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앗간에서 떡을 찾아 차에 싣고 출발하는데 박목사님이 전화를 주셨다. 조금 일찍 출발하여 점심으로 설렁탕 한 그릇 먹고 들어가자는 내용이다. 14년 동안 교도소 사역하면서 점심을 먹어본지 두 번밖에 되지 않았다. 모처럼 점심을 먹고 들어가겠다. 교도소 근처 식당에 도착하니 일행이 기다리고 있다. 박목사님이 새로 오신 분을 소개해 주신다. 웃음치료사 김교생님이다. 조막손을 불쑥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그 후론 웃음꽃 피는 자리가 된다. 9년 전에 간암으로 이식수술을 받고 덤으로 사는 인생 보람 있게 살아보자고 노력하던 중 웃음치료사 교육을 받았단다. 나는 자연스럽게 예수 믿느냐고 물었고, 김 회장님은 당연하다는 듯이 예수를 안 믿는단다. 이해가 됐다. 복음을 받아들이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 열심히 봉사 다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문득 김 회장님이 한마디 하신다. “그래도 가끔 교회는 갑니다.” 나도 모르게 “할렐루야!” 했다. 그 순간 “교회에 웃음치료차 강의하러 갑니다.” 일행들 모두가 폭소가 터졌다. 영향력 있는 분이 예수를 믿고 웃음치료를 하면 더 좋겠다며 복음을 전했다. 조만간에 결정하여 교회에 나가고 신앙생활도 하겠단다. 감사했다. 재소자들에게 무언가 활력을 주기위해 노력하는 박경용 목사님께서 웃음치료사를 모셔오겠다고 하셨고,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배당해 준다. 예배가 시작되기 전에 웃음치료사에게 30분 정도 강의를 하도록 했다. 2시간 중에 처음 오신 분께 30분을 할애하는 것은 엄청난 특혜다.(^_^*)
교정위원실에 일행들이 모두 모였다. 웃음치료는 김교생 회장님, 예배 전 찬양은 백승주 집사님, 기도는 설교는 김기동 목사님, 특별찬양은 고성선 목사님, 설교는 박경용 목사님께 하시라고 정해 드렸다. 행사장으로 이동을 한다. 여전히 춥지만 그래도 지난달보다는 양호하다. 재소자 형제들이 미리 나와 찬양을 부르고 있다. 눈에 익은 형제 한명이 앞으로 다가온다. 지난달에 출소한다고 했던 형제다. 뭔가 일이 있었는지 20일 더 살아야 한단다. 힘내라고 격려를 해 준다.
박목사님께 웃음치료사를 소개해 드리라 했다. 소개를 받고 앞으로 나간 김 회장님은 추운 날씨에도 땀을 뻘뻘 흘리며 열정을 다해 재소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반응은 생각보다 차가웠다. 모두가 당황했다. 순간 구경꾼으로 변해 있는 재소자들을 발견한다. 함께 어울려야 강사들도 힘이 날 텐데 아쉽다. 처음이라 그럴 것이다. 웃는 것에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 것이라고 위안을 한다. 어색한 표정으로 김 회장이 자리에 앉는다. 수고하셨다고 인사를 드렸다.
순서대로 찬양과 기도와 찬양과 말씀이 이어진다. 형제들이 별 반응이 없다. 무슨 일이 있었나? 축도가 끝나고 다과를 나누게 했다. 다과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가진다. 마이크를 잡고 성경필사에 대하여 권면을 드린다. 여전히 별 반응이 없다. 못된 성질이 또 나왔다. 떡만 먹으러 나오는 떡신자가 되지 말라고, 남자가 자존심도 없느냐고 한마디 하는 이 못난 사람… 내가 그렇다.
이 자리는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는데, 왜 여러분이 구경꾼이 되려고 하는가? 여러분에게 주어진 2시간을 이렇게 구경꾼으로 있다가 갈 것이냐고 했다. 성경 암송도 해 보고, 찬양도 해 보고, 자신의 장기자랑도 해 보며, 무언가 이 시간을 함께 꾸려가려고 노력해 보자고 했다. 저와 여러분과는 아무런 연고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14년을 변함없이 목발을 짚고 매월 찾아오고 있는지 제발 생각 좀 해 보라고 했다. 다음 달은 장애인의 달이니 여러분이 주인공이 되어 보라고 권면을 했다. 이제야 시선이 모아지고 눈빛이 살아난다. 다음 달엔 뭔가 멋진 시간이 될 것 같다. 출소자를 위한 마무리 기도까지 마친 후 교화행사가 끝났다. 뭔가 아쉽고 유난히 힘들었던 이번 교화행사였다.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왜? 왜 그랬을까? 결론은 기도부족이었다. 재소자 형제들을 위한 기도가 부족했음을 깨달았다. 그래서 그들에게 더 미안했다. 그들도 주 안에서는 한 형제인데…. 그들을 위한 기도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봉사는 중독되고 행복은 전염되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우리 자오의 표어가 부끄럽지 않도록 더 노력해야겠다.
2012. 3.
자오쉼터에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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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주님께서는 아십니다.. 그마음을..
기도하겠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