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가 아름다운 것은 서로 다른 여러 색이 어울려 빛나기 때문이다. 진화학자들은 인간 문명의 근원을 다양성에서 찾는다. 다양한 피부색, 다양한 성격, 다양한 관습의 사람들이 더불어 살아가며 문명은 진보했다.
한 가지 형태의 가정이 정답처럼 강요된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가정의 범주도 재혼가정, 입양가정, 독신가정, 무자녀가정, 비혈연가정 등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한 가정의 출현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차별과 배제의 대상으로 억압도 받았다.
차별은 아직도 산재하지만 다양한 가정이 싹을 틔우고 성장하기까지는 나눔과 기부의 힘이 컸다.
성은 다르지만 한가족인 공동생활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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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눔과 기부로 유지되는 천안의 성환공동생활가정 모습. |
ⓒ 윤평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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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시 성환 모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초등학교 2학년인 태영(가명)군의 형과 누나는 다섯명. 태영군과 두 살 터울인 형과 누나를 비롯해 고등학교 1학년 큰 누나까지, 대가족으로 한 집에 살고 있지만 육남매의 성씨와 출생 배경은 모두 다르다.
이들의 모습이 낯설다면 당신의 다양성 지수는 '보통'. 다양한 형태의 가정 가운데 그룹홈(공동생활가정)이 있다. 그룹홈은 가정해체, 방임, 빈곤 등의 다양한 이유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환경에서 아동의 개별적인 특성에 맞춰 보호와 양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안가정이다.
과거 고아원 같은 많은 아동들이 입소한 생활시설과 달리 공동생활가정은 5~7명의 소규모 가정형태로 아이들에게 자연스러움과 안락함을 선사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60년대부터 일반화됐지만 한국은 90년대 후반 도입됐다.
작년 6월 기준, 전국에는 약 200여개의 아동·청소년 공동생활가정이 있다. 충남의 8개소 가운데 절반인 4개소가 천안에 소재한다. 천안은 2003년 다윗가정(백석동)을 시작으로 2004년 성환공동생활가정, 2007년 꿈나무공동생활가정(성정동)과 해피홈(구성동)이 각각 생겼다. 4개소의 공동생활가정에서 거주하는 아동·청소년 수는 30여명 정도를 헤아린다.
그룹홈의 장점은 아이들을 통해 확인된다. 태영군과 함께 성환공동생활가정의 가족을 이루는 민희(가명, 11)양은 엄마가 몇 차례 결혼을 거듭하며 알코올에 중독, 아이한테 폭력까지 행사했다. 보다 못한 주위 사람들의 신고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겨졌다가 2007년 12월 그룹홈의 한식구가 됐다.
성환공동생활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지내는 박명희 생활지도사는 "엄마의 방임으로 제 마음대로 생활에 익숙한 민희가 처음에는 그룹홈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심리검사와 놀이치료 그리고 언니·오빠들과 정을 쌓으며 이제는 활발함과 안정감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일주일에 한 번 가족회의를 가지며 서로에 대한 기대와 아쉬움 등도 털어놓는 성환그룹홈 가족들. 한 가족임을 스스로 자연스레 밝힌다.
중학교 2학년인 기열(가명) 군은 같은 학교 1학년에 태수(가명, 14)가 입학하자 담임 선생님을 찾아가 '제 동생'이라며 인사를 했다. 아이들은 자신의 집을 소개할 때 스스럼 없이 성환공동생활가정을 '우리집'이라고 소개한다.
공동생활가정의 버팀목, 나눔과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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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속적인 거리공연으로 새 그룹홈 설립의 기금을 기부하고 있는 '행복찾는통기타'의 공연 모습. |
ⓒ 윤평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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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6명과 1명의 생활교사 그리고 담당간사로 이뤄진 성환공동생활가정의 한 달 운영비는 600여만원을 웃돈다. 생활교사와 담당간사의 인건비를 제외하고 정부 보조금으로 그룹홈에 매달 운영비로 지원되는 금액은 개소당 23만원. 지난해 26만1000원보다 올해는 지원액이 더 줄었다. 다른 공동생활가정도 운영 여건은 비슷한 상황.
모자란 운영비는 어떻게 조달할까? 공동생활가정의 아이들이 기초생활 수급권자로 책정되 지원받는 금액이 일부 있지만 부족한 운영비의 대부분은 나눔과 기부로 충당된다. 성환공동생활가정은 태동부터 나눔과 기부가 바탕이 됐다. 그룹홈의 전세자금과 이사비용 6000여만원은 2004년 11월 모딘코리아 한우리회, 미래를여는아이들 등이 일일주점을 열어 마련했다.
공동생활가정 개소 뒤에는 주부와 회사원 등 평범한 11명 시민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가 나눔과 기부로 운영을 돕고 있다. 시내에서 영어학원을 운영하고 있는 유송묘씨는 가족 나들이를 하거나 여행을 갈 때 공동생활가정 아이들 한두 명과 동행한다.
유씨는 "요즘은 행사가 있을 때면 외아들이 형은 언제 부르냐며 먼저 챙긴다"고 귀띔했다. 독서지도사인 김난주씨는 일주일에 한 번 공동생활가정에 들러 동화책을 놓고 간다. 조현옥 약사는 지난 3월부터 매주 공동생활가정을 찾아 중학생 두 명의 수학공부를 직접 지도한다. 익스프레스 대표인 정관호씨는 공동생활가정의 '도깨비방망이'로 통한다. 필요한 물품을 요청하면 뚝딱 구해온다. 성환그룹홈의 아동책상과 장롱, 책꽂이가 모두 정씨의 실력발휘로 장만됐다.
전통타악연구소 '품' 김완성 대표는 지난 3월 지인들과 그룹홈 기금마련을 위한 자선공연을 개최해 수익금 300만원을 성환공동생활가정에 전액 기부했다. 김 대표는 "하는 일 속에서 도움될 만한 일을 찾다가 공연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나눔과 기부가 버팀목이 되기는 여섯 명 아동이 생활하는 천안의 또 다른 그룹홈 다윗가정도 마찬가지. 현재 다윗가정이 생활하고 있는 1·2층 주택은 지난 2004년 한 대기업의 지원으로 신축됐다. 건립부지는 하늘중앙교회가 무상으로 내놓았다. 김순자씨는 그룹홈의 영어학습지도를 5년째 맡고 있으며 지문사 두정점도 3년째 문구류를 빼놓지 않고 기부한다. 캐드학원과 오실학원은 아이들의 자격증 지도와 학습지도를 무료로 돕는다.
새 그룹홈을 만들기 위한 나눔과 기부도 있다. 천안·아산 직장인 6명으로 구성된 통기타 노래모임 '행복찾는 통기타'(행타)는 2007년 거리공연으로 모금한 1200만원을 그룹홈 추진 인큐베이팅 기금으로 풀뿌리희망재단에 기부했다. 행타는 일시적 기부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적인 기금 확충을 위해 거리 모금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는 주말도 잊은 채 매주 토요일 천안 망향휴게소에서 공연을 갖는다.
조명숙 풀뿌리희망재단 사무국장은 "헌신적인 나눔활동으로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할 새 그룹홈 설립의 꿈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
첫댓글 우연히 인터넷을 검색하다 발견한 기사입니다. 천안신문에도 실렸다고 합니다
얼굴은 가려져도 브이자는 살아 숨쉬는 듯,,,,,,,,,,,,,,, 그래서 난 브이가 좋다
그래 너 로보트태권브이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