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 인간의 전적 타락
1. 알미니안주의자의 도전과 도르트 총회의 반론(칼빈주의 5대교리)
1) 알미니안주의자의 신학적 도전
조건적인 선택, 우주적 속죄, 부분적인 타락, 항거할 수 있는 은혜, 은혜의 상실
2) 칼빈주의 5대 교리
도르트 총회의 대표자들은 이와 같은 알미니안주의의 가르침이 복음의 주요 두 가지 핵심을 위협한다고 판단했다. 하나는 죄인을 구원하심에 있어서 오직 하나님께만 속하는 영광이며, 다른 하나는 하나님의 항거할 수 없는 무적의 은혜 안에 있는 신자의 안전과 보증이다. 이 두 가지 주제들에 대하여 반대하는 것은 오직 은혜로만 말미암는 구원을 부인하는 것이다.
「도르트 신조」는 구원에 적용되는 하나님의 주권적 은혜를 다음과 같이 간단히 진술한다.
⓵ 주권적 은혜의 계획(무조건적인 선택)
⓶ 주권적 은혜의 유효성(제한 속죄)
⓷ 주권적 은혜의 필요성(전적 타락)
⓸ 주권적 은혜의 적용(불가항력적 은혜)
⓹ 주권적 은혜의 보존(성도의 견인)
이 5대 교리는 두 가지의 피할 수 없는 성경 진리에 기초하고 있다. 하나는 죄로 말미암은 인간의 철저한 타락과 파멸이며, 다른 하나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완전하고도 주권적이며 은혜로우신 구원의 치료책이다.
칼빈주의의 진정한 본질은 하나님께서 주권적이고도 대단히 은혜로운 방식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죄인들을 완전히,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신다는 점에 있다. 중요한 것은, 구원에 대한 5대 교리가 칼빈주의의 모든 것을 요약해 주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개혁주의 신앙고백서들은 칼빈주의 5대 교리라는 그릇에 담기에는 너무나 광대하고 웅대하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5대 교리는 칼빈주의의 가장 중요한 신학적 공헌 가운데 하나인 ‘칼빈주의의 구원론’을 휼륭하게 요약하고 있다. ‘TULIP’이라는 용어로 쉽게 외울 수 있다. 그러나 도르트 신조와 순서와 다르고 그 내용을 너무 단순화시킨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2. 인간의 전적 타락
성경은, 타락한 인간도 물론 외적으로 선한 행위를 할 수 있지만 성령으로 거듭나지 않고서는 절대로 참된 선을 행하거나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선언한다(요3:1-8,롬8:8). 유일하게 참된 관점인 하나님의 관점에서 볼 때, 자연인은 생각과 말과 행실에 있어서 선을 행할 능력이 도무지 없으며, 따라서 자신의 구원에 아무런 공헌도 할 수 없다.
원죄와 자범죄로 인해 하나님 앞에서 지옥에 가야 마땅할 죄과와 부패를 가지고 있다.
성경이 인간의 전적 타락에 대해서 교훈하는 다섯 가지 핵심 요점.
1) 표준에서 이탈한 죄
전적 타락이란 죄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결과이며 또한 죄는 우리의 전적 타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할 수 없는 결과이다. 죄는 우리의 행위와 태도와 본성으로 하나님의 도덕법을 준수하는 일에 실패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우리가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행하거나 되지 말아야 할 존재가 되는 것(실행의 죄), 우리가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을 하지 않거나 또는 되어야만 하는 존재가 되지 않는 것(태만의 죄) 그 모두가 죄인 것이다.
죄는 불의이며, 모든 불의는 하나님을 대적하고 반대한다. 그러므로 본질적으로 죄는 하나님과 반대되는 모든 것이다. 마틴 루터, 죄는 ‘하나님을 하나님 되시게’ 하는 모든 일에 실패하는 것이다. 죄는 하나님을 의로우신 보좌에서 끌어내리고 그 보좌에 사람이나 사물을 앉히려는 사악한 시도이다.
성경은 죄에 대해서 매우 다양한 용어들을 사용한다. ⓵ 하나님께서 우리의 목표로 정하신 과녁에 이르지 못하는 것, 즉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지 않는 것. ⓶ 의의 부재. 불신앙적이며 불경건한 자가 되는 것. ⓷ 하나님의 계명을 위반하는 것, ⓸ 죄과와 관계하는 것, 즉 충성과 신실을 잃어버리고 올바른 길에서 이탈하는 것, 명령을 실행하지 못하는 것, ⓹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신뢰를 깨뜨리고 불순종하는 것과 거역하는 것. 의식적인 배반 행위, ⓺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님을 반대하는 마음으로 바꾸는 왜곡을 저지르는 것, ⓻ 특별히 하나님께 심판받을 정도로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고”(사53:6),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게 된” 것이다.
2) 근본적인 영적 타락
전적 타락은 근본적으로 내적이며 영적인 타락이다. 성경은 인간의 외면적이고 표면적이며 만질 수 있는 행위들뿐만 아니라 삶의 깊은 곳까지 관찰한다. 그리고는 우리의 사상과 야망과 결정과 동기들, 그리고 큰 포부와 열망들에도 죄와 타락이 존재한다고 선언한다.
우리는 아담 안에서 함께 범죄한 타락을 통하여 우리의 내적인 존재가 타락했으며, 그로 말미암아 죄인이 되었고 더러움에 빠지게 된 것이다. 우리가 자랑하는 최고의 의, 즉 가장 최고의 선한 행실과 의로운 행위도 거룩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다만 ‘더러운 옷’(사64:6) 즉 넝마에 지나지 않는다.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은 마음이라. 누가 능히 이를 알리요마는”(렘17:9).
칼빈은 사람이 자기 죄의 1퍼센트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3) 비극적인 전체적 타락
전적 타락은 죄가 비극적으로 포괄적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죄가 우리 인간의 모든 국면에 지독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우리 인격의 그 어느 부분도 죄의 영향을 받지 않는 곳은 하나도 없다. 지성과 양심과 감정과 야망과 의지와 우리 영혼의 요새들이 모두 다 본성적으로 죄의 노예가 되어 버렸다.
4) 노예적인 무능력
전적 타락은 무능력을 의미한다. 그것은 우리가 본성적으로 죄에 실제로 ‘중독된 것’을 뜻한다. 바울은 우리가 본성적으로 죄의 종이었다고 말한다. 죄가 바로 당신의 주인인 것이다. 죄가 당신을 통제한다. 죄는 언제나 당신이 자유로우며 스스로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전적 타락은 도덕적 무능력을 수반한다. 칼빈, “우리는 성령께서 우리 안에 새로운 의지를 심어 주시기 전까지는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사람들은 본성적으로 죄의 노예이다. 전적 타락은 우리 안에서 능동적으로 활동한다. 죄는 단순히 ‘의의 부재’가 아니라 ‘부패의 현존’이다. 하나님의 뜻을 위반하기 위하여 매우 독창적이고도 창의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궁리한다.
5) 죽음에 이르는 치명적인 타락
전적 타락은 죄의 마지막 결과를 확실하게 보여 준다. 바로 ‘죄의 삯은 사망’(롬6:23)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 안에서 살고 움직이며 존재한다. 죄의 씨앗을 뿌린다면, 당신은 심판이라는 열매를 거두게 될 것이고, 불신앙의 바람을 심는다면, 당신은 파멸의 광풍을 맞게 될 것이다.
육체적 사망은 절대로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몸과 영이 분리되는 날이 온다. 더 심각한 것은 우리의 영혼이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는 것, 즉 영적 사망이다. 영적 사망은 지옥이다. 지옥은 엄숙하고도 심각한 실재이다.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니 이것이 둘째 사망이라”(계21:8). 지옥은 우주 가운데 있는 죄악의 소굴이다. 섬뜩한 우주의 소각장이다.
칼빈주의는 죄와 전적 타락의 죄성에 대해 교훈한다. 죄와 타락은 영적 어리석음과 미친 짓의 절정이다. 이러한 우리 죄와 타락의 심각성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구원을 위한 복음적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그래서 칼빈주의는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하나님을 높인다. 칼빈주의는 ‘하나님을 하나님 되시게 하고 인간을 인간 되게’ 한다. 바로 이것이 진정한 성경적 기독교의 시금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