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교정사역을 하러 가기 전에는 나름 고민을 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 가야하며, 어떤 메시지를 전해야 할 것인가를 가지고 고민도 한다. 기도하며 준비해 간 모든 것들이 좋은 결과를 얻어 낸다면 아주 좋겠지만, 기대치를 훨씬 밑도는 성과를 거두기도 한다. 마침 이번 교화행사 때는 내가 설교를 하게 되어 있다. 기도로 준비하고 설교도 준비했다. 재소자들과 즐겁게 나누어야할 다과도 푸짐하게 준비를 했다. 차에 가득 싣고 안양 교도소로 가는 날엔 기대를 안고 간다. 오늘은 어떤 형제가 주인공이 될 것인가 기대도 한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절차를 거쳐서 15척 담장 안으로 들어간다. 요즘은 교도소 담장도 페인트를 예쁘게 칠해 놨다. 과거의 우중충한 회색이 아니다. 산뜻하고 따뜻해 보인다. 육중한 철문을 7개를 지나 교화 행사장에 도착한다. 여전히 미리 도착해 있는 재소자 형제들. 반주자의 반주에 맞춰 찬양을 부르고 있다. 오고가는 눈인사가 반갑다. 찬양과 기도와 설교와 축도까지 끝난 1부 예배, 작은 부분이라도 영적인 결실을 거둘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과가 차려진 2부 행사는 훨씬 자유롭다. 재소자 형제들의 찬양도 듣고 간증도 듣는다. 강제적인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앞으로 나와서 한 달 동안 준비한 것들을 펼쳐 놓는다. 장애인 재소자들이라 때론 말이 어눌해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다. 그러나 다음 말을 듣다보면 이해를 할 수 있게 된다. 모든 게 서툴다. 모든 게 어눌하다. 그러나 그 안에서 작은 희망을 발견하기도 한다.
“예전엔 몰랐습니다.”로 시작된 추**형제의 짧은 간증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었다.
[예전에는 몰랐습니다.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 까지는요~. 하지만 이제는 깨달았습니다. 비록 늦은 시간 교도소라는 곳에 수감되어 하나님 아버지를 만나 영접하게 되었지만, 제 마음속에도 찾아와 주신 신실하신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이곳 형제 여러분들에게도 전하고자 이 자리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곳에 서 있는 저도 교도소에 수감된 것이 후회스럽기만 하고 모든 일이 부정적으로 받아 들여 지곤 하였지만, 닫혀 있던 저의 가슴 문을 열고 하나님 아버지를 영접하고서야 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에서 나쁜 길로 빠져 들어 방황하고 있는 저를 하나님께서 이처럼 사랑하사 이곳 교도소를 통하여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여 주시고, 회개 할 수 있는 시간을 주신 것이라는 것을
저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형제 여러분들께서도 이곳에서 꼭 저와 같이 닫혀 있던 마음 문을 열고 하나님 아버지를 영접하여, 다른 형제분들에게도 하나님 아버지의 말씀과 복음을 전할 수 있는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 형제 여러분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추**형제의 간증으로 모두가 은혜를 받았다. 찬양을 부르는 형제들도 있다. 잠시라도 교화행사를 함께 꾸려간 재소자 5명에게 영치금을 넣어드리기로 했다. 뒤 늦게 나와서 찬양을 부르겠다고 하지만, 기회는 적당한 포인트에 잡는 것이다. 기회는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으로 됐다. 다른 것을 넣어서 평가할 필요가 없었다. 재소자 형제의 간증 하나로 모든 평가를 내릴 수 있었다. 형제의 어눌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예전엔 몰랐습니다.”
첫댓글 그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저도 삶 가운데 "예전엔 몰랐습니다"라고 외칠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믿음의 사람들을 통해 일하고 계심을 봅니다
추 형제님을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살롬~~
shal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