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임보
집을 짓고 사는 사람은 별로 없다
천연의 동굴에 들어가 살기도 하고
큰 바위 밑이나 고목 아래
의지해 지내기도 한다
내리는 비를 피할 수 있고
부신 햇볕을 가릴 수 있으면 되니
그들의 집이란 움막이나 원두막 수준이다
한 곳에 붙박여 사는 이들은 드물고
살다가 싫증이 나면 자리를 옮긴다
운수행각(雲水行脚)!
구름과 물처럼 떠도는 삶이다
그러니 살림도 가구도 거의 없다
쓰던 것을 그냥 두고 떠나면
뒤에 오는 사람들이 이어서 쓴다
특별히 살기 좋은 고장이 아닌 이상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런데도
떠돌기를 귀찮게 여겨
수백 년을 한 곳에 머물러 지내는
게으른 자들도 더러는 있다
*<불교문예>2016. 가을호
카페 게시글
│詩♡│신작詩◀▽
[仙詩] 집 / 임보
운수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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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0
16.09.23 06:53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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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선시집 <구름 위의 다락마을>의 증보판을 위한 연작의 하나입니다.
건재하신 모습 뵈니 반갑습니다...
선생님께 떼쓰면서 시 배운지 벌써 12년이 지나
저도 이제 철이 좀 들었네요...
그동안 매달렸던 이상...
새책을 내고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
제게 매일로 주소 하나 찍어주시면
졸저 상납하겠습니다...
받아주시겠지요? ㅎㅎ...
csesdh@naver.com
잘 보았습니다.
오늘도 활기차고 행복한 시간 이어 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산짐승 같이 사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자연이 모두 집이니까요.
비바람 한기를 막을 수만 있다면 굳이 집이 필요할 것 같지도 않습니다.
구름과 물처럼 떠도는 삶,
그렇게 살 수는 없는가? 생각해 봅니다.
집 없이 떠도는 유랑의 삶도 멋스럽지요.
가볍게 살아야 떠날때도
홀가분할 듯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그래서 나이 들수록 집을 줄이는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