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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장. 준비 완료
안나스가 자택으로 돌아오니 동원해 놓은 일당이 현관 앞에 모여 있었다. 험상궂게 생긴 사나이들이 감독의 지시를 기다리는 노동자들처럼 떠들어대고 있었다.
안나스가 얼핏 보아도 부려먹기에 알맞은 놈들로 마음에 들었다. 노동자, 품팔이 폭동들, 소리 지를 놈들, 깡패들이었다.
직업적으로 쇠몽둥이를 휘두르며 아무에게나 달려드는, 품값만 쥐어주면 될 놈들이었다. 오늘밤은 가야바가 앞장을 설 것이었다.
가야바는 척척 준비를 갖췄다. 먼저 이 무리를 고용해서 적당한 때에 소리를 지르게 할 참이었다.
그것은 모든 유대 민족이 피에 굶주려 날뛰는 발악처럼 들릴 것이다. 다음에는 무장을 한 성전 경비병들을 집합시켰다.
이 사람들은 사제 계급에 속한 사람들로서 미천한 서민들을 경멸하며 활개치고 다니는 무리들이었다.
그들의 임무는 성전을 수위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것이었다. 예수가 성전 안의 장사하는 무리를 내쫓고 돈 바꾸는 사람들의 상을 엎으시는 소동이 있었을 때 그들은 소동을 진압 시키지 못하였다고 단단히 혼이 난 자들이었다.
제사장들은 성전 경비병들이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였더라면 그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하였다.
그 비난에 대하여 경비병들은 임무를 충실히 했다고 항의하였다. 그들은 파수를 서는 한편 찬미를 부르며 악기(비파와 현악기와 뿔 나팔 그리고 나팔)를 연주 하여야 한다.
또 성전 청소와 수리도 해야 한다. 그리고 물건을 사 들이고 제복을 만들며 수를 놓는 일에도 종사하였다.
또 성전 기구들과 제사용품의 제조를 감독하며 씻고 말리는 일과 보관도 하여야 한다. 그런데다가 규칙이 까다로워서 그것을 배우고 새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 일로 많은 시간을 소비하여야 하였던 것이다.
잠시 후 성전 경비병(警備兵)들은 예수를 체포할 권한을 로마제국으로부터 부여받고, 갑주에 창검으로 무장하고 출동할 로마 군인들과 합세하게 될 것이었다.
로마 군인들은 중무장한 전투 요원으로 600 명의 로마 군인들과 천부장으로 구성되었다(요 18:12).
*찰스 스위돌은 그의 저서 ‘예수’에서 로마 군인들은 “중무장한 전투 요원 600 명이었다!”라고 기록하였다(299쪽). 마커스 보그의 ‘마지막 일주일’의 221쪽에도 같은 인원, 600 명으로 기록하였다.
본서의 저자 풀톤 오우슬러는 6 명으로 기록하였다. 예수님을 체포하려고 출동한 인원은 수백명에서 천오백명으로 추산할 수 있다.
유대 지도자들 중 고위 관원들은 예수님을 잡는 데 친히 가담하였다. 예수님을 체포하는 일은 부하들에게 맡기기에 너무 중대한 문제였기 때문이었다.
교활한 제사장들과 장로들은 유다를 따라 직접 겟세마네에 갈 것이었다.
이 고관들과 연합된 무리는 성전 경비원들과 폭도들로 된 무리였다. 마치 사나운 짐승이라도 잡으러 가는 것처럼 온갖 도구로 무장한 매우 선동적인 폭도들이었다.
“신속하게 처리했군, 가야바!” 붉은 벽의 방으로 돌아와 사위와 대면한 안나스는 만족해하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잘 되었습니다.” 가야바는 수염 사이로 흰 이를 보이며 말했다.
“의원 각자에게는 오늘밤 중으로 회의를 열어 예수의 문제를 결의하기까지 회기를 연장한다는 통고도 해 놓았습니다.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전달했습니다. 제가 낸 소집장으로 사태가 극히 중대 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유다가 돌아왔습니다.”
“유다가?” “가룟 유다입니다, 각하. 그 사람이 우리를 예수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줄 것입니다. 예수가 있는 곳을 알아온 모양입니다.”
“준비는 다 됐어?”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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