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값하는 성직자를 만나려면 …
꼴값 = 얼굴값
☞ 자기 분수, 자기 꼴에 대해 제대로 값을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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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대로 ‘꼴값’하는 성직자를 만나려면…
국내 7대 종단 협의체인 한국종교인평화회의를 중심으로 최근 ‘답게 살기 운동’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성직자뿐 아니라 평신도 대표들의 결의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표현도 있습니다. “아침에 식사를 하면서 우리 신부님들과 ‘답게 살기’라는 말이 도대체 뭐냐는 얘기를 나눴습니다. 꼴값이란 말이 너무 비하돼 쓰지 못하는 것 아니냐. (하지만) 자기 분수, 자기 꼴에 대해 제대로 값을 하는 게 ‘답게 살기’의 정확한 뜻 아니냐.”
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의 답게 살기 운동 선포식에서 나온 조규만 주교의 해석입니다. 조 주교의 말처럼 꼴값의 사전적 의미는 ‘얼굴값’을 속되게 이르는 말입니다.
오죽하면 답게 살기 운동까지 벌어질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스님과 신부, 목사…. 종교 담당 기자이기에 이런 분들을 자주 접할 수밖에 없습니다.
몇 해 전 경상도에 있는 큰 절의 주지 스님을 만나러 갔을 때의 일입니다. 여러 보살님(여성 신도)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중 제 입에서 주지 스님의 법명이 언급되자 자리 분위기가 묘하게 바뀌었습니다. 왜 왔느냐, 어떻게 주지 스님을 아느냐 등의 질문이 이어지다 한번 만나게 해 줄 수 있냐는 곤란한 부탁도 있었습니다.
사찰뿐 아니라 성당과 교회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가까운 신부와의 인연으로 모임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이른바 상석에 앉아 갖은 호사를 누리게 됩니다. “남편에게도 주지 않는데 신부님을 위해 특별히 챙겼다”는 술까지 나오더군요.
개신교의 경우 기자들의 출입이 까다롭습니다. 특히 대형 교회는 기업이 아니면서도 홍보실 또는 비서실에 여러 번 전화를 걸어야 담임 목사와의 만남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어려움은 여기까지입니다. 일단 만남이 성사되면 담임 목사와 같이 있고, 대화를 나눈다는 이유만으로 부러워하는 신자들의 시선을 느끼게 됩니다.
요즘 종교인들만큼 엇갈리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경우도 드물죠. 신뢰도나 평판이 나빠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특정 공동체에서 이들은 아직도 절대적인 권위와 존경의 대상입니다.
작은 나뭇가지를 나무 전체로 보는 우를 범할 필요는 없겠습니다. 하지만 많은 권한과 힘이 주어져 있지만 사회적으로 볼 때 보통 사람들의 기준에도 못 미치는 도덕성과 행태로 물의를 빚는 이들도 있습니다.
성직자들은 신앙적인 영역에서 평신자들을 이끌 수 있지만 ‘완전체’는 아닙니다. 역설적으로 이들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평신자들의 도움과 비판이 필요합니다. 특히 성직자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위를 부여하는 우리 풍토에서는 눈높이의 대화가 빠져서는 안 됩니다. 그래야 조 주교의 표현을 빌리면 ‘제대로 꼴값하는 성직자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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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예배는 있으나 영성은 없고 건물은 있으나 교회는 없다
보수-진보 개신교 원로들… 한국교회 현실 엄중 질타
《 “요즘 목사들 모이면 주된 화제가 ‘신자가 몇 명이냐?’ ‘예산은 얼마냐?’라는 것이다. 작지만 아름다운 교회와 건강한 목회정신이 살아야 한다.”(경동교회 박종화 목사)
“교단장 선거 때마다 금권 선거가 문제가 된다. 루터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역사상 지금 한국 교회만큼 타락한 적이 있느냐? 교회는 돈이 중요하지 않은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
6일 서울 중구 경동교회 장공채플에서 열린 개신교 원로들의 대화. 원로 목회자와 장로 등이 참가한 이 모임에서는 종교개혁 500년을 앞둔 한국 교회의 문제점과 대안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였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6일 오전 서울 장충단로 경동교회에서는 보수적인 복음주의와 진보적 성향의 에큐메니컬(교회 일치) 운동을 추구해온 개신교계 원로 10여 명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평균 70세 정도로 은퇴 목회자가 많았지만 평소 거리감이 있던 두 그룹 원로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4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김영주 총무의 주선으로 처음 만난 뒤 매달 한 차례꼴로 ‘원로들의 대화’를 갖고 있다. 소속 교단은 물론이고 목사와 장로 등 직분을 떠나 한국 교회 문제점을 진단하고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자는 게 모임의 취지다. 참석자가 조금씩 바뀌지만 이날은 권호경(전 NCCK 총무) 신경하(전 감리교 감독회장) 민영진(전 대한성서공회 총무) 장차남(전 예장 합동 총회장) 김상복(할렐루야교회 원로) 최복규(한국중앙교회 원로) 전병금 목사(강남교회 담임)와 대한성공회 박경조 주교 등이 참석했다.
이날 모임은 주제 발표와 답변, 토론 등으로 2시간 남짓 진행됐다. 김상복 목사는 ‘축소되어 가는 비전’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예배는 있으나 영성은 없고 인물은 있으나 인격은 없다. 건물은 있으나 교회는 없고 명성은 있으나 존경은 없다”
며“목회자의 영적인 인격 개발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이사장을 지낸 개신교 장로인 손 교수는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교회’라는 발표에서 “2013년 기윤실의 종교별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개신교가 19.4%로 가톨릭 36.7%, 불교 35.2%에 비해 훨씬 떨어진다”며 “(목회자) 마음속에 경찰이 없으면 정의를 섬길 수 없다”고 밝혔다.
토론장은 개신교 미래를 걱정하는 원로들의 자성과 제안으로 금세 뜨거워졌다. 신경하 전 감독회장은 “주의 종을 비판하면 벌 받으니, 그건 하나님에게 맡기고 목회자에게 순종하라는 게 요즘 교회 분위기다”라며 “목회자들 스스로 권위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장차남 목사는 “이른바 ‘문제 교회’는 전체의 10% 수준이지만 이곳들이 대형 교회이기 때문에 개신교 전체 이미지를 흐리고 있다”며 “교회들은 일치와 분단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적어도 세금 문제는 솔선수범하자”고 제안했다.
차분하지만 따끔한 일침도 있었다. “예수님 말을 믿고 따라야 한다는데, 그분의 방법도 배워야 한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은 모든 것을 먼저 행하고 가르치셨다. 목회자의 설교도 말이 아니라 행동이 앞서야 한다.”(최복규 목사)
전병금 목사는 “이런 대화들이 교회 갱신과 개혁운동으로 구체화해야 한다”며 “교회의 지속적인 개혁이 없다면 한국 교회가 우리 사회에서 존재하기 어렵다”고, 권호경 목사는 “가능하면 이런 모임을 신학 교수, 신자들과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임의 간사 역할을 한 김 총무는 “교단과 성향을 넘어 우리 교회의 미래를 위한 귀한 말들이 많았다”며 “원로들과 현직 중견 목회자, 목회를 준비하는 신학생들과의 대화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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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비종교인 호감갖는 종교, 불교-천주교-개신교 순
한국인의 종교, ▲ 사진
우리나라 비종교인들은 불교, 천주교, 개신교 순서로 호감을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28일 발표한 ‘한국인의 종교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른 것이다.
한국갤럽은 1984년부터 2014년까지 30년간 한국인들의 종교와 종교 의식 변화를 비교해 자료에 담았으며 2014년 조사는 4월17일부터 5월 2일까지 제주를 제외한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표본오차는 95%신뢰 수준에 ±2.5%포인트)
비종교인들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것과 무관하게
가장 호감을 느끼는 종교’를 물은 결과 25%가 ‘불교’를 꼽았고, 그 다음은 ‘천주교’(18%), ‘개신교’(10%) 순이었으며
절반에 가까운 46%는 ‘호감 가는 종교가 없다’고 답했다.
2014년 기준 한국인의 종교 분포가 불교인 22%, 개신교인 21%, 천주교인 7%라는 점을 감안하면, 비종교인의 ‘천주교’에 대한 호감도는 높고 ‘개신교’에 대한 호감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작년 기준 종교를 가진 인구는 50%로 조사됐다.
종교인은 남성(44%)보다 여성(57%)에 더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20대 31%, 30대 38%, 40대 51%, 50대 60%, 60세 이상 68% 등 고 연령일수록 많았다.
종교인 비율은 1984년 44%, 1989년 49%, 1997년 47%에서 2004년 54%까지 늘었으나 2014년 조사에서는 50%로 줄었다.
한국 갤럽은 “최근 10년간 종교인 비율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청년층에 있다”면서 “10년 전 20대는 45%가 종교를 믿었지만 현재 30대는 38%로 7%포인트 줄었으며, 현재 20대 중 종교인은 31%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30 세대의 탈(脫)종교 현상은 종교 인구의 고령화, 더 나아가 향후 10년, 20년 장기적인 종교 인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비종교인들에게 종교를 믿지 않는 이유를 묻자 ‘관심이 없어서’란 답변이 45%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은 ‘종교에 대한 불신과 실망’(19%), ‘정신적,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18%), ‘내 자신을 믿기 때문’(15%) 순이었다.
‘관심이 없어서’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응답은 1997년 26%, 2004년 37%, 2014년 45%로 늘었으며, 연령별로 보면 20대에서 55%로 가장 많았고 30대부터 50대는 40% 선, 60세 이상은 36%로 차이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