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을 관리하기가 쉽지않다.
2주전에 갔다올 때 날씨가 추워질 것을 잊고
수도관리를 잘못해서
그만 수도의 관이 얼어 버린것이다.
시간이 조금 있어서 잠깐 그린내에 친구와 같이들렀는데
물이 나오지 않아서 커 피만 끓여먹고 도망치듯 나왔는데
지난 주에도 결혼식에 참석한 후 잠깐 들렀는데
역시 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날씨는 더 추워지고
명절에 그린내에서 지내는데
수도가걱정이었다.
수도점검차들어갔는데
역시물이나오지않았다.
저녁밥은시동생집에서먹고
물을한통얻어가지고들어가
아침에그물로대충밥을해먹고
화장실사용도제대로못하고
얼굴도씻지않고생활했다.
점심때가되어날이좀풀리는것같아
남편은본격적으로수도점검에들어갔는데
수도의 관이 땅속에서얼어서
녹지않아서생긴일이었다.
그러나수도관이어디에묻혀있는지도모르는데
어떻게녹힐수있을것인가!
다행히모터옆에있는수도는헤어드라이기를사용해
따뜻한바람을땅에쐬니물이나오는것이었다.
그 물만 나와도 모든 근심걱정이 다 사라지는 것 같았다.
긴호스를 연결하여 집앞 문밖에서 받아쓰는데
물만 보아도 기분이 절로 좋아져서
밖에서설겆이를해도춥지않았다.
집이편한곳이되려면
여름에는시원하고,겨울에는따뜻하고
물이펑펑나오면 되는것이다.
그 나머지의 것이야 부차적인 것이라는생각이 들었다.
나의어린시절이생각났다.
가난했던시절.
겨울에는연탄한장을가지고구들장덥히는데
그것도아까워서천천히타도록
공기구멍을헝겊 으로꽁꽁틀어막아
방은항상미지근했고
머리맡에놓인주전자는새벽이면얼어있었다.
여름은또어땠는가.
선풍기도귀했던시절이라
손에는부채가떠나지않았었다.
그러나추위와더위보다도
나에게는정말견디기힘든것이있었는데
바로 물이었다.
우리집은언덕에있는집이었는데
고등학교1학년때까지는수도가없어서
아래에서물을길어다먹어야했다.
식구들이총동원되어물을길었다.
밥을짓고,설겆이하는것은그렇다해도
그물을길어서8가족의빨래를해야했으니
얼마나힘들었겠는가!
비오는날에는처마밑에모든그릇을다받쳐놓아
빗물을받아빨래를하기도했다.
날이좋은날은물긷기도그리어렵지않았으나
눈이내려미끄러운날에는
물지게를지고계단을오르내릴때에는
연탄재를깨어가며미끌어지는것을막아야했다.
그렇게귀한물이라서
한방울의물도아껴서썼다.
빨래를하고난후의물도
더운여름에는마당을식히는용도로마당에뿌렸고
빨래를행군깨끗한물은걸레를빨아집안청소를하는둥
최대한활용을했었다.
물때문에너무나힘들었기때문인지
나는지금도우물이있는집을그리워한다.
우물이있는집에서살고싶 은것이다.
만하루동안물이나오지않는집에있으면서
또생각한것이
"우물이있었다면괜찮았을텐데....."였다.
물한통얻어온것으로최대한아껴가며썼는데
그동안 펑펑함부로썼던물에대하여
다시한번생각할수있는계기가되었다.


갑자기전기가나가면전기의소중함을알게되고
보일러가고장나방이추워지면보일러의소중함을알게되고
물이나오지않으면물의소중함을알게되고
..................
난!
지금편안하다.
왜?
물이있으니까. 아니 물이 나오니까.
밖에 눈이 펑펑내리고있다.
잠깐사이에눈이온세상을바꾸었다.
그래서또행복하다.
첫댓글 옛날 물 귀한 시절 3가정이 같이 살던 시절, 아침이면 수돗가가 줄 서있고, 유난히도 눈치없는 친구는, 혼자만 깨끗하게 씻느라 오랫동안 시간끌고, 그러면 늦어서 동동거리고, 하여간 이렇게도 자원이 귀하기도 하고, 불편했지만 소중했던 추억이다,
중간에 있는 사진,,,,혹시 그린내야??? 너무,,,좋다
그린내사진이란다.유리창밖의모습을찍은것....언제든지열려있으니빈몸으로달려오렴...
그래 내 말에 동감이다. 우린 때론 어리석어서 항상 가까이 있는 귀한 보물들의 소중함을 모르고 함부로 대한다. 네가 재주가 많고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듯하여 친구로서 기쁘다. 인정이가 우리 동창회를 슬기롭게 이끌어 가길...*^^*
그리멋진삶은아니지만욕심을줄이고베풀면서살자다짐하니정말넉넉해지는삶이다.언제든지시간나면그리고먼곳마다하지않고달려와준다면환영한다.
인정아 너의 별장이니? 깊은산 속 옹달샘 누가와서 먹나요 새벽에 토끼가 눈비비고일어나 세수하러 왔다가 물만 먹고가지요 혹시 그동요 그곳에서 작사한것 아니니?너무 좋다 매일매일 매연속에 있는우리는 너무신선해 보여 좋다. 너가 행복해 보인다...
정말네말대로깊은산속,산새만오가는그런마을이란다.앞 에는섬진강이흐르고...언제든지시간나면달려오렴..항상준비되어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