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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서 첫 번째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저에게는 이것이 바로 행운입니다.” 이런 기쁨을 우리나라 사람도 누릴 수 있다면 참 좋은 세상으로 한 걸음 다가가는 바로미터가 아닐까? [베이징 리포트] 구당 김남수 회장, 베이징에서 첫 진료하던 날, 만리장성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꼿꼿하고 단정한 자세의 구당 선생님 2011년 8월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세계중의약학회연합회(이하 세중연)의 위팡탕(御方堂) 중의병원. 백발의 ‘백세 청년’ 구당 김남수(97) 한국정통침구학회 회장이 예의(銳意) 날렵하고 당당한 걸음걸이로 진료실에 들어선다. 보통의 사람이라면 걸음도 쉽지 않을 연륜이지만 여느 젊은이 못지않은 자세가 참 꼿꼿하고 단정하다. 만감(萬感)이 교차하여 가슴이 울컥하거나 회한(悔恨)에 가슴 시릴 만도 하지만 그의 표정에는 변함이 없다. 그냥 평소처럼 맑은 미소와 가끔 던지는 유머와 위트가 전부일 뿐이다. ‘침뜸의 대가’로 불리는 구당 김남수 선생의 진료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왜? 한국을 떠나는가? 현존하는 ‘최고의 침뜸 명인’으로, ‘살아 있는 화타’로 세계인의 칭송이 자자하지만 유독 모국인 한국에서는 발붙일 곳이 마땅하지가 않다. 돈에 욕심낸 것도 아니고, 권력을 좇아 기웃기웃한 것도 아니다. 다만, 독하게 욕심을 낸 것이 있다면 아픈 사람을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치료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또 사라져가는 한국의 뜸과 환자를 위해 교육을 했다는 것뿐이다. 그러한 그를 일부 한의사들은 오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구당의 침뜸술을 한의사들은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그렇다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배울 줄 아는 인간으로서 성숙함이나 여유는 더더욱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그들 핏발선 야수의 눈에는 힘없는 노 침구사가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노 침구사는 50여 년을 온갖 방해와 회유에도 눈 한 번 끔뻑이지 않고, 그들과 당당히 맞서고 있다. 돈이나 권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그에게도 믿는 구석이 하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침뜸에 대한 신념과 환자의 병을 낫게 하려는 의지가 바로 그것이다. 기대가 큰 세중연 위팡탕 위팡탕의 행정팀 및 의료팀의 환대 속에서 구당 선생님의 진료가 시작되었다. 대부분의 중의사들도 한국에서 김남수 회장의 입장을 잘 알고 있었다. 특히, 총괄 부비서장인 짱짜이쩡(薑再增)은 “김남수 선생님의 침뜸에 대해서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특히 무극보양뜸에 대해서는 효과에 대해 익히 들었습니다. 이번 일을 기화로 많은 진전이 있었으면 합니다.”라면서 반갑게 악수를 나누었다. 또한, 내부 행정을 총괄하는 멍원(孟元)은 “우리는 김남수 선생님을 아주 잘 압니다. 기대하셨던 일들이 꼭 이루어지길 바랍니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구당 선생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하는 짱짜이쩡(薑再增) 비서장> 첫 예약 손님으로 사업을 하는 여성 환자 49세의 김향매(金香梅) 씨가 찾아왔다. 연변 출신으로 조선족이다. 몇 년 전 우리나라 방송을 보고 “언젠가 한국을 가면 곡 한 번 찾아가서 치료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베이징에서 만나니 이건 정말 행운입니다. 정말 꼭 만나 뵙고 싶었다.”라며 금세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 같은 표정이다. 구당 선생님은 환자의 증상을 보고 듣고 맥을 보고 진단과 처방을 한다. 큰 병 아니라는 듯 여유롭고 편안한 자세로 환자에게 안정을 준다. 또 다른 환자가 치료를 기다리고.... 김향매 씨의 증상은 지독한 불면증과 땀을 많이 흘리며, 식도와 위가 아파 앉았다 일어날 때나 누웠다 일어날 때 주위의 물건을 붙들고 일어나야 하고, 신음이 절로 나올 정도로 고통이 심했다고 한다. 중의원도 많이 가고 한약, 양약도 많이 먹었는데 별 차도가 없어 참 힘들었다고 했다. (구당 선생님의 진료를 받은 환자의 상황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 8월 24일 첫 번 예약 환자였던 중국의 김향매 씨와 통화를 하고 치료 후의 상태를 물었다. 수화기를 통해 울려나오는 경쾌한 목소리가 증상이 좋아지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한다. 김 씨의 대답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잠을 푹 자고 있어 너무 좋다. 2. 식도와 위 아픈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3. 피곤함을 모른다. 4. 땀 때문에 잠자리가 불편했는데 지금은 아주 편안하게 자고 있다. 5. 나에게 구당 선생님을 만난 것은 정말 축복이고 행운이다.) 이렇게 하루의 진료가 끝났다. 역시 구당 선생님의 표정은 늘 그대로다. 모처럼 환자를 치료해 주어 기분이 다를 만도 한데 전혀 그런 기색이 없다. 그래서 선생님에게 물었다. 마치 공자에게 길을 묻는 제자처럼 조심스럽다. “선생님, 모처럼 진료하셨는데 어떠세요? 그것도 타국에서....” “뭘, 어때 똑같지... 환자를 치료하는 일은 당연한 것인데.....” 짧은 한 마디지만 여유가 느껴진다. 70여 년을 환자와 함께 했으니.... 그러나 타국에서 자의반 타의반 진료를 하는 속마음이 진정 똑같을 수 있을까? <위팡탕(御方堂)의 전경> 공자는 논어에서 관인지법(觀人之法)을 가르치며 「시기소이(視其所以), 관기소유(觀其所由), 찰기소안(察其所安)」이라 했다. ‘사람의 행동을 보고 동기를 살피며 평소 어떠한 것에 편안해하는 지를 유의해 보면 어찌 그 사람을 모르겠느냐.’라는 말이다. 즉, 이 세 가지를 살피면 사람의 속 깊은 마음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거지는 보고(視), 그 연유는 살피며(觀), 평소 마음가짐은 꿰뚫어 보라(察)’며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를 가르쳤다. 구당 선생님의 ‘환자를 치료하는 일은 당연한 것’이라는 한 마디가 평소 보고, 듣고, 살핌을 제대로 못한 기자에게 던지는 공자의 말씀과 같은 생각이 들어 얼굴이 화끈해 온다. 이런 마음은 비단 나 혼자만의 생각일까? 생각을 많이 하게 한 구당 김남수 선생님과의 하루였다. 무더웠던 날씨가 마치 초가을이라도 된 듯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분다. 한국 한방계가 환자의 권리를 우선 생각하는 세상은 언제 올까? 많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욕심으로 가득 찬 핏발선 야수의 험한 눈길을 거두고 아픈 사람을 바로 본다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 누구도 대세는 거스를 수 없는 것이 역사의 준엄한 진리다. |
첫댓글 우리 나라에도 구당 선생님을 한번 뵙고 치료 받고 싶어하는 이들이 무지 많을텐데 너무나도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부디 제발 건강하셔서 마음편히 우리나라에서 진료하실날이 꼭 오기를 바랍니다.
이번일이 부디 우매한 자들을 깨우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