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앞에 강정마을회가 설치한 천막을 행정대집행에 의해 강제 철거하는 과정에서 강정주민이 도로 5m 아래 강정천으로 추락, 중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것에 대해 김성근 제주지방경찰청장이 사과를 하며 주민과 경찰 간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할 뜻을 밝혔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홍기룡 ‘군사기지 저지 범대위’ 공동위원장, 고권일 ‘해군기지 반대 강정마을 대책위원장’ 등 해군기지 반대 측 대표단 3인은 14일 오후 4시 제주지방경찰청을 방문, 김 청장과 1시간 10분여 동안 비공개 면담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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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은 14일 김성근 제주지방경찰청과과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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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홍기룡 위원장, 고권일 위원장, 강동균 회장. |
이 자리에서 대표단은 김 청장에게 주민과 경찰 간 신뢰 회복을 강조하며, 공권력 남용에 대한 사과, 도외에서 파견된 경찰 철수, 서귀포경찰서장 해임, 야간공사 시 경찰 투입 금지 등을 요청했다.
면담을 마친 후 강동균 회장은 이에 대해 “김 청장이 주민과 경찰 간 상호 신뢰 회복에 적극 공감하며 노력할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한 “신뢰회복을 위해선 ‘쏴버려’ 발언 논란, 주민 추락 사건, 경찰서 자해소동 등에서 경찰에도 책임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강 회장의 요구에 대해 김 청장은 “청장이 할 수 있는 권한에서 적절히 처리하고, 서귀포서장에게 주의조치를 주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강정 현장에서 부딪쳤을 때 제주 경찰과 육지 경찰의 온도차가 다르다며 육지 경찰 철수를 요구한 데 대해서 김 청장은 “지금의 제주 경찰 병력으로 만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차츰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야간공사 시 경찰 투입에 대해서 김 청장은 “지원을 요청할 경우 안갈 수 없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강 회장은 성과가 있는 면담이었다며, “앞으로 그 약속을 지키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오후 5시 30분경부터 제주도청에서 우근민 제주도지사와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들은 우 지사에게 지난 10일 이뤄진 행정대집행에 의한 천막 강제 철거가 적법하지 않다는 뜻과 서귀포시민의 식수로 사용하는 강정천을 지키기 위한 천막이 철거된 만큼, 민·관 합동 감시초소 마련 등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날 김성근 청장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강정주민 추락 사고에 대해 경찰이 당초 난간 바깥쪽으로 걸어가던 여성을 경찰관이 구조하려다 경찰도 같이 떨어진 것이라고 거짓 해명한 데 대해서는 일언반구가 없어, 이날 면담만으로 형편없이 추락한 경찰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추락현장을 찍은 동영상이 공개되자 그제서야 경찰은 "경찰관들이 위험시설에 앉아있는 사람들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는 혼잡한 상황이었는데, 마침 그 주민의 옆에 앉은 남자를 이동시키려다 팔 부위로 그 주민을 건드리게 되어, 순간 몸의 중심을 잃고 벼랑으로 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동영상이 없었다면 경찰과 강정주민들 간에 진실 공방이 거세게 일 만한 경찰의 사실 왜곡이었다.
김 청장과의 면담을 마친 후 고권일 위원장은 이에 대해 “청장에게 요구하고 문제를 제기할 사안이 많아서 그 얘기까지는 꺼내지 못했다”며, 이에 대해서도 경찰의 향후 태도를 보면서 기회가 닿는 대로 다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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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heon7142@hanmail.net)