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서 지역 홍산-소하연문화-하가점 하층-하가점 상층 문화 단계에서 종족적 측면에서 가변성, 불연속성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은 이미 설명했다. 또한 이 문화에서 출토된 고인골 집단 중에 일부가 현대 한국인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mtDNA 분석 결과가 있다고 이미 소개했다. (관련 글: 요서 지역 홍산-하가점 문화 시기의 종족 교체 가능성)
이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표의 출처는 지난번에 공개한 자료 (요서지구 선진시기 거주민의 체질인류학과 분자고고학연구, 2009, 중국 GL대) 와 동일하다.
1. 홍산문화의 사례 (기원전 4500~3000년)
우하량 홍산문화 유적 출토 고인골에서 추출한 mtDNA로 상호 거리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현대 일본인, 현대 조선족이 비교적 가깝고 그 다음으로 현대 중국 남방한족이 가까운 집단으로 나온다. 붉은색 표시가 홍산문화 출토 인골, 청색 표시가 조선족(한국인)이다. (한반도인들은 1000년 이래로 정치적 격동기에 많은 화북.화남계가 유입 섞였다는것을 유념하고 해석하여야한다-운영자주)
2. 소하연문화의 사례 (기원전 3000~2000년)
합랍해구묘에서 출토된 소하연문화 유적 출토 고인골에서 추출한 mtDNA로 상호거리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현대 조선족(한국인)이 가장 가깝고 그 다음이 현대 일본인으로 나온다.
3. 하가점 하층문화의 사례 (기원전 2000~1500년)
대전자묘에서 출토된 하가점 하층문화 유적 출토 고인골에서 추출한 mtDNA로 상호거리를 비교한 결과를 보면 현대 조선족(한국인) 가장 가깝고, 그 다음이 현대 일본인, 그 다음이 현대 한국인이다.
4. 전국시대 요서 지역 출토 인골의 사례
(전국시대는 기원전 403~221년, 연의 요서 진출은 기원전 4세기말~3세기 초)
참고로 전국시대 요서지역 출토 인골(대산전묘지)의 분석 사례는 위와 같다. 조선족 내지 한국인과는 거리가 멀고 오히려 남방 한족에 가까운 것으로 나오지만 그 또한 거리가 있다. 역사시대 이후 북방계 집단의 반복적 남하 이주-정복 이전에 중국 본토에 거주하던 집단들의 특질은 현대의 북방 한족(漢族)보다 남방 한족(漢族)에 가깝다는 것이 일반적인 해석이다. 달리 말하자면 현대 중국 북부에 거주하는 사람은 역사시대 이후 거대한 혼혈화 과정의 산물이고, 순수한 한족 집단은 남쪽으로 밀려 내려 갔다는 이야기다. 전국시대라면 연나라가 요서에 진출한 시점이고 이때 요서지역에 유입된 사람은 原한족, 다시 말해 현대 남방 한족과 관련이 있는 집단의 일부임을 잘 보여주는 도표다.
이들 표만으로 요서 지역 고대 문화의 종족적 정체성에 대한 확고한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무언가 의미심장한 대목은 많다. 우선 중국 몽고인(내몽고의 몽골족을 지칭함)과 몽고 몽고인(독립국가의 외몽고의 몽골족을 지칭함)들은 홍산-소하연-하가점 하층 문화 거주 집단과 일정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주족과의 비교 데이터는 없지만 범 퉁구스계열인 오로촌(에벤키)족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동아시아지역의 대표적인 투르크어 사용집단인 야쿠트족과도 상당한 거리가 있다. 다시 말해 이 데이터는 홍산-소하연-하가점 하층문화를 영위한 종족이 투르크계-몽골계-퉁구스계와 어느 정도 거리가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4번을 제외하고 1,2,3번의 경우 중국 북방한족, 남방한족과의 비교에 대해서는 의미를 유보하자. 중국 북방한족이나 남방한족은 각 성(省)별로도 분자유전학적인 차이가 심하게 나타나므로 각 지역별로 대규모 표본을 추출해서 그 기준과 범위를 특정하지 않는한 이런 거리 비교에는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위 세가지 표 자체만으로 보자면 적어도 모계(mtDNA)로 따졌을 때 홍산-소하연-하가점하층문화 영위 고대 종족과 가장 가까운 집단이 현대 조선족이고, 그 다음이 일본인, 그리고 일부 유적의 경우 현대 한국인과도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결론이 그렇다는 것이 아니고 위 표만으로 해석하자면 그렇게 볼 수 있을 뿐이란 점을 유의하자. 한국과 일본이 부계(Y-염색체)로는 뚜렷한 차이가 나지만 모계는 거의 유사하다는 점을 생각했을 때 조선족과 일본인, 한국인이 비슷한 거리로 나타나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위 표에서 조선족과 현대 한국인의 거리가 상당히 멀다는 점이다. 조선족이 대부분 근세 이후에 이주한 집단이고, 일제 강점기 이후에는 한반도 남부지역으로부터도 대규모로 만주로 이주해 조선족화되었다는 점에서 조선족과 현대 한국인의 거리가 이렇게 크게 나오는 것은 의문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심지어 일본인, 한족과의 차이보다 조선족과 한국인의 차이가 더 큰 경우도 있다는 점은 위 표의 신뢰성에 상당히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이는 아무래도 지나치게 작은 표본을 사용한데 따른 왜곡현상으로 짐작된다. 물론 이 같은 연구결과의 신뢰성은 데이터의 추가 확보로 보완될 수 있을 것이다.
비슷한 왜곡 가능성이 고인골 자체에도 있다. 문화에 따라 겨우 수십구에 불과한 개체수를 가지고 1000년 단위로 장기간 지속된 문화의 거주 집단을 대표한다고 간주하기에는 망설여질 수 밖에 없다. 개체수 증가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또한 거리 산출에 사용하는 모델이 얼마만큼 정확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검증과 연구가 필요하다.
이처럼 연구에 사용한 개체수가 너무 적다는 문제점 외에도 무엇보다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mtDNA에 따른 지역별 차이보다는 Y-염색체에 따른 지역별 차이가 더 뚜렷하다는 점에서 모계에 한정해서 접근한 이 같은 연구들은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다. 위 표 몇개만으로 홍산-소하연문화-하가점 하층문화를 영위한 집단의 종족적 정체성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없다는 이야기다.
홍산문화 여신상의 일부
* 요약
① 홍산-소하연-하가점 하층 문화 단계에서 요서 지역에 살았던 사람 중 일부는 현대 한국인과 모계 혈통상 유전적으로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있지만, 좀 더 개연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몇가지 사항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② 홍산-소하연-하가점 하층 문화 단계에서 요서 지역에 살았던 사람들의 부계 혈통은 아직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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