서 빠른 패스교환과 빈공간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탁월하다. 이런 스타일의 선수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팀의 진형이 콤팩트한 상태로 패스앤무브 플레이가 팀전술에 녹아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비라인이 라인콘트롤에 뛰어나서 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밀고올라오는 것이 철두철미해야 한다라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수비라인이 뒤로 물러서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며 볼의 탈취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은 위치에서부터 압박을 가해 볼을 빼앗아 쇼트카운트를 노린다라는 수비전술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맨유는 도르트문트처럼 높은 위치에서부터 수비를 적극적으로 행하는 팀이 아니고 따라서 수비라인도 비교적 쳐져있는 편이다. 그러니 전체적인 진형의 콤팩트함도 떨어지고 카가와가 득의로 하고 있는 동료를 이용하며 빈공간을 찾아 부지런히 움직이며 볼을 받는 플레이가 그 위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중앙수비수는 단순히 대인마크에만 능하다고 해서 훌륭하다라고 말할 수 없다. 적극적으로 수비라인을 올려 전체적인 진형을 높은 위치에 위치시킬 수 있게 만드는 능력도 대단히 중요하다. 바로 라인 콘트롤능력이다. 진형을 높게 가져가는 팀은 반드시 볼 점유율에 있어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고 여기에서 부드러운 패싱플레이가 나오기 마련이다. 그런데 맨유는 유럽의 전통명문팀치고는 이점에서 약하다. 바르셀로나와 크게 비교되는 부분이다.
카가와 신지의 영입은 맨유가 이전과는 달리 최전방 공격진의 드리블 능력 또는 키핑력을 바탕으로 한 롱카운터 전략대신 전체적인 팀의 빠른 패스회전을 통한 공격으로 컨셉을 바꾼다라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인 전제가 팀수비가 적극적으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활용하며 수비라인을 전진시키는 것이다.
지금 맨유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보강포인트는 영리하게 라인콘트롤을 지휘할 수 있는 중앙수비의 리더다. 공격에 있어서 중앙수비의 역할은 사실 대단히 중요하다. 수비라인이 얼마만큼 높게 라인을 위치시키느냐에 따라 전체적인 팀의 진형이 높게 혹은 낮게 위치하느냐가 결정되고 그것은 공격의 파괴력으로도 연결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