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륜스님 즉문즉설 -
▒ 문
저는 딴 건 다 하겠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서 108배 하는 건 정말 싫습니다.
그게 얼마나 좋은지는 알고 있지만, 제 몸이라도 제 맘대로 안 됩니다.
어찌 하면 좋을런지요..
▒ 답
제일 간단한 방법이 있어요. 안 하면 돼..
이 지구상에 인류가 한 65억 정도 있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도하는 사람 몇 명 정도 될까?
몇 명 안 되겠죠? 그래도 다들 잘 살아요 안 살아요? 잘들 살죠?
하지 마세요.
새벽 5시에 기도하면 좋지만, 좋다고 어떻게 다 합니까?
하지 마시고.. 딴 거 할 수 있는 거 하세요.
딴 건 다 할 수 있다고 그랬으니까.. 봉사도 하시고, 보시도 하시고, 남편한테도 잘 하시고..
(말을 잘못 했습니다. 다른 것도 잘 못할 거 같습니다 ㅎㅎ)
누가 담배를 도저히 못 끊겠습니다 하면 스님이 '피우세요' 합니다.
안 피우려니까 어려움이 있지, 그냥 피우려면 아무 어려움 없어요.
그런데 거기에는 반드시 과보가 따릅니다.
담배를 피워서 폐암에 걸리던지, 가족들 건강이 나빠지던지, 주위사람들한테 비난을 받던지..
과보가 따르는데, 그런 과보를 달게 받아야 합니다. 다른 길은 없습니다.
돈을 빌렸으면 갚아야 하는데, 돈은 빌려 쓰고 싶고 갚기는 싫고.. 이건 인과법에 어긋나는 겁니다.
지은 인연의 과보는 깊은 바다속 깊은 산속으로 숨어도 피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인과를 받으면 돼요.
기도 안 하고 자기 까르마대로 흘러가서 과보를 받던지..
어떤 과보가 오더라도 '부처님 감사합니다, 5시 기도도 안 했는데 이 정도 과보는 달게 받겠습니다'
가끔 이런 사람들 있잖아요? '그래 좀 일찍 죽지 뭐..' (대중들 웃음)
어떤 손실이 생기더라도,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내가 감내해야 합니다.
그런 마음가짐이면 그냥 살아도 됩니다.
그런데 그런 과보가 받기 싫다면..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도하는 게 제일 어렵다 하면, 이걸 수행의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5시에 꼭 해야 되느냐 아니냐 이게 문제가 아니라, 이것이 어렵기 때문에 과제로 삼는다 이 말입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기도하는 게 어렵다고 하지만 정말 일어나서 해버리게 되면
남편한테 '예~' 하는 게 안 되던 게 될 수도 있고, 보시가 안 되던 게 될 수도 있고..
이건 정말 내 수행의 지표다.. 머리로만 아는 게 아니라 내 업식을 바꾸는..
정말 내 까르마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로 가고 있는가 하는 하나의 바로미터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5시에 일어나서 108배를 반드시 해야 합니다.
하늘이 두 쪽 나도.
몸이 아파도.
딴 사람은 아프면 안 해도 되지만, 나는 해야 한다..
손님이 와도 해야 되고, 여행 중에도 해야 되고
초상이 나도, 울다가 5시에 들어와 108배 하고 또 나가서 울고..
반드시 해야 된다.
이렇게 마음에 각오를 다지세요.
내가 이걸 하면, 가령 교통사고가 나도 두 다리 뿌러질 게 한 다리만 뿌러지고 한 다린 남는다..
이렇게 딱 마음에 각오를 하면 능히 할 수 있습니다.
못 하는 건, 몸이 말을 안 듣는 게 아니고, 그 업식이 '난 죽어도 못한다' 가로막고 있는 겁니다.
탁 해버리면 아무 문제 없어요..
꼭 한다..
그래서 아침을 못 먹어도 좋고.. 미쳤다는 소리 들어도 좋고..
이렇게 딱 마음 먹고 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다 마음이 짓는 겁니다.
그래서.. 이렇게 '딴 건 다 되는 데 이것만 안 되는구나' 하는 게 있으면
그걸 수행의 지표로 삼아야 합니다.
※ '스님, 저 어디가서 죽을까요?' http://cafe.daum.net/santam/IQ3h/48
절은 꼭 한 군데만 다녀야 하나요? <법륜스님> http://cafe.daum.net/santam/IQ3h/283
첫댓글 그렇군요.. 하기 싫은 것일수록 업식을 바꾸기 위해서라도 하도록 노력해야겠군요. 못 할것 같고 하기싫은 것일수록 수행의 지표로 삼아야한다는 귀한 말씀 새겨 듣습니다. 고맙습니다. _()_
예.. 법륜스님의 말씀은 늘 경책과 더불어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셔서 좋습니다.. 존경합니다.. 고맙습니다.. _()_
저는 11시 전후로 자고 새벽에 일어나 몸을씻고 단정한 마음가짐으로 하루하루 (막과 막 사이)를 살아야겠다고 마음을 다져도 젖은 탁습에 밀려 잘 안되네요.~
마음이 있으니 언젠간 됩니다.. 나무가 조금이라도 기운 쪽으로 쓰러지듯이.. _()_
'딴 건 다 되는 데 이것만 안 되는구나' 하는 게 있으면 그걸 수행의 지표로 삼아야한다는 말씀에 백배공감...하지만...그걸 실천하기는 정말 어려운 일이기에 평범한 우리들의 인생이 고달픈게 아닐까 싶습니다.
잘 할려고도 말고.. 걍.. 방향만 맞으면.. 걍 하는 거죠.. 뭐.. 고달픈 것도 몸이 고달프게 맡겨놓고.. 맘은 걍.. 무념무상,, 그렇게요.. _()_
난 죽어도 못한다,, 할수없다는 의식이 철옹성처럼 가로 막고 있습니다..넘어설 방도가 없을까요?? 뭐든 마음먹기 나름이라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괴롭습니다...
이런 말이 있습니다. <'그래, 못할 것도 없지..' 이 한 마디는 당신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늘 청안하소서 _()_
108배가 생각보다 어렵지요~꼭 하겠다 하는 앞에서는 편안해집니다.
원하지 않는 건 쉬운 일도 힘들고, 원하는 일은 힘든 일도 쉽지요,, 감사합니다 _()_
잘 배우고 갑니다...~~~
스님,엽서님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옴 산띠.. 늘 평안하시기를..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