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혀지지 않는 연꽃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빨이 억세어 뭇짐승의 왕이 된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종벽한 곳에 살기를 힘쓰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림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른다 연정에서 우환이 생기는 것임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동정한 나머지 마음이 얽매이면 손해를 본다 가까이 사귀면 이런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애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이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 저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즐겁게 하고 또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마음을 산산이 흐트러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우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병이고 화살이고 공포다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러한 두렴움이 있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추위와 더위 굶주림 갈증 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 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 내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마치 어깨자 떡 벌어진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 마음대로 숲속을 거닐 듯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이나 쾌락에 만족하지 말고 관도 가지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한 맛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이다 라고 깨닫는 현자는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는 것처럼 또는 불이 다 탄 곳에는 다시 불 붙지 않는 것처럼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 버리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러러 보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관을 막아 마음을 지켜 번뇌가 일어나는 일 없이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버리고 또 쾌락과 우수를 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최고의 목적을달성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해이를 물리치고 행동하는 데에 게으르지 말며 힘차게 활동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앉아 선정을 버리지 말고 모든 일에 늘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 가는데 있어 우환을 똑똑히 알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애착을 없애기 위해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고 학식이 잇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를 확실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카페 게시글
내가 사랑하는 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기쁨지기
추천 0
조회 44
11.07.02 16:03
댓글 2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는 불교경전(숫타니파타 사품 中에서) 나오는 경구입니다.
인도의 재가불자인 지견이란 분이 서기223~325년사이에 번역한 것이라고 하는데 1000개의
게송중에 4품만 의족경에 번역되어 실려있다고 합니다.
무리에 섞여지내지않고 홀로 고독한 수행을 하는 것을 덕묵으로 여기는 불교수행을 숲속에서
무리지어 다니지 않고 거친환경에 홀로 살아가는 무소의 모습안에서 찾아내고 있습니다.
기독교의 사랑과 수행방법과는 분명다르지요.
그러나 모든 종교가 공유하는 고독의 영성, 절대자를 추구하는 외로운
정서, 무소유, 사유하려는 유혹을 떨치고자하는 구도정신이
잘 드러난 내용이네요.
대학교때 공지영씨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를 읽고 엄청 감동받았는데 정작 작가는 결혼을 3번이나 하고...엄청 배신감 느끼는 작품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